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아 암각화로 찾은 반구대 암각화 생존의 길
코아 암각화로 찾은 반구대 암각화 생존의 길
  • 김보은
  • 승인 2019.10.07 22:17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울산MBC 다큐 ‘대곡의 기적’ 오늘 오후 10시 5분 방송
8일 오후 10시 5분 방송하는 울산MBC 특집다큐멘터리 '대곡의 기적'.
8일 오후 10시 5분 방송하는 울산MBC 특집다큐멘터리 '대곡의 기적'.

 

유라시아의 해가 뜨는 울산과 해가 지는 포르투갈, 대륙의 끝에서 끝으로 기적 같은 이야기가 시작된다.

울산문화방송은 8일 오후 10시 5분부터 60분간 물 속에 잠겨 훼손이 거듭되고 있는 반구대 암각화 일대 대곡천의 문화유산 보전을 촉구하는 특집다큐멘터리 ‘대곡의 기적’을 방송한다.

1971년 12월 25일, 크리스마스의 기적처럼 발견된 울산의 반구대 암각화. 7천여년 전 신석기인이 남긴 생생한 삶과 정신세계로 3백여점의 형상들이 마치 살아 있는 듯 우리에게 이야기를 건넨다.

그러나 유산이 발견되기 전부터 설치돼 있던 사연댐(1965년 건설)으로 인해 수천년을 이어온 인류의 유산이 훼손되고 있다. 얼마 남지 않은 바위 수명을 더 단축하는 물 문제. 더 이상 반구대 암각화에는 시간이 남아 있지 않다.

반구대 암각화를 지키기 위해 전문가와 시민들이 나서서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 등재라는 해법을 찾아내고 그 힌트를 지구 반 바퀴 너머 포르투갈의 작은 계곡에서 일어났던 ‘코아 전쟁’에서 찾아냈다.

포르투갈을 관통하는 도우루 강과 만나는 코아 강 입구, 포즈 코아(Foz C?a). 코아 계곡을 따라 바위 면에 그려진 선사인의 흔적이 발견된 것은 1994년으로 포르투갈 최대 댐 공사를 시작하던 무렵이다.

193m의 댐이 건설되면 이 일대는 모두 물에 잠기게 되는 셈이었다. 그때 발견됐던 3만년 전 구석기시대 바위그림의 경이로운 가치를 인지하고 고고학자는 물론 시민, 학생들까지 포르투갈 지상최대의 건설공사를 막아섰다. 그야말로 다윗과 골리앗의 싸움이었다.

댐 공사를 계속 할 것인가, 문화유산 보존을 위해서 멈출 것인가? 갈등은 지역에서 국가로 세계인의 주목을 받으며 일명 ‘코아 전쟁’이라는 전대미문의 유적보존 캠페인으로 이어졌다.

결국 그들의 선택은 암각화를 그대로 보존하자는 것. 20년의 세월이 흐르며 포즈 코아 암각화는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에 등재되고 현재 연간 6만여명이 찾는 세계적인 관광명소로 자리매김했다.

포즈 코아 암각화를 지켜냈던 이야기 속에서 반구대 암각화 생존의 길을 본다. 복잡하게 얽힌 이해관계 속에서 세계적인 문화유산이 훼손될 위기에 처해있었던 상황, 이를 극적으로 극복해가는 과정 속에서 사람들이 찾아가는 삶의 진정한 의미는 무엇인지 함께 지켜볼 것이다.

이번 방송은 수천, 수만년의 시간을 건너 지금 우리와 만나고 있는 선사시대 암각화 이야기다.

특히 지구 반대편 포르투갈 포즈 코아와 대한민국 반구대의 닮은 꼴, 같은 상황을 소개하면서, 인류가 지켜야할 ‘오래된 미래’, 문화유산에 대한 가치를 재정립하는 시간을 가져본다. 재방송은 오는 12일 오전 9시 20분.

김보은 기자


인기기사
정치
사회
경제
스포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