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한 만큼 좋은 결과도 기대한다
잘한 만큼 좋은 결과도 기대한다
  • 울산제일일보
  • 승인 2019.08.29 21: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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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자동차 노사가 파업없이 올해 임단협 잠정합의안을 마련했다는 소식이 참으로 오랜만에 들어보는 반가운 소식이다. 지난 2011년 무분규로 임단협을 마무리한 이래 실로 8년 만이다. 이제 남은 것은 조합원들의 선택이다. 끝까지 좋은 결과를 도출해 줄 것을 기대한다.

현대차 노조가 이번 임단협을 무분규로 잠정합의안을 마련했다는 것은 여러 가지로 많은 의미를 내포하고 있다.

가장 우선적으로 한일관계의 악화로 국내 경기가 침체일로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고 수출 역시 내리막길을 걷고 있다.

일본 정부가 전략 물자 수출 우대국 명단인 ‘화이트리스트’에서 한국을 제외하는 수출무역관리령을 시행하고 2차 경제 보복을 강행하면서 국내 자동차 산업의 국내 기술 경쟁력을 높여야 한다는 우려 섞인 목소리가 나오고 있고 최근 미·중과 한·일 통상 관계 악화 등 어려운 상황이 계속되고 있는 상황에서 노조의 선택 폭이 줄어들면서 좋은 결과를 얻어냈다고 볼 수 있다.

사실 작금의 자동차 산업은 말 그대로 격변기에 있다. 최근 자동차 업계의 해외 판매 동향을 보면 수출 부진으로 7년째 계속된 생산량 감소는 결국 외국기업이 투자한 완성차 업계의 구조조정을 촉발했다. 또 한국의 자동차 수출은 지난 2013년 308만9천대를 기록한 후 매년 줄어들고 있다. 지난해에는 244만9천대에 그쳤고, 올해도 감소세를 이어가고 있다. 미국과 중국 등 주요 시장에서 자동차 시장이 정체되고 있기 때문이다. 내수 판매보다 큰 비중을 차지하는 수출 길이 좁아지면서 기업들은 실적 부진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노사는 상생을 택해야하는 엄중한 시점에 온 것이다.

과거 임단협처럼 노조의 지나친 요구가 존재할 경우 협상의 결론은 불가능하다.

이처럼 막중한 시기에 현대차 노사가 일궈낸 무분규잠정합의안은 대내외적으로 호평을 받고 있다. 울산시는 이례적으로 보도자료를 통해 8년 만에 무분규 임단협 잠정합의를 이끌어 내는 등 대화와 타협을 통해 자율적으로 합의를 이루어낸 노사의 노고에 깊은 감사를 드린다며 노사가 어려운 과정을 거쳐 잠정합의안을 마련한 만큼 조합원 찬반투표에서 좋은 결과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울산시의회도 현대차 노사 무파업 잠정합의를 환영한다는 논평을 냈다. 시의회는 이번 현대차 노사의 잠정합의는 8년 만에 분규 없이 이룬 결단이라는 점에서 노사관계 발전에 한 획을 긋는 청신호가 될 것이라며 노사 양측이 끊임없는 대화와 협상으로 만들어낸 잠정합의에 대해 노조원들도 통 큰 결단으로 화답해줄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지역 상공계도 현대자동차의 무분규 임단협 잠정합의는 국가와 지역의 경제위기 상황에서 노사가 성숙한 모습을 보여준 것이라며 환영한다는 입장을 발표했다. 더불어 민주당 울산시당도 논평을 통해 국내외 여건뿐만 아니라 지역 경제도 함께 어려운 상황 속에서 내린 결정이어서 더욱 의미가 깊다며 조합원 전체 투표에서 압도적인 찬성으로 확정되길 기대했다. 이처럼 각계각층에서 8년만의 무분규 잠정합의안에 대한 기대감을 드러내고 있는 만큼 노조는 심각하게 고민하고 좋은 결과를 시민들에게 보여줘야 한다.

현대자동차의 임단협은 울산지역 경제와도 직결되는 사안이어서 시민들은 현대자동차 임단협 문제가 나오면 촉각을 곤두세우고 무사히 타결되기를 기대하곤 했다.

한일, 한미, 한중관계의 심각성으로 어려운 현실이 가중되고 있는 상황을 고려해 현대차 노조는 좋은 선택으로 시민들의 성원에 보답해 주길 기대한다.

이주복 편집이사·경영기획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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