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수사, 울산시민·공무원 정서도 감안해야
검찰수사, 울산시민·공무원 정서도 감안해야
  • 울산제일일보
  • 승인 2020.01.05 20: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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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이 토요일인 4일에도 울산시청을 덮쳤다. 이른바 ‘하명수사·선거개입 의혹’과 관련, 송철호 울산시장의 선거공약 수립·이행 과정을 확인하기 위한 압수수색이 그 명분이었다. 비록 정규업무일은 아니었고 불가피한 조치였다고는 해도, 압수수색을 9시간 반이나 벌임으로써 울산시 공직사회나 울산시민들에게 끼친 정서적 불안감이 어느 정도인지는, 긴 설명이 필요치 않을 것이다.

정의를 세우기 위해 법을 집행하는 기관이 주어진 업무를 ‘법대로’ 수행하는 것을 두고 나무랄 사람은 아무도 없다. 그러나 그 정도가 적정수위를 넘어설 때 야기될 수도 있는 부작용은 최소한으로 줄이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본다. 검찰의 압수수색이 끝을 모른 채 장기화될 경우 예기치 못한 피해가 눈덩이처럼 불어날 수도 있기 때문이다. 그 피해란 철석같이 믿어왔던 공직사회에 대한 불신감과 그 크기를 가늠하기조차 힘든 울산 발전에 대한 상실감이 아닐까 한다.

그렇다고 울산시를 무턱대고 두둔하려는 생각은 조금도 없다. 곪아 있는 환부는 신속히 도려내는 것이 마땅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너무 오래 끄는 수사는 법집행 기관으로서도 유익할 것이 조금도 없다고 생각한다. 울산에서의 압수수색이 벌써 몇 번째인가 헤아려 보기를 바란다. 추미애 신임 법무부장관이 취임 당일에 꺼낸 말도 있지 않은가? “수술 칼을 여러 번 찌르는 건 명의가 아니다”라는 장관의 말을 검찰은 새겨들었으면 한다.

그리고, 전례 없는 기대일지 모르나, 울산시민과 울산공직사회에 심리적 안정을 가져다주는 말 한마디라도 건넬 수 있었으면 하는 마음 간절하다. 솔직히, 최근 울산시청 전체 분위기는 ‘일이 손에 안 잡힐 정도’로 극도로 가라앉아 있는 게 사실이다. 이는 곧바로 울산시민들의 불이익으로 직결될 수도 있고, 울산 발전의 앞길을 가로막는 치명적 걸림돌이 될 수도 있다. 상황이 극단적 어두움을 향해 치닫는다면 나중에 그 책임은 누가 질 것인가? 이런 때일수록 절실한 것이 검찰의 ‘정무적 판단’이라고 생각한다.

차제에 울산시 공무원들에게도 당부할 말이 있다. 공직사회 안팎의 분위기가 어수선하다고 해서 시민들을 하늘같이 섬기는 본연의 임무를 한시도 게을리 하지 말아달라는 점이다. 많은 일들이 바깥 날씨처럼 꽁꽁 얼어붙는 이 시점, 송철호 시장 이하 고위공직자들은 시민들에게 정중한 사과의 말 한마디라도 건네고 용기를 북돋워주었으면 한다. 아울러 이번 사태로 해이해지기 쉬운 공직기강을 바로 세우는 일에도 빈틈을 보이지 말았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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