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흑구문학상 금상’ 받은 마을도서관 수강생
‘흑구문학상 금상’ 받은 마을도서관 수강생
  • 울산제일일보
  • 승인 2019.10.20 2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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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로 11회째를 맞은 경북 포항의 흑구문학상(‘2019 호미문학대전’의 수필부문 상) ‘금상’ 수상자가 울산에서 나왔다. 비록 ‘대상’은 아니라 해도 대단한 성과가 아닐 수 없다. 그것도 수상자가 유명 수필가도 아니고 중구의 작은도서관 격인 ‘약숫골도서관’의 수강생이란 점이 더욱 놀랍다.

제11회 흑구문학상(수필), 제5회 호미문학상(시), 제6회 중국조선족문학상(시) 등 3개 분야의 문학상을 뭉뚱그린 ‘2019 호미문학대전’은 경상북도와 포항시가 주최하고 경북일보가 주관한 행사였다.

특히 올해는 유난히 응모자가 많았고 그만큼 경쟁이 치열했다고 들린다. 올해로 11회째를 맞은 ‘흑구문학상’은 수필 ‘보리’의 작가인 흑구(黑鷗) 한세광 선생의 탄생 100주년을 기념해 포항시가 2009년 제정한 것이어서 뜻이 깊다.

수필부문 금상 수상자는 울산 중구에 적을 둔 권상연(51) 씨다. 그는 약숫골도서관에서 지난 4월부터 ‘문예창작, 생활수필’ 강의를 들어오다 용기 있게 도전한 끝에 금상을 차지했다. 수강한 지 4개월 만에(응모 마감은 지난 8월) 의 영예이니 열정과 재능이 대단해 보인다. 권 씨의 수상작 ‘이소(離巢)’는, 어미새가 새끼를 세상 밖으로 내보내듯, 아픔을 참아내며 독립시킨 뒤에 자식을 떠나보내던 어머니의 마음을 비로소 알게 된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수상자 권 씨는 “열심히 살았던 지난날을 글로 표현하는 건 나를 찾아가는 행복한 과정이었다“고 회고한다. “약숫골도서관에서 좋은 글벗 ‘글품동인’(수강생들이 ‘문예창작, 생활수필’에 붙여준 애칭)을 만나게 된 것에 깊은 감사를 드린다”는 말도 덧붙인다. 도서관 관계자는 “수강생들의 문학에 대한 꾸준한 열정이 이처럼 좋은 열매를 맺은 것 같다”고 말한다. 훌륭한 멍석과 알찬 결실을 동시에 보는 것 같아 흐뭇하다.

매주 화요일마다 수강생들의 문학적 재능을 키워주고 있는 설성제 수필가, 권 씨와 수강생들, 그리고 도서관 관계자들의 노고에 아낌없는 찬사를 보낸다.

이번 수상이 울산지역 예비문인들에게 용기와 동기를 심어주는 의미 있는 이정표가 될 것으로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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