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lobal Viewpoint] 북한을 다녀온 2명의 특별한 사람
[Global Viewpoint] 북한을 다녀온 2명의 특별한 사람
  • 울산제일일보
  • 승인 2019.11.20 22: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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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종교적 모임에 참석하기 위해 미국 유타주에 다녀왔습니다. 한 모임에서 특별한 두 분을 만났습니다. 한 분은 북한의 공식 허가를 받고 다섯 번 북한에 다녀온 분이고, 또 한 분은 비밀리에 여덟 번 북한에 잠입했던 미국 해병대 특수부대원입니다.

정식 허가를 받고 북한을 다녀온 분은 북한에 다량의 구호물자를 보낸 교회를 대표해서 그런 물자가 민간인들에게 제대로 배분되고 있는지 확인하기 위하여 방문한 분이었습니다. 식량과 의료품뿐만 아니라 사과나무 묘목 수백 그루도 전달했다고 했습니다. 다량의 구호물자를 공급한 대가로 북한정부의 호의와 대접을 잘 받았지만 구호물자가 군대가 아닌 민간인에게 배분되고 있다는 증거는 찾지 못했다고 했습니다. 물론 통역사 한 사람이 항상 동행했는데 감시원이 분명했다고 했습니다.

한 번은 옥수수 밭을 구경했는데 길에서 본 옥수수 밭은 잘 가꿔져서 풍작이었던 모양입니다. 그가 감시원에게 좀 더 깊이 들어가서 볼 수 있게 해달라고 부탁하자 감시원은 빨리 갔다 오라고 하더라는 것입니다. 그런데 수백 미터를 걸어서 옥수수 밭을 깊이 들어가 보니 잡초가 무성하고 옥수수는 메말라 있을 정도로 흉작이었다고 했습니다. 그런 처참한 광경을 보고 와서 감시원에게 어찌 된 일로 길가의 옥수수만 풍작이고 조금 안으로 들어가면 흉작이냐고 질문했더니 그는 감시원으로서 절대로 해서는 안 되는 말까지 했다고 했습니다. 즉 그는 “이 옥수수 밭이 개인 소유라면 길가의 옥수수처럼 전부 풍작이었을 것”이라고 하더라는 것입니다.

이상하게도 그 다음 번에 북한을 방문했을 때는 그런 말을 했던 감사원이 보이지 않았다고 했습니다. 새로 배정된 감시원에게 먼저 동행했던 박 씨는 왜 안 보이느냐고 물었더니 그는 시골에 갔다는 대답만 하더라는 것입니다. 어쩌면 공산주의 사상이 투철하지 못해서 귀양살이를 하고 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는 북한 측의 허락과 호송을 받으며 판문점에도 다녀왔다고 했습니다.

또 한 분은 미국 해병대 특수부대에 속한 분이었습니다. 그는 비밀리에 북한에 여덟 번이나 잠입했는데 두 번은 공중에서 지상으로 투하되었고, 여섯 번은 지상의 산악지대를 거쳐 침투했다고 했습니다. 그는 특수임무를 띠고 특별한 인물을 붙잡아 취조와 심문을 마치고 귀환했다고 합니다.

한국에서 80년대 후반에 선교사로 2년 봉사한 덕분에 한국어에도 능통한 그는 붙잡은 북한인들을 한국어로 취조하고 심문했다고 했습니다. 심문을 마친 후에는 그를 총살할 수도 있었지만, 인적이 드문 곳으로 데려가 풀어주었다고도 했습니다. 여덟 명으로 구성된 대원들은 한 명도 목숨을 잃지 않았지만, 한 번은 북한군에 발각되어 총격전을 벌인 적도 있었다며 총상 흔적을 저에게 보여주었습니다. 어떻게 잠입했는지, 어떤 북한인을 목표로 삼았는지는 비밀이어서 말해줄 수 없다고 했습니다. 그런 잠입 작전은 지금도 진행되고 있다고 말해서 저는 놀랐습니다.

미국은 오사마 빈 라덴을 사살할 때도 비밀요원들이 그가 숨어 있는 곳으로 잠입하여 사살했고, 그의 아들도 최근에 아프가니스탄에서 비밀리에 드론으로 사살했습니다. 그뿐만 아니라 과격 회교도 테러조직의 수반들을 드론으로 적중시켜 사살한 점을 고려하면 미국은 우리기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높은 정보기술을 확보하고 있고, 적지 잠입 활동도 활발히 진행하고 있음을 알 수 있습니다.

홍병식 미국 LA, PSU 명예교수·경영학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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