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 거버넌스와 민주시민 교육
교육 거버넌스와 민주시민 교육
  • 울산제일일보
  • 승인 2020.01.02 20: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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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청은 일종의 관료조직이어서 스스로 개혁 동력을 만들어내는 데 한계가 있다. 거버넌스는 이해 당사자가 수평적 동반자로 참여해서 서로 협력하는 네트워크를 의미한다. 그러므로 울산교육 거버넌스(협치, governance)에 적극 동참할 것이다. 또한 학교가 민주시민교육의 출발지가 되도록 학교를 바꾸어 나갈 것이다. 학교자치는 교사자치로부터 시작해야 한다.

울산교사들은 ‘교사들을 위한 수평적 네트워크를 가진 교사조직’을 갈망했다. 기존의 일방적으로 주어지는 교육정책이나 형식적 관료조직에 함께 매몰되는 것이 아닌, 교사들이 수평적 지위를 가지고 교육활동 전반에 참여하는 풍토를 만들어줄 교사들을 위한 노조가 필요했다.

2016년 서울교사노조가 창립되고, 2017년 광주교사노조, 중등교사노조가 창립되면서 교사노조연맹이 결성되었다. 울산교사노동조합(약칭 울산교사노조)은 서울, 광주, 경기, 경남 교사노조가 결성되고 본격적으로 활동할 무렵인 2019년 8월 창립했다. 날씨도 서울에 비가 올 때 광주에는 눈이 오고 울산은 구름만 잔뜩 낄 수도 있으므로 지역별로 드레스 코드가 다를 수밖에 없고, 그 특성을 살리고자 울산의 드레스 코드가 반영될 수밖에 없는 교사노조가 창립된 것이다.

울산교사노조는 울산 지역의 독립적 분권조직인 동시에 다른 지역의 교사노조와도 연결되어 있다. 울산교육청과 직접 교섭할 수 있는 노동조합법상의 권한을 가진 교사노조이기도 하다. 이는 기존 중앙집권적 노조의 지부가 아니기 때문에 가능한 것이다. 따라서 교섭권을 가지고 울산교육의 현황과 문제 해결에 더욱 집중할 수 있게 되었다.

교육 거버넌스(협치, governance)에 적극적으로 동참할 것이다. 거듭 말하건대, 거버넌스는 이해 당사자가 수평적 동반자로 참여해 서로 협력하는 네트워크를 의미한다. 그리고 교육부나 교육청은 일종의 관료조직이기 때문에 스스로 개혁 동력을 만들어내는 데는 한계가 있다. 지시사항으로 떨어지거나, 공약으로 밀어붙이거나, 법안이 통과되어야 한다. 아니면 언론으로부터 집중포화를 받거나 어떤 사안이 발생하여 여론의 힘이 커질 때라야 개혁안을 추진한다.

거버넌스의 필요성을 그 때문에 절감하게 되었다. 교육청도 공공기관, 노동조합, 시민사회와의 협력으로 교육 거버넌스를 실행해 나가야 한다. 거버먼트(goverment, 정부의 통치기구)에서 거버너스(governance, 민·관·산·학 행정 협치)의 시대가 오고 있다.

학교가 민주시민교육의 출발지가 되도록 학교를 바꾸어 나갈 것이다. 학교자치는 교사자치로부터 시작해야 한다. 교사들이 회의를 좋아하지 않는 것은 교사모임을 통해 결정된 것도 별로 의미가 없게 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이것도 학교조직의 관료주의 풍토 때문이라는 것은 주지의 사실이다.

2020년을 시작으로, 울산교육청이 학교현장 지원 중심의 조직 개편을 단행했다. 지속적으로 학교의 민주적 문화를 요구하고 있는데도 변하지 않는 교육행정가가 있다면 단협과 정책협의회를 통해 철저하게 설자리를 찾을 수 없도록 교직문화를 바꾸어 나갈 것이다.

지금 시대는 구성원의 다양한 참여와 합의를 이끌어내는 집단지성의 시대로서, 교육현장에서 다양한 교사들의 의견을 듣고 수용하는 문화가 절실한 때이다. 이렇게 교직문화를 바꾸어 나가는 것이 교사자치의 시작이 될 것이다.

황진택 현대중 교사, 울산교사노동조합 위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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