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 차례상 차리는 법]울산, 군소 산적·고래고기 올리기도
[설 차례상 차리는 법]울산, 군소 산적·고래고기 올리기도
  • 김보은
  • 승인 2020.01.22 21:36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반서갱동·어동육서·좌포우혜·홍동백서
지역마다 상차림 다르지만 다섯 줄 원칙
경남권 바다 인접해 해산물 많이 올라가

해마다 돌아오는 설 명절이지만 차례상을 차리기는 매번 어렵다. 지역마다, 가정마다 그 방식이 다르고 정성을 다해 만들지만 제 맛내기도 까다롭기 때문. 이번 명절에는 헷갈리지 않고 제대로 설 차례상을 차려보자.

설 차례는 보통 당일 아침에 지낸다. 기름에 튀기거나 부친 음식을 뜻하는 ‘전’과 고기, 생선, 두부 등 기름에 지지거나 석쇠에 구워 꿴 ‘적’ 등 품이 들어가는 음식은 차례 하루 전에 미리 준비한다.

차례 음식에는 파, 마늘, 고춧가루 등 짙은 양념을 쓰지 않는 게 원칙이다. 또 털이 많은 복숭아는 귀신을 쫓는 과일로 알려져 제사에 쓰이지 않으며 갈치, 꽁치 등 ‘치’가 들어가는 생선도 하급 생선으로 여겨 이용하지 않는다.

차례의 상차림은 지역마다 다르지만 기본 다섯 줄로 이뤄진다.

신위가 있는 쪽부터 첫째 줄 밥은 서쪽, 국을 동쪽인 ‘반서갱동((飯西羹東)’의 원칙에 따라 놓는다. 설에는 일반 제상의 메(밥) 대신 떡국을 올리는 게 특징이다.

둘째 줄에는 어동육서(魚東肉西)의 원칙에 따라 적과 전을 놓는다. 머리와 꼬리가 분명한 제수는 동쪽(오른쪽)으로 머리가 가고 꼬리는 왼쪽으로 가게 놓는다. 두동미서(頭東尾西)의 원칙이다.

셋째 줄에는 탕 종류를 놓는다.

넷째 줄에는 좌포우혜(左脯右醯)라 해 상 왼편에 포(북어, 대구)를, 오른편에 침채(나박김치)를 둔다. 어포를 쓸 때는 생선 배가 아래로 향하게 담는다.

가운데는 숙채(삶거나 쪄서 익힌 나물)를 둔다. 간장도 가운데 놓는다. 식혜는 건더기만 담아야 한다.

다섯째 줄에는 과일이 놓인다. 과일은 반드시 ‘홀수’로 올린다. 홍동백서(紅東白西)의 원칙에 따라 붉은 과일은 동쪽, 흰 과일은 서쪽에 넣는다. 조율시이(棗栗枾梨) 원칙에 맞춰 상 왼쪽부터 대추, 밤, 곶감, 배의 순서로 놓기도 한다. 차례는 제사와 달리 술을 한번만 올린다.

이 같은 상차림에는 지역마다 각기 다른 특징이 묻어나기도 한다.

경상도 지역은 동해와 남해가 걸쳐 있어 차례상에 해산물이 비교적 많다.

특히 ‘돔배기(상어고기)’와 ‘문어’를 상에 놓는 게 이색적이다. 살이 잘 부서지지 않는 돔배기는 구이, 산적, 조림으로, 문어는 통으로 삶아 상에 둔다. 울산의 경우에는 해물을 이용한 산적을 올린다. 생선은 조기, 전갱이, 민어, 상어, 가자미, 문어 등을 쓰며 고래고기를 놓는 곳도 있다.

가자미는 노란 치자물을 입혀 적을 구워 이용했고 특히 군수(군소) 산적을 올리지 않으면 헛제사 지냈다고 할 정도였다.

나물은 콩나물, 숙주나물, 무나물, 배추나물을 쓰며 산채는 고사리, 도라지, 해채는 미역, 톳나물, 마자반으로 만든다. 이외에도 포는 북어, 문어, 전복, 대구, 오징어 말린 것 등을, 떡은 인절미, 절편, 경단 등을 놓는다. 김보은 기자


인기기사
정치
사회
경제
스포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