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 경자년(庚子年) 첫날인 1일 오전 한반도 내륙에서 해가 가장 먼저 뜨는 울산에는 새해 첫해를 보기 위한 구름 인파가 몰렸다. 영하권에 머무른 추위에도 간절곶 17만명, 대왕암공원 3만5천명, 함월루 5천여명 등 많은 내·외지인들이 찾아 새해 각오를 다졌다.
이날 울주군 간절곶. 아침 최저기온 영하 4도의 강추위와 차가운 바닷바람 속에서도 핫팩, 발열내의 등 방한용품으로 무장한 해맞이 객들은 해가 뜨기만을 하염없이 기다렸다.
예상 일출 시간 오전 7시 31분이 다가오자 새해맞이 카운트다운이 시작됐고, 모두가 한 목소리로 숫자를 세자 새빨간 경자년의 첫 해가 수평선 위로 떠올랐다. 구름 없이 맑은 날씨 덕에 35분께 노랗고 붉은 빛을 띤 해의 동그란 형태를 온전히 확인할 수 있었다. 하지만 일출 직전 해상에 있던 한 크루즈선이 해가 뜨는 지점에 멈춰서 경관을 가리면서 일부 시민들의 원성을 자아내기도 했다.
장엄한 일출의 광경에 해맞이 객들은 두 손을 모은 채 소원을 빌거나 첫해를 카메라에 담기 바빴다.
경기도 의왕시에서 온 설성숙(71) 씨는 “해가 이렇게 동그랗고 색이 아름다운 줄 몰랐다”며 “올 한해 친구·형제들 모두 건강하고 운영하는 한식당도 잘 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첫해를 보며 7년 동안 사귄 남자친구에게 청혼 한 장은서(28·부산) 씨는 “특별한 날인만큼 해가 가장 먼저 뜨는 울산을 찾았다”며 “대학 때 부터 시작한 7년이란 연애를 끝내고 올핸 꼭 결혼하고 싶다”고 소망을 밝혔다.
이날 간절곶에서는 소망 종이비행기 날리기와 떡국나눔행사, 이름이 ‘경자’인 시민 선착순 100명에게 선물도 주어졌다.
이경자(44·울산) 씨는 “여기저기서 경자를 찾는 이벤트가 정말 많다”며 “올해는 두 아들 키운다고 고생한 나를 위한 특별한 한해가 될 것 같아 기대된다”고 말했다.
동구 대왕암공원과 북구 당사해양낚시공원에도 해맞이 객들의 발길이 이어졌다.
대왕암공원 해맞이광장과 울산교육연수원에서 열린 ‘2020 대왕암 해맞이행사’에는 정천석 동구청장과 노옥희 울산시 교육감, 김종훈 국회의원, 정용욱 동구의회 의장과 시·구의원을 비롯해 지역 주민과 관광객 등 3만5천여명이 참여했다.
해돋이를 앞두고 웅장한 북소리와 함께 대북공연이 열려 새해 분위기를 북돋았고, 새해 무사안녕을 비는 일출 기원제가 봉행됐다.
이날 대왕암공원에서는 수평선에 구름이 짙게 깔려, 현장에서는 7시 40분께 해를 볼 수 있었다.
당사해양낚시공원서 열린 해맞이 행사에는 이동권 북구청장과 이상헌 국회의원, 이주언 북구의회 의장, 시·구의원과 시민 2천여명이 참가한 가운데 기원풍선날리기, 소망지쓰기, 떡국나눔 등 힘찬 새해 출발을 다짐하는 다양한 행사가 진행됐다.
울산 시가지가 내려다보이는 중구 성안동 함월루에서도 5천여명의 시민이 참석한 가운데 해맞이 행사가 열렸다. 송철호 울산시장과 박태완 중구청장이 참석해 주민들과 함께 소원을 빌고 새해를 맞이했다. 소원지 쓰기와 희망엽서 우체통, LED막대를 이용한 주민소원 불빛하모니 등 주민참여 체험행사가 이어졌고 쥐 모양의 저금통 배부, 떡국 나눔으로 축제를 마무리했다. 김원경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