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전거 도로 유감(有感)
자전거 도로 유감(有感)
  • 울산제일일보
  • 승인 2009.03.12 21: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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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는 하이브리드 자전거 등 고부가가치 자전거 산업을 중점 육성키로 했다. 한승수 국무총리와 김형국 서울대 환경대학원 교수를 공동위원장으로 하는 녹색성장위원회를 구성해 지난달 16일 제1차 회의를 열고 이 같은 내용을 골자로 한‘저탄소 녹색성장’의 기본 틀과 구체적 실천과제를 확정했다.

위원회는 전국을 ‘하나의 자전거 생활권’으로 조성한다는 방침아래 전국 자전거도로 네트워크 구축, 자전거전용차로제 도입 등‘자전거 이용 활성화 방안을 추진하기로 했다.

정부의 이런 정책에 발 맞춰 울산시도‘자전거이용 활성화 시행계획’을 수립하고 많은 예산을 투입하기로 하였다.

울산시의 계획을 보면 오는 2021년까지 총사업비 1345억원을 들여 울산해안 일주도로, 울산~낙동강 연계도로, 울산~부산~양산 연계도로 등을 건설 하고 이와 함께 태화강과 동천강변에 연장 108㎞의 자전거도로를 구축해 하이킹 코스와 통근과 통학 등 생활교통수단으로 활용할 예정이다. 북구의 경우 자전거 도로는“두 바퀴의 혁명”이라고 일컬어지던 2002년부터 친환경적인 도시 공간 조성사업의 일환으로 시작되었다.

북구는 이런 자전거이용의 활성화를 통해 구민의 체력증진 및 에너지 절약, 환경오염방지에 기여하고, 구민의 삶의 질 향상 및 교통량 분담을 추구한다는 야심찬 계획아래 매년 자전거 전용 또는 겸용 도로공사에 막대한 예산을 투입해 오고 있다. 이사업은 2002년부터 2007년 까지 북구 중산동에서 시례동에 이르는 총연장 13km 구간의 공사로, 34억8천6백만원(국비25억9천5백만원, 시비1억7천5백만원, 구비7억1천6백만원)을 투입했고 지난해에만도 화봉지구 자전거 겸용도로 공사에 5억원을 투입하는 등 많은 노력을 기울여 오고 있다. 2009년 당초예산에도 3억원의 분권교부세를 확보하여 화봉지구 내부 도로에 대한 자전거 겸용도로공사를 계획하고 현재 실시설계 중에 있다. 그런데 이런 막대한 예산을 투입한 자전거 도로에 문제가 한 둘이 아니다.

기왕에 자전거 도로에 많은 예산을 투입하여 실질적인 자전거 이용활성화를 도모하려면 자전거가 다닐 수 있게 제대로 만들어야 하지 않겠는가?

금년 초 일부 구간이 완공된 화봉동 내부도로에 건설한 자전거 겸용도로는 5억원의 예산을 투입하여 말끔히 단장하였지만 막상 자전거를 타려고 하면 폭이 좁아서 자전거가 지나갈 수 없는 구간이 허다하다. 길 가운데 전봇대가 가로막고 있는 곳, 가로수, 버스승강장, 가로등, 각종 간판지주 등이 곳곳에 산재해 있어 도저히 자전거 도로라고 인정 할 수가 없다. 상황이 이러하니 주민들이 이 자전거 길을 두고 전시행정의 전형이라고 비판하는 것이다.

정부의 시책에 따라 자전거 도로를 만들고 지역민의 복지에 기여하고자 한다면 최소한 사업의 본 취지에는 맞게 자전거 도로를 건설해야 되지 않겠는 가. 문제는 자전거 도로 건설 예산 심의 때부터 불거져 있었다.

의회에서 예산심의 시 인도 폭이 좁은 내부도로에는 자전거 도로 건설이 적합하지 않다는 의견을 피력하였지만 집행부는 밀어붙이기식으로 공사를 강행했다. 그 결과 자전거도로기능보다 인도로서의 기능만 가진 이상한 자전거 겸용도로가 생겨 난 것이다. 이런 것을 두고 예산만 낭비하는 전시행정이라 하는 것이다.

총연장 몇 킬로미터 ‘자전거도로 건설 달성’이라는 실적보다 한 구간이라도 제대로 된 자전거 도로가 갖추어질 때 주민들의 자전거 타기 활성화는 성공작이 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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