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집]한계 극복하고 지역 균형발전 거점 기관으로
[특집]한계 극복하고 지역 균형발전 거점 기관으로
  • 이상길
  • 승인 2019.11.12 23: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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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혁신도시 변화와 과제】 향후 혁신도시가 풀어야할 과제 下공공기관 지원 위한 국가적 법안 개정 필요대학 인프라 확충으로 지역인재 채용 확대혁신도시-구도심 자연스러운 동화 대책 마련
울산 혁신도시 전경.
울산 혁신도시 전경.

 

문재인 정부 출범과 함께 시작된 ‘혁신도시 시즌2’는 이전 정부의 혁신도시 정책과는 많이 다르다. 핵심은 시즌1의 정책이 공공기관의 차질 없는 이전이 주였다면 시즌2부터는 이전을 토대로 이전기관 중심의 지역발전 선도에 있다고 볼 수 있다. 울산혁신도시도 올해 초 한국에너지공단까지 이전이 완료돼 완전한 외관을 갖춘 만큼 울산발전을 위한 선도적인 역할에 본격 나설 전망이다. 허나 현실은 그리 녹록치 않다. 지역발전을 선도하기에는 전국적이거나 지역적인 장애물 몇 가지가 포진해 있는데 향후 개선 과제로 짚어봤다.



◇한계가 있는 이전 공공기관 주도 사업

당초 혁신도시 조성을 통해 공공기관을 지방에 이전한 주된 목적은 이전 공공기관이 추진하는 사업들의 특성을 토대로 지역발전과 연계시키겠다는 데 있다. 그 때문에 산업수도인 울산에는 ‘에너지’와 ‘근로복지노동’, 또 ‘재난안전’ 관련 공공기관들이 집중적으로 내려오게 됐다.

그런데 울산으로 내려온 이전 공공기관 가운데 정부 통제에서 비교적 자유로운 기관은 한국동서발전과 한국석유공사 뿐이다. 다른 기관들은 정부 통제에서 자유롭지 못해 새로운 사업들을 추진하려 해도 상위 정부 관련 부서와 예산협의를 해야만 한다.

문제는 지역 발전에 동참하기 위해 이전 공공기관이 새로운 사업들을 구상해도 정부 관련 부서를 설득시키는 작업이 쉽지가 않다는 것. 실제로 울산혁신도시 입주가 시작되고 이전 공공기관 주도의 지역 발전 사업이 제대로 이뤄지고 있는 곳은 사실상 한국동서발전 밖에 없는 게 현실이다. 한국동서발전은 얼마 전에도 UNIST와 손을 잡고 차세대 태양광 소재로 부각되고 있는 페로브스카이트(Perovskite)를 이용한 초고효율 다중접합 태양전지 개발에 착수하는 등 지역발전을 위해 활발한 활동을 펼치고 있다.

MB정부 시절 해외자원투자 실패의 직격탄을 맞은 한국석유공사는 부채 탕감 등을 통한 재정 건전성 확보에 매진하면서 그 동안 지역발전에 동참할 여지가 없었다. 다만 자산매각 등 다양한 노력을 경주한 결과 올해부터는 흑자로 돌아설 것이라는 설들이 나돌고 있어 향후 지역발전 사업에 적극 나설 것으로 기대된다.

혁신도시 전문가인 울산발전연구원 강영훈 박사는 “이전 공공기관들이 협력해 신규 사업을 추진하려고 해도 정부 상위 부서의 승인을 받기가 어려워 울산혁신도시의 경우 현재 한국동서발전을 제외하고는 지역발전 사업에 뛰어들기가 어려운 상황”이라며 “이는 전국적인 사안으로 국가균형발전특별법 등을 통해 이전 공공기관의 지역발전 관련 사업 추진에 대해서는 국가적으로 지원을 하는 법안 개정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빈약한 인재풀에 흔들리는 공공기관 지역인재채용

요즘 같은 취업난 시대에 안정적인 공공기관 입사는 취업준비생들에게는 공통적인 희망사항이 아닐 수 없다. 때문에 혁신도시 조성을 통해 공공기관을 지역으로 이전시킨 이유 가운데는 지역 인재들에게 공공기관에 취업할 수 있는 기회를 확대하겠다는 것도 있다.

실제로 혁신도시 조성 이후 이전 공공기관에 대한 지역인재 채용은 꾸준히 증가해왔다.

특히 지난해의 경우 처음으로 실시된 이전 공공기관 지역인재 의무채용제도의 영향으로 2017년에 비해 3배 가까이 늘었다. 세부적으로 지난해 정부소속기관 3개를 제외한 7개 기관에서 총 142.8명이 채용됐다. 울산은 2017년의 경우 53.5명이었고, 2016년은 59명의 지역 인재가 채용됐다.

하지만 이전 공공기관 내부적으로는 지역인재 채용확대가 벌써부터 한계에 봉착했다는 볼멘소리들이 터져 나오고 있다. 바로 빈약한 인재풀이 주된 이유다. 채용대상으로 사실상 울산대학교 하나 밖에 없는 빈약한 대학 인프라에서 울산대 졸업생들만 계속 채용할 수도 없는 상황. 그 때문에 일부 공공기관들은 차라리 의무채용률을 위반해 패널티를 감수하겠다는 반응도 벌써부터 새어나오고 있다.

복수의 이전 공공기관 관계자들은 “UNIST도 있지만 과학적인 연구를 주로 하는 UNIST 학생들이 공공기관에 지원하는 경우는 잘 없다”며 “때문에 이미 공공기관 내부에서는 최근 몇 년 간 울산대 출신 신입사원들이 늘면서 이른바 ‘울산대판’이라는 이야기도 심심찮게 흘러나오고 있다. 공공기관의 지역인재 채용확대를 위해서는 대학 인프라 확충이 시급하다”고 지적했다.

◇주변상권 활성화에 한계를 드러내고 있는 혁신도시와 구도심의 동거구조

울산 혁신도시가 중구 우정동 일원에 들어서면서 가장 반겼던 이들은 역시나 중구 성남동을 중심으로 한 구도심 상권이었다. 한 동안 남구 삼산동을 중심으로 한 강남상권에 밀려 고전을 면치 못했던 구도심 상권은 2010년 이후 꾸준한 회복세를 보여 왔지만 그게 혁신도시 조성에 따른 것이라는 말은 구도심 상인들 사이에서 거의 나오지 않고 있다. 실제로 이전 공공기관 직원들도 외부에서 식사나 술자리를 갖더라도 성남동을 중심으로 한 구도심보다는 반대편의 성안동으로 빠지는 경우가 더 많다는 게 공공기관 내부 관계자들의 전언이다.

그들의 말에 따르면 혁신도시와 구도심 사이에 위치한 북부순환도로가 일종의 경계선을 형성하면서 울산이 낯설기만 한 공공기관 직원들의 눈에는 구도심이 마치 슬럼처럼 여겨진다는 것. 대신 상대적으로 새로 지어진 건물들로 가득한 성안동 상권에 더 끌리게 된다는 것이다.

그 때문에 혁신도시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혁신도시와 구도심이 자연스럽게 동화될 수 있는 대책이나 노력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이전 공공기관 한 관계자는 “울산에서 태어나고 자란 토박이들에게 구도심은 추억이 많은 정감 있는 곳이지만 울산이 낯설기만 한 우리 이전 공공기관 직원들에게는 그렇지 않다”며 “어쨌든 시간이 지나면 구도심의 매력을 우리도 차차 알게 되겠지만 그 시간을 줄이기 위해서는 울산시의 대책이나 노력도 필요해 보인다”고 말했다.

이상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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