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전파수꾼]지구안전의 가장 큰 위협은 환경파괴
[안전파수꾼]지구안전의 가장 큰 위협은 환경파괴
  • 울산제일일보
  • 승인 2019.11.04 22: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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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속되던 가을비와 연이은 태풍이 지나가니 벌써 가을의 끝자락에 온 느낌이다. 아직 낯설기만 했던 가을장마가 실은 몇 해 전부터 지속된 현상이며 앞으로 당연시될 날도 머지않았다. 이처럼 우리가 모르는 사이에 자연생태계의 변화는 이미 많은 곳에서 일상화가 되고 인간의 생존과 안전에 심각한 영향을 미치고 있다. 대표적인 사례가 지구온난화로 야기된 각종 기후변화와 환경변화이며 그로 인해 지구상의 많은 생물이 이미 멸종 단계에 와 있다.

과학자들은 인간이 살고 있는 지구가 역사상 여섯 번째 대멸종기로 진입했다고 진단한다. 지구상에 있는 약 800만 종의 동식물 가운데 100만 종 이상이 멸종 단계다. 생물은 서로 유기적으로 연결되어 그 다양성이 사라지면 인간도 생존이 어렵다는 것이 정설이다. 이에 유엔환경계획(UNEP)에서는 매년 5월 22일을 ‘생물 다양성의 날’로 지정하여 생물 다양성 유지를 위해 많은 노력을 하고 있으나 멸종의 진행속도는 더욱 빨라지고 있다. 또한 이전의 다섯 차례 대멸종이 천재지변이 원인이라면 이번 여섯 번째는 인간의 탐욕에 의한 자연생태계 파괴가 주된 원인이다. 특히 숲의 무분별한 파괴는 생물의 유전적 다양성을 말살하는 데 가장 큰 영향을 미쳤다. 조류독감과 구제역 등이 바로 유전적 다양성을 없앤 결과물이다.

필자가 즐겨보고 있는 SF영화를 보면 지구의 미래를 어느 정도 예측할 수 있다. SF영화 중 가장 많이 다루는 2가지 주제의 하나는 지구환경 파괴 및 자원 고갈로 더 이상 지구에서 살 수 없게 된 인간이 제2의 지구를 찾아 나서는 이야기다. 또 다른 하나는 좀비나 로봇인간이 지배하는 세상에서 인류 멸망을 목전에 둔 처절한 사투 이야기다. 우리가 옛날에 보았던 SF영화 속 신기한 많은 일들이 과학기술의 발달로 현실화된 것을 보면 섬뜩한 우리 미래가 현실이 될 수도 있다. 이 모두가 인간이 저지른 것이니 어디 원망할 곳도 없다. 그러나 한편으론 이 위기가 천재지변이 아닌 인간의 잘못 때문이라면 인간이 마음먹기에 따라 극복할 수도 있지 않은가.

과거를 돌이켜보면 인간은 큰 위기가 닥치면 혁신을 통해 위기를 극복하고 전화위복의 계기로 삼아 지속적으로 발전해 왔다. 앞서 다섯 번의 대멸종에서 보듯이 종말이라고 다 나쁜 것은 아니다. 지구를 지배하고 있는 우점종(優占種)이 사라지면 생물의 다양성이 증대되어 지구 환경과 생태계는 더 건강해질 수 있다. 여기서 얻은 교훈은 변화에 적응한 생물과 서로 손잡고 공생한 생물이 여전히 생존한다는 사실이다.

우리는 여태까지 성장과 팽창에만 집중해 왔고 현재도 지속되고 있다. 경제는 항상 성장해야 하고 소득도 인구도 늘어나야 정상이란다. 꽤 오래 전부터 지속되어 온 출산율 저하는 인구 감소로 이어지고 이대로 가면 훗날 나라가 사라질 거라고 호들갑을 떤다. 물론 틀린 말은 아니지만 어쩐지 석연찮다. 인구가 줄면 어느 시점에선 다시 회복되는 방향으로 가지 않을까. 정말 심각한 것은 이대로 인구도 늘고 모든 것이 팽창일로로 가다간 한꺼번에 멸망한다는 필연적 사실인데 왜 그것을 모를까. 아마도 인간 이기심의 결과인 환경파괴나 자원낭비 등의 문제가 당장 나에게 닥친 문제는 아니라는 인식 때문은 아닐까.

지금까지 인간의 이기심은 인류의 성장과 발전의 원동력이었지만 앞으로는 인류 멸망의 계기가 될 수 있다. 주변을 둘러보면 당장 나의 생명과 재산에 직결되는 일상 안전에는 많은 관심과 노력 덕분으로 크게 발전했다. 하지만 우리의 미래를 위한 환경보존에는 관심이 턱없이 부족하다. 인내와 불편을 감수해야 하니 그저 남들이 해주기만을 기대한다. 이젠 당장 나에게 닥쳐오는 문제가 아니라는 이유로 무관심할 게 아니라 환경파괴는 건물의 주춧돌을 빼내는 일임을 절대 잊지 말자. 어느 날 모든 것이 한꺼번에 무너질 수도 있는 위험에 미리 대비하자.

이를 위해선 자기 자신부터 주변의 환경을 소중히 보호하며 자원 낭비를 줄이고 절약하는 일들을 하나씩 실천하자. 우리 속담에 “천리 길도 한걸음부터”란 말이 있듯이 나의 조그만 행동 하나하나가 지구를 살리는 밑바탕이 됨을 깊이 명심하자.

고경수 울산시 산업안전전문위원, 前 롯데비피화학 전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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