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전파수꾼]전략적 변화가 필요한 산재예방 정책
[안전파수꾼]전략적 변화가 필요한 산재예방 정책
  • 울산제일일보
  • 승인 2019.08.12 19: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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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6월 13~14일 양일간 고용노동부 울산지청, 울산시 남구청, 안전보건공단 울산지역본부가 공동주최하는 제4회 산업안전지식 공유장터가 울산 KBS홀에서 개최됐다. 산재예방을 위해 선진 안전문화 확산이 필수라는 공감대를 형성하기 위해서였다. 울산대학교도 안전 전문인력 양성기관으로서 학생들에게 안전의식을 고취하기 위해 처음으로 참여했다.

울산지역은 업무상 사고사망자가 매년 약 40명이 발생하다가 2017년과 2018년에는 22명으로 감소했다. 이는 울산지역 경제구조 변화로 중공업, 건설 등의 산업 프레임이 달라진데다, 2012년부터 고용노동부와 안전보건공단 등을 중심으로 이끌어 온 선진 안전문화 전파 운동으로 솔베이, 바커, 바스프, 듀폰 등 글로벌 선진기업들의 안전 노하우 공유가 큰 역할을 한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필자는 2017년부터 업무상 사망사고 발생 사업장에 대한 작업중지 해제 심의위원회에 참석해 왔다. 올해 들어 경기침체에 따른 저가 수주 경쟁이 치열해 적정 공사비와 공사기간이 고려되지 않아서인지 울산지역의 사망사고가 급증하는 추세다. 올해 6월말까지의 사고사망자 수는 10명으로 지난해 동기 7명보다 무려 43%가 늘었다. 그동안 중방센터 등이 추진해온 공정안전관리(PSM) 효과로 생산공정에서 발생하는 사망사고는 급격히 줄어든 반면 대부분 비공정 지역에서 사망사고가 발생하고 있다.

주요 사망사고 사례를 보면 제품창고의 상부에서 텐트를 교체하다가 추락, 화물이동용 엘리베이터를 수리하는 중 고정해둔 엘리베이터가 갑자기 하강하는 바람에 협착, 건물벽 높은 곳에 실리콘을 바르다가 고소작업대가 전도, 아파트 식수탱크 청소 준비하다 예상 밖의 지역으로 추락 등 다양했다. 이 사고들은 하나같이 안전시스템, 안전장치, 안전수칙, 안전교육 등 4중 방어벽이 모두 뚫린 결과물이다. 이 중 하나라도 작동했다면 사망사고는 아차사고나 경미사고로 끝났을 것이다.

사망사고 발생 사업장의 공통적인 문제점은 작업지역에 안전시스템을 갖추지 않았고 적합한 안전장치도 없었다는 점이다. 게다가 작업자는 임의적으로 “이 정도는 괜찮겠지”하며 최소한의 자기안전을 지킬 수 있는 안전수칙, 안전보호구 등을 준수하지 않았다. 가끔 중소기업에 안전을 지원하러 가보면 아직도 위험성평가를 하지 않은 곳이 많아 참으로 안타까웠다.

이제 정부와 기업은 산재예방 정책에 전략적 변화를 모색할 때다. 일률적인 처벌 위주의 정책에서 벗어나, 위험성 대비 예방활동을 소홀히 하는 사업장에겐 엄중한 벌칙을 적용하는 정책을 도입할 필요가 있다. 사망사고를 줄이는 데만 초점을 맞출 게 아니라 하인리히 법칙을 응용해 전 임직원이 현장 곳곳에서 발생하는 불안전한 행동과 상태, 아차사고, 응급처치사고 등을 빠짐없이 보고하도록 장려해야 한다. 또한 잠재 또는 현재된 위험요인들을 발굴하는 프로그램을 운영하여 예방활동을 열심히 수행했음에도 불구하고 산업재해가 발생한 현장은 오히려 하루빨리 사고를 수습할 수 있도록 적극 지원하는 정책을 펴야 한다.

오늘날 자율적인 안전경영은 기업의 무형자산의 일종으로 중요한 기업경쟁 우위 요소이며 기업 가치를 결정하는 요인으로 인식돼야 하지만 지금까지 국내 기업들은 그 중요성을 인식하지 못했다. 그러나 최근 들어 산업안전사고에 대한 사회적 인식의 제고와 이에 대한 정부의 처벌 강화에 따라 기업경영자들이 현장안전 혁신과 함께 안전 분야에 대한 투자를 늘리고 있는 점은 고무적인 현상이다. 자율적인 안전경영시스템(위험성평가 포함), 안전장치, 안전수칙 및 안전교육 등은 기업의 지속가능한 경영을 위한 필수요소가 되었다.

조직의 리더가 말이 아닌 행동으로 안전리더십을 발휘하면 그것을 바라보는 직원들의 생각과 행동이 바뀌고 습관이 바뀐다. 여기에 안전교육을 통해 안전의 가치를 깨닫게 되면 안전문화가 정착돼 그 조직의 안전수준이 올라간다. 사업장의 안전수준이 올라가면 사업장 전체에도 안정을 가져와 원가, 품질, 생산성이 향상될 뿐만 아니라 노사가 화합되고 회사 이미지가 좋아진다. 게다가 회사 경영성과까지 좋아진다는 것을 모두 잊지 말자.

박현철 울산대 산학협력단 교수, 前 한국솔베이(주) 총괄부공장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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