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TP 통신] 300개의 기술강소기업
[울산TP 통신] 300개의 기술강소기업
  • 울산제일일보
  • 승인 2019.09.23 21: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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몇 년 전 ‘300’이라는 영화가 개봉된 적이 있었다. 기원전 480년 도시국가 스파르타가 거대제국 페르시아의 침략에 대항하여 육군 용사 300명이 모두 전사하면서 국가를 지킨 ‘테르모필레 전투’(BC 480년)의 역사적 사실을 영화화한 것이다. 현재의 사고로 보면 300명 대 수십 만 명 심지어 100만 명의 대결이 가능하였을까 하는 의구심도 있지만 테르모필레 전투는 유럽 역사에서 중요한 의미를 지닌다. 300 용사의 항거로 시간을 벌게 된 그리스 도시국가 연합군이 세계 4대 해전 중 하나인 살라미스 해전에서도 페르시아를 대파하는 중요한 계기가 되었기 때문이다.

300은 사실 사람의 숫자를 말하는데, 이 300명 이야기와 비슷한 이야기가 성경에도 나온다. 옛날 이스라엘에는 왕이 세워지기 전 제사장과 정치·군사적 지도자로 사사(士師)를 세워 통치하였다. BC 1,170년쯤 기드온이라는 사람이 사사로 있을 때 주변의 아말렉과 미디안족 연합군이 이스라엘을 침략하였다. 이때 이스라엘과 연합군의 군사력은 약 3만2천 명 대 13만 5천 명으로 수적으로 이스라엘의 열세가 틀림없었다. 그러나 기드온은 정예용사 300명을 선발하여 승리로 이끌었고, 이 이야기가 성경에 기록되어 있다.

기드온 사사의 300 용사 이야기는 테르모필레 전투보다 약 700년 전의 이야기이다. 그러나 300명의 정예요원에 대한 이야기는 흥미진진한 궁금증을 낳게 한다. 우선, 자원한 군사가 많이 있었는데도 왜 300명만 선발하였을까 하는 것과 선발기준이 무엇이었을까 하는 것이다. 공통된 점은, 많은 인원으로 싸워서는 승산이 없다는 것을 이미 알고 있었기에 전략적인 방법을 택하였다는 것이다.

두 번째는 정말 자원하는 자들 중에서 선발하였다는 것이다. 실제로 기드온은 국가와 민족, 가족을 위하여 스스로 나선 사람들 중에서 정예용사 300명을 선발하였다.

세 번째는 자원자들 중에서도 기준을 정하여 선발하였다는 것이다. 스파르타의 300 용사는 여러 가지 조건은 나와 있지 않지만 후손을 둔 병사 즉 아들이 있는 병사 중에서 선발하였고, 기드온의 300 용사는 1차, 2차에 걸쳐 선발한 과정이 성경에 아주 상세하게 나와 있다. 1차는 3만2천 명의 군사 중에 두려움이 있어 확신이 없는 자를 구분하여 1만 명으로 줄인 다음 강가로 데려가 손으로 물을 움켜쥐고 먹는 군사 300명만을 선발하였다.

최근 세계는 자유무역주의에서 국가의 이익을 우선으로 하는 보호무역주의로 전환하는 것처럼 보이며 그 선두에 미국과 일본이 있다. 일본은 우리나라를 화이트 리스트 제외 대상에 포함하였으며, 우리는 일본 수입 품목의 의존도를 벗어나는 노력과 전략을 수립하여 시행하고 있다.

일본에서 수입되는 품목 중 50% 이상을 차지하는 품목 수만 850여 개나 된다. 수입되는 품목은 기술이 부족하여 수입할 수밖에 없는 것, 가격경쟁력으로 우리나라에서 만드는 것이 득이 되지 않아 생산할 이유가 없는 것, 두 가지로 나눌 수 있다. 850여 개 품목을 다 대체하여 수입할 필요는 없지만 그 중에는 기술이 부족하거나 기술보호와 전략적 차원에서 반드시 국내에서 생산하여야 하는 품목이 있다. 이런 품목에 사용되는 소재나 부품은 시간이 조금 걸리고 국가의 지원금을 필요로 하기도 하지만, 반드시 국내 기업이 생산할 수 있는 기술과 시설을 갖추어야 지금과 같은 사태를 예방할 수 있다.

우리나라에서 이런 기술강소기업 300개만 있다면 산술평균으로 한 기업이 3개의 품목만 감당하여도 되지 않을까? 이런 기술강소기업 300개에는 우선 기업이 자발적으로 나설 필요가 있다. 이른바 ‘좀비 기업’은 조그마한 기술을 침소봉대하여 연구개발비와 정부의 지원금이 없으면 존재할 수 없는 기업인만큼 이들을 제외시킬 수 있는 선발기준을 따로 두어야 할 것이다.

스스로 기술을 개발하고 자립할 수 있는 자존감 있는 기업이 나설 수 있는 기준을 갖춘 후에 정부는 이들 기업을 아낌없이 지원하여 그 분야의 최고봉이 될 수 있도록 지속적인 관심을 가져야 할 시기이다. 앞서 300이란 숫자가 들어간 두 전투에서 배울 필요가 있다. 전투에서 이기기 위한 전략을 세우고 그 전투를 수행할 정예요원의 선발기준을 반드시 둘 필요가 있다.

우리나라도 300개의 기술강소기업이 있으면 두려울 것이 하나도 없으리라 확신한다. 그중에서 30개만이라도 울산에서 육성하고 유치할 수 있다면 에너지산업을 포함한 4대 주력산업과 신성장동력 산업을 만들어가는 데도 전혀 문제가 없을 것이다. 이런 기술강소기업 30개는 직·간접적으로 협력회사 300개가 같이 일을 할 수 있기 때문에 지속가능한 산업으로 성장할 수도 있을 것이다. ‘300개의 용사기업’을 키우고 발굴하자.





우항수 울산테크노파크 에너지기술지원단장·공학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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