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준위 핵쓰레기 임시저장소 반대한다”
“고준위 핵쓰레기 임시저장소 반대한다”
  • 울산제일일보
  • 승인 2019.12.05 23: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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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웨덴의 16살 환경운동가 그레타 툰베리는 ‘세계 지도자들이 온실가스 감축 등 각종 환경 공약을 내세우면서도 실질적 행동은 하지 않고 있다’고 비판하면서 각국 정부가 기후환경 위기와 관련해 대책을 세워달라고 호소하고 있다. 후손들이 안전하고 지속가능한 사회에 살 수 있게 해 달라는 것이다

그는 15세였던 지난해 8월 총선이 열리는 9월까지 학교를 결석하고 스웨덴 수도 스톡홀름의 국회의사당 앞에서 기후변화 대책 마련을 촉구하는 1인 시위를 벌였다. ‘기후를 위한 학교 파업(School Strike for Climate)’이라는 피켓을 들고 시위를 벌인 그는 총선 후에도 금요일마다 학교를 빠지고 시위를 이어갔다. 그레타 툰베리의 시위는 세계적 기후운동인 ‘미래를 위한 금요일(Fridays for Future)’로 이어졌고, 그의 호소에 감화한 전 세계 수백만 명의 학생들이 기후재앙에 반대하며 매주 금요일 등교를 거부하고 동조시위를 벌였다.

우리는 그레타 툰베리와 같이 스스로의 안전과 미래 세대의 행복을 걱정해야 하지만, 실제로는 너무나도 자신들의 세대만을 위한 이기적인 세대인 것 같다. 왜냐하면 우리는 마치 화장실 없는 아파트를 짓는 것처럼 나쁜 환경인 고준위 핵쓰레기 임시저장소를 우리 아이들에게 만들어주고 해결할 수 없는 짐을 남겨두려 하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달 21일 이동권 북구청장과 북구의원들은 기자회견을 통해 ‘사용후핵연료 관리정책 재검토위원회’와 원자력안전위원회, 그리고 경주시에 다음과 같은 요구를 했다. 울산 북구 주민도 사용후핵연료 관리 정책의 이해 당사자이기 때문에, 재검토위원회가 정책 결정에 있어 제대로 된 공론화를 이끌어내기 위해 북구의 의견을 적극 반영해야 하며, 임시저장시설 논의를 위한 경주지역 실행기구 출범을 철회하라는 내용이었다.

북구청장과 북구의회가 기자회견을 한 당일 결국 경주에서 지역실행기구 출범식이 열렸다. 이를 저지하러 간 울산의 시민단체와 북구 주민은 지역실행기구 출범 중단을 요구하던 도중 출범을 지지하던 일부 경주시민들의 증오와 혐오에 가득 찬 모습을 목격했고, 추후 이를 영상으로 확인하면서 말문이 막혔다.

월성원전 인근 주민들로 보이는 영상 속 경주시민들은 울산 주민이 “돈보다 생명이 중요하다”고 주장하면 “우리는 돈의 노예다”라고 맞받아쳤고, “여기에 핵쓰레기장을 만들려는 거냐”고 하면 “그래, 우리는 쓰레기더미 안고 살 거다”라고 답하는가 하면, “같이 살아야 하는 거 아니냐”라는 주장에는 “너희가 언제부터 우리한테 관심을 가졌느냐”고 반문했다. 또한 북구 주민도 당연히 안전하게 살 권리가 있는데, 이들 경주 주민들은 북구 주민에게 당사자가 아니니 가라고만 하며 밀어내고 있었다.

어이없는 내용의 이 영상을 보면서, 이들로부터 과연 제대로 된 공론화를 이끌어낼 수 있을까하는 생각과 함께 우리 북구의 안전을 경주 양남, 양북, 감포 주민들의 손에만 맡겨 둘 수가 없다는 마음이 더욱 깊어졌다. 특히 경주 일부 주민들의 이런 비이성적 사고와 행동에 대해 우리 북구가 아무런 대책을 만들지 못한다면 북구 주민들의 자존감은 땅에 떨어질 것이고 국민들에게 조롱거리가 되고 말 것이라는 생각도 들었다.

북구 주민들의 자존심과 자존감 회복을 위해, 그리고 우리의 안전을 위해 비이성적인 혐오와 증오로 건설하려는 고준위 핵쓰레기임시저장소는 반드시 막아야 한다. 북구청과 북구의회, 북구의 각 정당 정치인 그리고 각 자생단체의 장과 회원, 각 노동조합, 그리고 북구 주민 여러분에게 다시 한 번 간절히 호소한다. 기후 위기와 핵발전소 관련 정책들은 우리가 안전을 위해 노력하는 만큼 안전할 수 있다고….

독일은 핵발전소와 핵쓰레기 문제를 고민하면서 이 정책을 미래의 후손에게 결코 남기지 말아야 할 ‘양심의 문제’라고 판단했다. 우리의 양심을 걸고, 후손들에게 안전한 삶을 물려줄 수 있도록 핵과 관련한 시설에 있어서는 있는 사실을 있는 그대로 인정하고 이성적 판단을 내려야 할 것이다.

임수필 울산 북구의회 의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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