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지원 ‘작은미술관’과 태화강 동굴피아
정부지원 ‘작은미술관’과 태화강 동굴피아
  • 울산제일일보
  • 승인 2020.02.11 22: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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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동네 노는 공간을 작은미술관으로!” 동네 주민 몇몇이 심심풀이로 건네는 말이 아니다. 문화체육관광부가 한국문화예술위원회, 국민체육진흥공단과 손잡고 추진하는 ‘2020년 작은미술관 조성 및 운영 지원 사업’의 슬로건 같은 표현이다.

‘작은미술관’ 사업은 전시공간이 없는 지역의 주민들도 일상 속에서 미술작품을 감상할 수 있도록 2015년부터 시작한 ‘미술 문턱 낮추기’ 사업으로, 문체부는 지난해까지 5년간 작은미술관 17곳의 문을 여는 데 힘을 보탰다. 울산에는 북구 염포동의 ‘소금나루 작은미술관’과 북구예술창작소 내 전시공간이 해당된다. 문체부는 올해 작은미술관 11곳을 새로 발굴·지원한다는 계획에 따라 오는 28일까지 공모 신청을 받고 있다.

전시기획비와 인건비 등을 지원받을 수 있는 ‘작은미술관’ 사업 공모에 참여하려면 조건이 맞아야 한다. 공모 분야는 △신규 조성 △지속 운영 △전시 활성화 3가지 중 하나다. 그러나 자격은 지역문화재단, 문화예술분야 비영리법인, 사회적기업, 협동조합 등에만 주어진다.

요즘 지역사회 일각에서는 ‘작은미술관’에 대한 여망이 슬며시 고개를 들고 있다. 2017년 7월말 남산자락에서 문을 연 ‘태화강 동굴피아’도 그런 대상의 하나다. 그러나 동굴피아의 운영주체가 남구도시관리공단이다 보니 공모 자격에 문제가 생긴다. 혹자는 다른 방법론을 놓고 한번 고민해 보자고 제안한다. 공단이 ‘작은미술관’ 개념의 전시공간을 자체사업으로 꾸밀 수도 있다는 전제에서 나온 제안이다.

그럴만한 이유가 있다. 첫째, 남구 주민과 울산시민의 문화적 갈증을 속 시원히 풀어줄 수 있기 때문이다. 둘째, 한계에 부딪힌 동굴피아의 활용도를 한층 더 높이고 셋째, 태화강 국가정원이 남산까지 확장되는 경우에도 대비할 수 있기 때문이다. 본보 취재진이 11일 오후 동굴피아를 둘러본 결과, ‘신종코로나’ 사태 탓도 있었겠지만, 관람객은 가물에 콩 나듯 했다. 동굴피아 관계자는 신종코로나 사태 이전 주말에는 그래도 관람객이 어느 정도는 있었다고 했다. 하지만 공단이 집계한 관람객 현황을 보면 수술이 급하다는 사실을 금세 알 수 있다.

2017년 7월29일부터 그해 12월말까지 약 5개월간 동굴피아를 찾은 관람객은 17만6천665명(무료 포함)이었으나 지난해 1월부터 9월까지 9개월간은 7만2천299명에 그쳤다. 2017년에 하루 평균 1천132명이던 관람객이 2019년에는 264명으로 현격히 줄어든 것이다. 그러나 이 문제는 아직 아무도 입에 올리는 이가 없다. 시민을 위해서든 공단을 위해서든 누군가는 ‘고양이 목에 방울 달기’를 시도해야만 한다.

취재진은 동굴피아의 4개 동굴 중 ‘제3동굴’을 작은미술관이 들어설 적지로 손꼽았다. 처음부터 원형의 ‘지하광장’이 꾸며져 있고, ‘빈센트 반 고흐’의 모조작품 여러 점이 상설 전시되고 있는데다 ‘디지털 스케치 체험공간’으로도 활용되고 있기 때문이다. 적은 비용으로도 작은미슬관으로 탈바꿈시킬 수 있는 제3동굴 재활용 방안 등을 둘러싸고 고민할 시기가 바로 지금이라는 생각을 지울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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