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병환 시인 ‘오어사 풍경’ 울산시조문학상
김병환 시인 ‘오어사 풍경’ 울산시조문학상
  • 김보은
  • 승인 2019.10.24 20: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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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 익은 과일 보는 듯한 맛깔스러움” 심사평… 울산시조작품상에는 류현서 시인의 ‘학’
울산시조문학상 수상자 김병환(왼쪽)과 작품상 수상자 류현서 시인.
울산시조문학상 수상자 김병환(왼쪽)과 작품상 수상자 류현서 시인.

 

해마다 울산시조시인협회가 시상하는 제9회 울산시조문학상과 제6회 울산시조작품상의 수상자가 가려졌다.

올해 울산시조문학상은 김병환(사진 왼쪽) 시인이, 울산시조작품상은 류현서(사진) 시인이 받게 됐다.

울산시조시인협회는 24편의 작품 중 시조로서의 성취도, 미학적 완결성, 형상화에 대한 개성, 작가의 진정성, 앞으로의 가능성 등을 두루 살펴 이같이 수상자를 결정했다고 24일 밝혔다.

협회는 역량 있는 시조시인을 발굴, 포상하기 위해 2011년부터 울산시조문학상을, 2014년부터 울산시조작품상을 시상하고 있다.

올해 심사는 한국문인협회 자문위원인 김복근 시조시인이 맡았다. 시조집 ‘인과율’, ‘비상을 위하여’, ‘클릭! 텃새 한 마리’ 등을 펴내고 한국시조문학상, 성파시조문학상, 경상남도문화상을 받는 바 있는 인물이다.

울산시조문학상 수상자 김병환 시인은 출품한 세편의 시 중 ‘오어사 풍경’이 낙점 받게 됐다.

김복근 시인은 “숨질(숨결)의 트임과 완성도, 정형 미학을 보여주고 있으며 장(章)과 수(首)에서 보여주는 시청각적 이미지가 돋보였다”며 “시인의 삶과 사유 세계, 언어적 미감과 시적 상상력, 가락이 배어 있는 시조의 형식미가 잘 익은 과일을 보는 듯 맛깔스러움을 느꼈다”고 선정 이유를 밝혔다.

특히 ‘기러기 탈고하는지 운제산에 날고 있다’, ‘저 혼자 산골 물소리 경을 외며 하산한다’ 등의 대목에서 그의 역량을 가늠할 수 있었다고 평가했다.

수상자 김병환 시인은 “가만히 돌아보면 울산시조는 축복도 영광도 늘 함께한 울타리였다. 강건한 시조시인이 되라는 채찍으로 알고 1천번을 읽고 1천번을 쓰며 시인이 가는 길을 소홀히 하지 않겠다”고 소감을 전했다.

아울러 울산시조작품상을 받은 류현서 시인 역시 세편을 출품해 작품 ‘학’이 수상작에 이름을 올렸다.

이 작품의 부제는 ‘외솔선생을 생각하며’로 일제의 엄혹한 시련에도 꼿꼿한 정신력으로 우리 말과 글을 지켜낸 선생에 대한 작가의 애정이 담겨 있다.

김복근 시인은 “역사적 인물을 시조로 형상화할 때는 과거에 존재했던 사실을 현재의 상황으로 재구성하는 능력이 요구된다. 시간이란 존재의 실현을 끊임없이 유예하면서 몸속에 무늬를 새겨가는 어떤 물결과 같은 것이기 때문”이라며 “시인은 정서의 실감과 감각의 선연함을 촘촘하게 자내는 직조와 예사롭지 않은 개성을 보여줘 신뢰를 갖게 한다”고 평했다.

수상자 류현서 시인은 “시조를 짝사랑해온 시간이 얼마나 흘렀는지도 모른다. 다가가면 갈수록 시조는 한발씩 물러서는 것 같았다”며 “멀리 가기 위해서 더 천천히 어려움을 겪고 만나야 더욱더 친해지리라 믿는다. 울산시조작품상을 시를 쓰는 디딤돌로 삼겠다”고 소감을 말했다.

제9회 울산시조문학상과 제6회 울산시조작품상 시상식은 다음달 15일 울산문화예술회관 대회의실에서 개최되는 ‘울산시조문학의 밤’에서 이뤄질 예정이다.

김보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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