【긴급 진단】 울산경제 마비 상태 “코로나19, 지나친 공포심 경계해야”
【긴급 진단】 울산경제 마비 상태 “코로나19, 지나친 공포심 경계해야”
  • 이상길
  • 승인 2020.02.12 20: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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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사망자 無… 울산 확진자 없이 청정구역 유지여행사·호텔업·학원, 잇단 예약 취소·수강생 급감일각 “지금 경제만 죽어가는 것 같다” 우려 목소리

#“강의실에서 학생 하나가 헛기침이라도 하면 난리가 납니다. 이건 공포를 넘어 이미 공황 상태예요. 일부 학부모들은 코로나19 사태 이후 아예 다니던 학원을 끊게 해서 현재 대다수 학원들의 수강생이 평균 20% 이상 줄었어요.” -울산 학원연합회 관계자

#“코로나19 사태 이후 2월과 3월은 예약이 100% 취소됐고요. 7월까지는 이미 90% 정도가 취소가 됐습니다. 가장 심각한 건 회사에서 해외여행을 갔다 왔다고 하면 2주 정도 회사를 못 나오게 해요. 그러니 어떻게 취소를 안 하고 배기겠어요?” -울산 여행사 협회 관계자 

#“코로나19 사태 이후 고객이 평균 30% 정도가 줄어든 거 같아요. 각종 세미나는 물론 지역 경제의 한 축인 현대차까지 휴업에 들어가면서 출장 고객들도 현저히 줄었습니다. 내부적으로는 자금 순환이 안 돼 2월 세탁비와 기타 용역비 등을 6월에 주는 걸로 이야기가 됐습니다.” -울산 A호텔 관계자

코로나19 사태로 울산 경제가 마비되고 있다. 일각에서는 국내에선 아직 사망자가 한 명도 나오지 않은 상황인데도 지나친 공포심이 오히려 지역 경제를 혼수상태로 몰고 가고 있다며 우려의 목소리가 조금씩 새어나오고 있다.

지난해 12월 초 처음 코로나19 사태가 촉발된 후 두 달 정도가 지났다. 12일 현재 국내에서 코로나19 확진을 받은 사람은 총 28명이다. 이런 가운데 국내 3번째 환자가 이날 퇴원함에 따라 확진 판정을 받았다가 격리해제 된 사람은 총 5명으로 늘어났다. 국내에서 사망자는 아직 없다.

울산에서는 아직 확진자는 안 나왔지만 그 동안 총 75명이 위험군으로 분류돼 시 차원에서 관리가 이뤄졌다. 세부적으로 7명이 접촉자 관리를 받았다가 최근 모두 격리 해제됐고, 능동감시자로는 총 18명이 관리를 받았는데 이 가운데 13명이 감시 해제됐고, 현재 4명이 감시 중이다.

또 1명은 전출했다. 아울러 의사환자(擬似患者=병원체가 인체에 침입한 것으로 의심되나 감염병 환자로 확인되기 전 단계에 있는 사람) 관리가 50명인데 43명이 음성으로 판정이 났고, 자가 격리 검사 중인 사람이 7명이다.

이처럼 울산시와 보건당국의 철저한 관리감독으로 울산은 코로나19에서 사실상 청정 구역을 유지하고 있다.

하지만 지역 경제는 그 동안 마비를 넘어 점점 혼수상태로 빠져들고 있다. ‘경제는 심리’라는 속설을 입증이라도 하듯 시민들의 지나친 공포심이 순환이 핵심인 경제를 혼수상태로 몰고 가고 있는 것.

이 때문에 코로나19 사태가 촉발되고 두 달여가 지난 현재 지역 일각에서도 지나친 공포심은 경계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서서히 터져 나오고 있다.

지역 여행업계 한 관계자는 “최근 한 전국구 라디오 방송에 코로나19 확진자를 치료한 의사가 출연했다. 그가 말하길 코로나19는 독감과 증세가 비슷하다”며 “확진을 받았다가 퇴원한 환자들 가운데는 병원에서 별도의 약 처방 없이 자연 치유된 사람도 있다는 이야기를 들었다”고 말했다.  

또 “사실상 우리나라에서는 코로나19로 사망한 사람이 아직 한 명도 없는데도 지금 경제만 죽어가는 것 같다”며 도를 넘어선 공포심에 대해 우려를 표시했다.

동구에 사는 시민 이모(47)씨도 “평소 시내버스를 타고 출퇴근을 하는데 코로나19 사태가 터진 후에도 한 번도 마스크 착용 없이 시내버스를 변함없이 이용해왔다”며 “그런데도 아무 일 없었다. 반면 주변 자영업자들이 힘들어하는 모습을 많이 보고 있다. 지나친 공포심은 경계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런 가운데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도 이날 정부서울청사에서 제4차 코로나19 대응 경제관계장관회의에서 “코로나19 사태로 전반적인 경제활동이 위축되는 양상”이라며 “정부가 코로나19 바이러스 방역에 총력을 기울이는 만큼 국민들께서 지나친 공포나 불안감에서 벗어나 정상 경제활동과 소비활동을 해 달라”고 당부했다.

한편 울산시는 이날 코로나19 확산 여파로 어려움에 부닥친 외식업을 살리기 위해 구내 급식소 휴무일 확대 등을 시행키로 했다. 관련해 우선 시청과 구·군청 구내급식소 휴무일을 상반기 내 월 1회 추가 시행하고 연말까지 월 4회로 전면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국가·공공기관에는 연말까지 월 2회 이상 구내급식소 휴무일 지정을 요청했다. 아울러 기업체, 기관·단체 등에 외식 한 번 더하기 운동을 전개해 외식업계 활성화 분위기를 조성한다는 계획이다.
이상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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