덴마크 해양청소년센터를 다녀와서 下
덴마크 해양청소년센터를 다녀와서 下
  • 울산제일일보
  • 승인 2019.09.09 20: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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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들의 모습에서는 물에 대한 거부감이나 두려움은 전혀 찾아볼 수 없었다. 그들은 지도교사로 보이는 남자 한 명과 바다 위에 띄워놓은 튜브형 놀이기구에서 아무 거리낌 없이 서로를 바다에 빠뜨리는 게임을 즐기고 있었다. 피부로 느끼는 기온이 바다에 뛰어들 만큼 무덥지 않다는 생각이 들었지만, 그 아이들에게는 날씨와 기온은 관계없이 오직 바다놀이 그 자체가 즐거웠던 것이다.

주말도 아닌 주중에, 학교 수업을 마치고 수영과 해양체험을 즐기기 위해 바다를 찾는 아이들이 있다는 것과, 그런 문화가 일상적이라는 사실이 너무나 부러웠다. 더욱 부러운 것은 센터에서 주말이나 주중의 늦은 시각에도 일반 성인들에게까지 문호를 자유롭게 개방한다는 사실이었다.

해양청소년센터는 학생들이 바다수영뿐만 아니라 낚시, 스킨스쿠버, 요트와 패들링보트, 다이빙과 바다사냥 등 바다에서 즐길 수 있는 다양한 장비도 갖추고 있었다. 또한 물에서는 교사와 학생들이 모든 활동에 동등하게 참여하여야 한다는 홈페이지 안내에도 눈길이 절로 갈 수밖에 없었다.

학생과 지역주민들에게 바다와 관련된 다채로운 레저스포츠를 즐길 수 있는 ‘문화공간’이라고 불러야 할 만큼 센터의 다양한 프로그램과 공간은 우리들에게 시사하는 바가 많았다. 특히 바로 옆 방파제에 빼곡히 정박되어 있는 요트와 모터보트, 다양한 레저용 선박들은 덴마크에서 해양문화가 어떤 위치를 차지하고 있는지 자연스레 짐작케 해주었다. 아울러, 어린이와 청소년들이 일상생활에서 해양문화를 즐기고 더욱 발전시킬 수 있도록 프로그램을 꾸려가는 해양센터의 역할에 대해서도 절로 고개가 끄덕여졌다.

해양청소년센터 건물의 공간적 배치 또한 매우 인상적이었다. 우리가 쉽게 생각할 수 있는 ‘센터’라는 공간적 개념과는 전혀 다르고 새로운, 그야말로 완전 ‘딴 나라’ 이야기 같았다. 해양청소년센터는, 높이 솟은 콘크리트 건물에 별도의 넓은 운동장과 활용공간이 갖추어져야 제대로 된 학생체험공간이라는 우리의 인식과는 너무도 큰 차이가 있었다. 눈으로 직접 보고도 믿기가 어려울 만큼 ‘파격’ 그 자체였던 것이다.

덴마크 해양청소년센터는 단층 목조지붕이 기본구조였다. 지붕은 파도가 너울거리는 것처럼 큰 물결 모양을 이루고, 너울 아랫부분에다 사무실과 비품창고, 학생들의 수업공간을 꾸며 놓았다. 지붕도 교육적으로 활용할 수 있도록 설계해서 지붕을 가벼운 발걸음으로 걸어올라 갈 수도 있었다. 햇볕 좋은 날에는 자리를 깔고 일광욕을 즐겨도 전혀 어색하지 않을 만큼 공간이 여유를 즐길 수 있도록 구성되어 있어서 덴마크 사람들의 삶과 공간에 대한 생각을 느낄 수도 있었다.

홈페이지를 들여다보니 센터를 건축할 때부터 목재에는 어떤 색깔을 입힐 것인지를 세세한 부분까지 계획에 포함시켜 승인을 받았다고 한다. 그들의 세심한 배려와 치밀한 사고방식에 감탄사가 절로 나올 수밖에 없었다.

우리 교육청에서도 덴마크의 해양청소년센터처럼 바다 관련 청소년수련관의 건축을 구상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앞으로 건축 과정에서 공간적 배치뿐만 아니라, 덴마크의 해양청소년센터를 롤 모델로 하는 구상까지 포함시킨다면 얼마나 좋을까 하고 생각해 본다. 아울러 어떻게 하면 우리 학생과 지역주민들의 삶의 질을 동시에 높일 수 있을지에 대한 근본적인 성찰에서 사업의 첫 실마리를 풀어 나가면 좋겠다는 생각도 해본다.



김용진 울산시교육청 장학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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