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전파수꾼]‘Safety First’ 문화가 정착돼야
[안전파수꾼]‘Safety First’ 문화가 정착돼야
  • 울산제일일보
  • 승인 2019.08.26 20: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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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화학물질 누출 등 사회적 우려를 불러온 대형 사고가 여러 건 발생했다. 이러한 대형 사고를 예방하고 안전한 사회를 만들기 위해서 정부에서도 강력한 의지로 기업의 안전관리 책임 강화, 중대 재해 재발방지 강화, 사업장 안전관리시스템 내실화 등을 추진 중이다. 또한 기업 자체적으로 ‘Safety First(안전제일)’ 슬로건 아래 안전 전담조직을 강화하고 자율 안전문화를 정착하기 위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Safety First’ 슬로건은 미국 철강업이 불황의 늪에 처해 있던 1906년 U.S.Steel의 Gary 사장이 회사 초기의 ‘생산제일주의’ 운영방침을 ‘안전제일주의’로 변경하여 처음 사용했다. 이후 재해 감소뿐만 아니라 품질 향상, 생산성 향상의 결과 사례로 제시되어 산업계 전체에 큰 자극이 된 바 있다. 국내에서도 2000년 이후 기존의 생산성 향상이나 품질 제일주의에서 벗어나 ‘Safety First’라는 구호를 많은 사업장이 사용하고 있지만 속사정은 미지수다. 말로만 하는 ‘Safety First’로는 더 이상 안일한 안전습관을 변화시키지 못해 진정한 ‘Safety First’ 문화를 만들 수 없기 때문이다.

습관의 힘에 언급된 ‘사고 Zero’에 도전한 알코아 CEO 폴 오닐의 사례는 기업의 ‘Safety First’ 안전문화 정착에 시사하는 바가 크다. 1987년 CEO 취임식장에서 “저는 알코아를 미국에서 가장 안전한 기업으로 만들겠습니다. 사고 Zero를 목표로 하겠습니다.”라는 말로 투자자들의 우려를 불러일으켰지만, 그가 물러난 2000년의 순이익은 5배, 주식가치도 5배나 상승했다.

폴 오닐은 안전의 습관화로 안전문화를 정착하는 것이 회사 경영을 변화시킬 수 있는 핵심요인이라고 판단했다. 그래서 사고 예방을 위한 모든 활동들을 수행하는 것을 최우선 과제로 추진했다. 공정의 잠재적 위험성을 인식하고 이를 개선하는 활동을 통해서 품질관리 개선과 효율적인 작업공정의 계기로 작용하면서 사고를 감소시키는 결과를 얻는다. 이러한 과정에서 관리자와 근로자 간의 의사소통이 활성화되면서 회사의 각 조직에서 소통의 부재나 현재에 안주하려는 문화와 같은 나쁜 습관이 하나하나 바뀌어 나갔다. CEO의 강력한 의지와 산업재해 없는 안전한 사업장에 대한 근로자의 욕구가 ‘Safety First’ 문화 구축의 동력이 되어 안전경영 사례의 좋은 귀감을 만든 것이다.

성숙한 ‘Safety First’ 안전문화 정착을 위해서는 우선적으로 근로자를 포함한 모든 국민이 안전에 대한 인식을 함께해야 한다. 우리 사회의 모든 분야에서 어떠한 위험이 도사리고 있으며, 어떻게 하면 안전사고를 예방할 수 있는지를 정확하게 인식해야 한다. 이를 바탕으로 국가의 정책과 기업의 경영활동이 이뤄져야 한다.

이러한 인식 전환이 반복행동으로 나타나야 비로소 안전습관으로 형성될 수 있다. ‘10년의 법칙’으로 알려진 Malcolm Gladwell이 지은 책 ‘아웃라이어’를 보면 진정한 숙련자의 경지에 접어들기까지는 10년의 시간을 요구하고 있다. 불안전한 행동이 안전한 습관으로 전환되기 위해서는 한두 번의 일회성이나 형식적인 교육이 아닌 10년 이상의 꾸준한 교육과 노력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과거 자동차 안전벨트의 경우 초기에 단속을 피하기 위해 억지로 매던 것에서 벗어나 이제는 운전석에 앉으면 매는 것이 당연한 습관이 되었듯이 안전습관으로 정착돼야 한다.

이와 함께 긍정적인 상호소통이 지속되어야 한다. 적극적인 소통을 통해 근로자나 국민의 안전에 대한 인식을 전환시키고, 서로서로 안전의식과 행동을 점검하고 보완해줘야 한다. 안전하지 못한 상태 또는 행동을 보면 그냥 지나치거나 비난하기보다는 지적해서 올바르게 수행되도록 도와줘야 한다. 긍정적 마음가짐으로 상호소통이 이뤄질 때 비로소 안전문화는 향상될 것이다. 액자 속의 ‘Safety First’에서 벗어나 모두가 안전에 대해 정확히 인식하고, 안전습관과 상호소통을 통해 ‘Safety First’ 문화가 정착되도록 노력하자. 그래야만 사고 없는 기업과 사회가 되리라 확신한다.

최우진 SK종합화학 올레핀 공장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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