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 바다 ‘용승 현상’… 울산의 성장동력이었다”
“울산 바다 ‘용승 현상’… 울산의 성장동력이었다”
  • 김보은
  • 승인 2019.11.24 19: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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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학연구센터 김한태 전문위원 ‘한국지역학포럼’서 발표

-7천년 전부터 매년 발생…반구대 암각화·처용설화와 관련

7천년간 울산 바다 한가운데서 주기적으로 발생한 ‘용승(湧昇·Upwelling)’ 현상이 울산의 탄생과 성장을 이끈 핵심 자산이라는 주장이 나왔다.

이 같은 주장은 지난 22일 울산 롯데호텔에서 열린 제17차 한국지역학포럼에서 울산학연구센터 김한태 전문위원이 발표했다.

김 위원은 이날 ‘천고의 인연’이란 주제의 발표문을 통해 바다에서 거대한 심층수가 솟는 용승 현상이 울산의 경제, 사회, 문화 전반에 깊은 영향을 끼치고 있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이 발표문에 따르면 용승은 평균수심 1천500m인 울릉분지와 수심 150m인 울산 앞 바다 해저지형의 고저차 때문에 저층의 심층수가 솟는 현상이다.

울산 앞 바다는 빙하기가 끝나고 해수면이 140m 높아진 7천년전부터 이 현상이 연례적으로 발생했고 이로 인해 국내 최대의 플랑크톤 생성과 고래까지 이어지는 먹이사슬이 형성됐다고 김 위원은 설명했다.

이어 용승 어장이 형성된 시기부터 신석기인이 울산 연안에 정주하기 시작했고 고(古)울산만과 개운포에서 몰이식 좌초포경과 함께 반구대 암각화의 고래형상이 새겨졌다고 덧붙였다.

또 태평양 동쪽 아메리카의 용승 해역에서도 역시 7천년 전 선사인들이 고래그림을 그렸으며 그 근거로 지난해 파리 1대학 밴야민 블레스터 박사가 발표한 칠레의 ‘엘 메다노 고래그림’을 제시했다. 이 그림에는 큰 고래를 줄로 연결된 작은 배가 끌고 가는 모습이 묘사돼 있다.

김 위원은 용승은 짙은 안개를 지펴 조난과 표류를 일으켰으며 처용설화에 나타난 안개도 이 현상일 가능성이 크다고 봤다.

이와 함께 울산 바다의 용승현상이 주목받지 못한 배경에는 용승 면적이 넓고 수량이 워낙 커 식별이 잘 안됐으나 2010년부터 천리안 기상위성을 통해 구체적으로 파악하게 됐기 때문이라고 전했다.

그는 “반구대암각화의 경우 유구한 세월을 거쳐 새로운 안목을 통해 알려졌듯이 용승 현상도 새 시선으로 볼 필요가 있다”며 “울산의 용승 해역은 선사에서 지금까지 울산의 성장동력이었으며 앞으로는 고래 게놈을 이용한 무병장수 연구를 비롯 해수전지, 해풍발전 등으로 그 기능이 분화돼 갈 것”이라고 내다봤다. 김보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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