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옥희 울산교육감 “고교만 졸업해도 능력 인정받는 사회로”
노옥희 울산교육감 “고교만 졸업해도 능력 인정받는 사회로”
  • 정인준
  • 승인 2019.11.11 18: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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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간 12주년 인터뷰
산학일체형 도제학교 등 울산형 직업교육 전력투구
입시중심 교육 바꾸려면 대학 서열화부터 해소해야
남은 임기동안 ‘학생들이 행복한 수업 만들기’ 최선
노옥희 울산시교육감.
노옥희 울산시교육감.

 

울산제일일보가 창간 12주년을 맞이했다. 지역 언론이 학생을 위해 할 수 있는 역할은 무엇이라고 보는가?

‘상쾌한 아침! 기분 좋은 신문!’을 기치로 출발한 울산제일일보 창간 12주년을 진심으로 축하드립니다.

지난 12년간 울산제일일보는 울산지역을 대표하는 언론으로서 시민들에게 꼭 필요한 알찬 정보와 신속한 보도로 지역사회의 발전에 많은 기여를 해 왔습니다. 시민들의 깊은 신뢰를 받아 온 울산제일일보가 시민들의 다양한 의견들이 펼쳐지는 토론의 장이 되기를 바랍니다.

특히 미래시민인 청소년들의 성장에 많은 관심을 가져 주시기를 부탁드립니다. 때로는 따갑게 때로는 깊은 애정으로 울산교육을 위해 보내주신 조언과 성원에 감사드립니다. 끊임없이 변화하고 혁신하는 새로운 울산 교육,‘한 명의 아이도 포기하지 않는 울산교육’에 더 많은 관심을 가져 주시길 부탁드립니다. 울산교육가족도 시민의 언론 울산제일일보를 응원하겠습니다.

추진 중인 교육정책 가운데 직업계고 활성화 방안이 눈에 띈다. 직업계고에 진학할 학생들의 교육은 어떻게 이뤄지는지 구체적으로 설명해준다면.

고졸만세(고등학교만 졸업해도 만족한 세상 만들기)’라는 말이 있습니다. 과잉학력 시대에 고등학교만 졸업해도 행복한 세상을 만들자는 것입니다.

우리나라는 OECD에 가입한 나라 가운데 대학 진학율은 가장 높지만 직업계고 학생 비율은 가장 낮습니다. 고등학교만 졸업해도 적성에 맞는 일자리가 존재하고 학력의 차별없이 자신의 능력을 마음껏 펼칠 수 있는 사회가 건강하고 미래가 밝은 사회라고 생각합니다.

울산교육청은 올해 고졸 취업 활성화와 안전한 현장실습 운영을 위해 직업계고 전담노무사를 위촉했습니다. 전담노무사는 현장실습 참여 학생들의 사전교육은 물론 선도기업을 발굴하고 현장실습 사업체에 대한 지도점검 등의 활동을 하고 있습니다.

직업계 고등학교 역량 강화 및 취업 활성화를 위한 구체적인 사업으로는 울산형 직업교육, 글로벌 현장학습, 마이스터고 운영사업, 산학일체형 도제학교, 명장공방, 중소기업 특성화고 인력양성 사업 등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울산형 직업교육은 울산의 중소기업 탐방 및 전문가 특강을 통해 울산지역 산업수요 맞춤형 직업교육 및 취업 연계 사업이며, 글로벌 현장학습은 선진기술 습득을 위해 3개월간 호주에 파견해 실습 후 취업연계하는 사업입니다.

마이스터고는 지역 산업수요 맞춤형 전문기술인력을 양성하기 위해 설립된 학교로 전원 기숙사 생활을 통해 다양한 직업교육이 이루어지는 새로운 형태의 직업교육 모델이 되고 있습니다. 독일·스위스의 도제교육을 우리 현실에 맞게 도입해서 산학일체형 도제학교도 운영하고 있습니다. 직업교육의 현장성을 제고하고 고용의 미스매치를 해소하기 위해 기업과 학교를 오가며 교육을 받으며 취업으로 이어지고 있습니다.

중소기업의 부족한 인력을 확보하기 위해 사전 약정된 기업과 협약을 체결하고 현장 직무능력 및 전문기술을 습득하기 위해 중소기업 특성화고 인력양성사업도 운영하고 있습니다.

정부가 정시모집을 확대한다고 하면서 대입 입시제도가 다시금 화두로 떠올랐다. 대입제도가 나아가야할 방향은 무엇인지 궁금하다.

단순히 정시를 확대한다고 평가의 공정성이 확보되고 그러한 방식이 교육의 가치에 부합하는 지에 대해서는 의문을 제기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입시 중심의 경쟁교육을 바꾸기 위해서는 대학 서열화를 해소하기 위한 방안을 모색하는 것이 보다 근본적인 문제해결의 방식입니다.

정시모집이 확대되면 그나마 개선되고 있던 교실수업이 다시 파행으로 치닫게 될 것이 불을 보듯 뻔합니다. 이제 겨우 뿌리를 내리기 시작한 학생 중심 수업과 과정 중심 평가 등의 교실수업 개선이 무너지게 됩니다.

현재 바람직한 대입제도의 변화 방향을 제시하고자, 전국시도교육감협의회 산하 대입제도개선연구단에서 고교교육 정상화와 대입제도 공정성 확보 방안에 대해 연구 중입니다.

학생들의 창의성과 다양성이 반영되는 해법이 나오기를 기대하고 있습니다.

울산형 혁신학교인 서로나눔학교가 내년이면 활성화단계다. 서로나눔학교가 성장하기 위한 교육청의 계획은?

혁신학교는 아이들이 행복한 학교를 만들기 위한 모델형 학교입니다. 경쟁보다는 협력, 성적보다는 성장을 지향하고 있습니다.

학교운영과 수업 구성에 높은 자율권을 부여해서 틀에 짜인 교육과정을 벗어나 학생들의 수준이나 지역 사정에 맞게 수업 내용을 재구성해서 가르칩니다. 성공적인 수업방식이나 학교운영 방식은 서로 공유하고 주변의 다른 학교로도 전파됩니다. 이러한 과정을 통해 창의적이고 자기주도적인 학습 능력을 키울 수 있는 학교 환경을 만들어 가는 것입니다.

울산형 혁신학교는 서로 소통하는 학교문화, 서로 존중하는 생활공동체, 서로 같이 참여하는 수업, 서로 성장하는 교육과정을 목표로 하고 있습니다. 혁신학교의 성과를 바탕으로 학생 중심의 수업혁신을 통해 모두가 행복한 울산교육을 만들겠습니다.

울산교육 추진정책 중 강조하고 싶거나 하고싶은 말은?

그동안 울산교육청은 교육은 국가가 책임져야 한다는 소신으로 교육복지사업을 대폭 확대했습니다. 지자체와의 협조를 통해 취임 직후부터 고등학교까지 무상급식을 전면 확대해 유·초·중·고 무상급식을 완성했습니다. 올해는 초등학생 학습준비물비 상향 지원, 초·중학교 수학여행비와 중·고등학교 신입생 교복비 지원, 초등학교 4학년 대상 치과주치의제를 실시했습니다.

올 2학기 고등학교 3학년 무상교육을 시작으로 국가가 책임지는 무상교육을 완성해 갈 것입니다.

올해가 교육의 기반을 마련했다면 앞으로는 학생중심수업으로 질문과 토론이 있는 수업, 학생들이 행복한 수업을 만들어 가려고 합니다.

우리 아이들이 가장 오래 머무는 공간인 학교를 안전하고 미래지향적인 공간으로, 가고 싶고 머물고 싶은 학교로 바꾸겠습니다. 더불어 교직원들의 학교운영 결정권을 강화하고, 학부모들의 교육 활동 참여도 적극적으로 지원할 생각입니다. 학생자치활동과 동아리활동 지원을 통해 아이들 스스로 토론하고 결정해 학교에서부터 민주시민으로 성장해 갈 수 있는 학교문화를 만들어 가겠습니다.

울산교육청은 학생중심 울산교육 실현으로 학생들에게는 가고 싶은 학교, 선생님들에게는 자부심과 보람을 느끼는 학교, 학부모님께는 부담 없이 편하게 보낼 수 있는 학교를 만들겠습니다.

정인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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