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헌초등학교 개교기념식에 주목하는 이유
고헌초등학교 개교기념식에 주목하는 이유
  • 울산제일일보
  • 승인 2019.09.02 21: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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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헌’이란 호(號)를 최초로 학교이름에 붙인 고헌초등학교가 2일 북구 송정동 교내 시청각실 고헌홀에서 ‘학교 열림(開校) 기념식’을 가졌다.

이 자리에는 노옥희 교육감과 관내 기관장, 학부모, 재학생, 교직원 등 250여명이 모여 학교 열림을 반겼다. 특히 이날 행사에는 고헌의 증손 박중훈씨도 같이 나와 자리를 빛내주었고, 유치원과 1∼6학년을 대표하는 학생 7명이 ‘주인 대접’을 받으며 내빈들과 나란히 테이프커팅에 나서 눈길을 끌었다.

잘 알려져 있듯 ‘고헌(固軒)’은 일제강점기에 광복회 총사령까지 지냈으나 조국의 광복을 맞지도 못한 채 순국한 박상진 의사(1884~1921)의 호다. 교명에 고인의 호를 붙였다면 그 의도는 분명할 것이다. 고헌의 숭고한 애국정신을 어린학생 때부터 심어주겠다는 뜻이 강하게 배어 있음을 의미한다. 이 학교 신원태 교장은 박상진 의사의 리더십을 가르치는 ‘고헌 교육’에도 매진하겠노라 다짐하기도 했다.

그렇다고 이 학교가 과거에만 묻혀 있겠다는 것은 아니다. 시대의 흐름에 걸맞은 미래지향적 교육철학의 개화(開花)에 대한 기대가 곳곳에서 감지된다. 이날 노옥희 교육감은 고헌초등학교가 ‘학생들의 미래 역량을 키우는 배움터’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공동체의식을 지니고 민주시민으로 자랄 수 있는 터전이 되어 달라”고 당부했다. 신원태 교장은 학생들에게 개교기념품으로 무지개우산을 나눠주면서 ‘학생 개개인의 색깔이 드러날 수 있는, 함께 배우는 교육공동체’에다 밑줄을 그었다. ‘줄 세우지 않는 교육’, ‘학생이 중심이 되는 교육’을 통해 학생들이 세상을 위해 즐거운 일을 할 수 있도록 돕겠다는 다짐도 했다.

고헌초등학교가 실제로 개교한 시기는 지난 3월이었고, 이날 기념식은 2학기가 시작된 시점에 맞춰 진행된 것이다. 고헌의 생가는 물론 새로운 아파트단지도 가까이에 두고 있는 이 학교의 앞날은 매우 밝다. 고헌초등학교는 앞으로 민족의식이 살아 꿈틀거리는 학교, 과거와 현재와 미래가 절정의 조화를 이루는 민족사관학교로 성장할 가능성이 높고, 또 그렇게 되기를 기원해 마지않는다. 그러자면 교직원들의 의식교육이 먼저 자리를 굳혀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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