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의 밝은 미래를 위한 제언(提言)
울산의 밝은 미래를 위한 제언(提言)
  • 울산제일일보
  • 승인 2019.12.01 20: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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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에 내려와 화학산업의 현황을 분석하고 미래 경쟁력 강화 방안을 수립하는 데 많이 고민해 왔다. 글로벌 환경 변화의 큰 흐름에서는 평균 이하의 산업경쟁력으론 서서히 쇠퇴할 수밖에 없다. 현재 우리 현주소를 보면 전자소재, 배터리, 윤활기유 등 극히 일부 분야에서만 세계를 선도하고 있을 뿐이다. 기초유화제품은 규모와 원가 측면에서 매우 열악하다. 고부가가치 스페셜티 경쟁력은 취약하고 R&D(연구개발) 강도도 낮은 게 우리의 민낯이다.

로마 역사가 하루아침에 이루어지지 않았듯이, 울산 석유화학산업 역시 1960년대에 처음 뿌리를 내린 후 지금은 국내 전체의 3분의 1 이상을 차지하는 규모까지 성장했다. 또한 울산의 자동차산업과 조선산업은 1970년대에 시작하여 세계적인 규모로 도약했다. 이는 국가주도 하에 이뤄진 탁월한 기업가정신의 결실임에 틀림없다. 그 누구도 부인할 수 없다. 그 당시 환경으론 이런 전략이 통했다. 지금도 국가주도 전략이 먹힐까. 절대 아니다. 이젠 기업이 마음 놓고 일할 수 있는 터전과 환경을 만들어줘야 한다.

성숙기에 도달한 울산 화학산업은 무엇을 발판 삼아 재도약할 것인가. 한국의 자동차, 조선, IT 산업은 세계 최고수준이다. 그러므로 주력산업 간의 융합이나 주력산업과 ICT융합은 거스를 수 없는 대세다. 누누이 강조했지만 핵심은 창의적인 인재 양성과 혁신 R&D로 경쟁력을 강화하는 거다. 그러려면 △첫째, 울산을 최고의 인재가 살고 싶은 곳으로 만들어야 한다. 국민소득 1위인 산업수도 울산의 정주여건은? 누구나 이 부분에서 고개를 갸웃거린다. 반드시 교육을 비롯해 문화, 의료, 여가, 복지, 쇼핑 시설을 확충하여 세계적으로 살기 좋은 도시로 만들자. 쉽진 않겠지만, 젊은 인재의 역외유출을 방지하고 우수인재를 영입하기 위해선 여기에 최우선 가치를 둬야 한다.

△둘째, 울산 지역의 대학 경쟁력을 한층 강화하여 혁신기업 창업의 중심 역할을 하도록 해야 한다. UNIST(울산과학기술원)와 울산대학교를 연구 중심, 혁신 중심의 거점대학으로 중점 육성해야 한다. 또한 국내 최고수준의 울산과학대를 4차 산업혁명 맞춤형 직업교육 대학으로 적극 투자해야 한다. 미국은 스탠포드, 칼텍, UC버클리, UCLA 등 지역 대학을 중심으로 실리콘 밸리라는 세계 최고의 혁신 클러스터를 조성했다. 또한 보스턴에는 MIT, 하버드대를 중심으로 바이오 혁신 클러스터를 만들었다. 울산도 속히 테크노산업단지와 같은 산업 클러스터를 집중 육성해야 하는 이유다. 이번 수소 규제자유특구 지정은 매우 시의적절하다.

△셋째, 세계 어디에서도 울산처럼 자동차산업과 석유화학산업이 한곳에 집적된 사례를 찾아보기 힘들다. 이런 강점을 최대한 활용해야 하지 않겠는가. 자동차 경량소재, 점·접착제, 친환경 코팅제, 3D 프린팅 및 정보전자 소재 분야에서 테스트베드와 창업지원센터 그리고 첨단 클러스터를 조성하여 화학 분야의 ‘작지만 강한’ 강소기업을 다수 육성해야 한다. 에너지, 환경, IT 분야의 강소기업들이 화학 분야의 기업들과 협업할 수 있는 기회를 만들어줘야 한다. 또한 대기업은 검증된 중소기업의 기술과 제품을 적극 구매하는 마인드 전환이 필요하다.

우리나라 화학산업은 지난 50년간 괄목할만한 양적 성장에는 성공했으나 규모의 경제를 이룩하지 못했으며 기술경쟁력 측면에서도 열위임에 틀림없다. 세계적인 화학회사들은 자국이 지니고 있는 환경을 최대한 활용하는 성장전략을 추구해 왔다. 이에 만족하지 않고 고유의 특화기술 개발에도 매진하면서 혁신에 혁신을 거듭하고 있다.

결론적으로, 울산의 석유화학 대기업은 집중투자와 통폐합 및 구조조정을 통해 규모의 경제를 실현해야 한다. 시(市)는 장기적인 안목으로 창의적 인재 양성과 혁신 R&D를 한층 강화해야 한다. 정주여건 개선은 필수다. 아울러 울산이 가진 산업적 여건과 강점을 최대한 활용하여 고부가 스페셜티 산업으로 고도화하자. 또한 미래 먹거리인 바이오화학 산업을 긴 안목으로 육성해 나가자. 이젠 매출보다는 가치 중심의 전문 기업을 적극 육성하자. 그리고 민간이 주도하는 창의적 기업이 마음껏 일할 수 있는 산업생태계를 조성하자. 그러면 울산의 미래는 밝다. 화학네트워크포럼에서는 융합과 소통, 협업이라는 큰 틀에서 만남의 장을 많이 만들겠다.

이동구 한국화학연구원 RUPI사업단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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