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신이 현실의 주인이 되는 삶
자신이 현실의 주인이 되는 삶
  • 울산제일일보
  • 승인 2019.08.07 20: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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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여 년 전만 해도 우리나라는 일하려는 의지만 있으면 밥 먹고 살만한 나라였다. 현재는 그때보다 훨씬 잘산다고 생각하지만 요즘 청년들은 다들 힘들어하면서 ‘헬조선’이란 말을 예사로 사용한다. 보는 것이 많아지면서 원하는 것도 많아진 것은 아닌지…. 그러나 분명 이상과 현실은 다르다.

작년에 유럽 출장을 두 번 다녀왔다. 두 번 모두 가는 곳마다 배낭여행에 나선 한국 젊은이들이 눈에 띄었다. 한번은 출장경비도 절약할 겸 파리에서 한인민박을 한 적이 있었다. 같이 투숙한 젊은이들에게 맥주 한잔씩 사주면서 말을 걸어보니 꿈과 현실의 괴리감을 배낭여행으로 달래는 것 같았다. 한 친구는 몇 개월 아르바이트를 해서 돈이 모이면 배낭여행을 떠난다면서 자신 같은 젊은이들이 많다고 했다.

젊은이들은 결혼과 미래는 이상과 현실의 괴리감으로 포기한 듯 현재를 즐기는 모습으로 비쳐졌다. 필자가 젊었을 때는 꿈도 못 꾸었을 일들을 하면서도 현실에 대한 불만족으로 자기 자신을 내버려두는 듯해서 듣는 내내 씁쓸했다. 대학 다닐 때 시가 좋아서 외운 서정윤 시인의 ‘홀로서기’가 있다. “…바람이 흔들린다고 모두가 흔들리도록/ 내버려둘 수 없다는 걸 깨닫기까지/ 얼마나 많은 것을 또 잊어야 했나?…” 주위의 여대생들에게 멋있게 보이려고 외웠지만, 사실 필자도 앞이 안 보이는 미래와 현실의 어려움이 있었다.

2000년 전 세네카의 유명한 격언 중 가난에 대한 지혜를 읽어보자. “가난은 가진 것이 너무 적다는 말이 아니다. 원하는 것이 훨씬 많다는 말이다.” 원하는 것과 가진 것의 차이가 커질수록 세상이 불만족스럽고 해결책보다는 당면한 문제에 더 무게중심이 옮겨간다. 안타깝지만 기성세대는 그들에게 큰 공감을 줄 수 없다는 것을 안다. 하지만 아리스토텔레스의 말을 전해주고 싶다. “청춘은 쉽게 기만에 빠진다. 희망을 빨리 품기 때문이다.” 젊은이들은 기대에 부응하는 노력과 절제의 시간 없이 희망하는 것을 얻기를 원한다.

필자는 언젠가 미래를 걱정하는 세 아이들에게 아빠가 살아온 이야기를 해주었다. “대학에선 물리학을 공부하고 싶었는데 할아버지 뜻대로 취직하기 좋은 공대로 진학했고, 졸업하면서 경제적 독립을 하라는 아버지 명령에 따라 무얼 하는 회사인지도 잘 모르고 취직을 했단다. 직장 초년시절에는 조직에서 야단 안 맞으려고 노력했고, 회사가 맞지 않았지만 그렇다고 마땅히 갈 곳도 없어 매일저녁 소주 한잔으로 스스로를 달래다보니 회사라는 사회에 적응이 되더라. 그래서 한 20년 다니니까 내가 회사인지 회사가 난지 모르게 되어 있더라.” 그러면서 “무엇을 해야 하고 무엇이 되고 싶은지, 크게 고민하지 말거라. 현실을 열심히 살면 뭐가 돼도 될 것이니 오로지 현실에 충실해라. 그러면 너의 미래는 자연스럽게 좋아진단다. 미래는 현재가 모여 이루어지는 결과물이지 현재와 미래가 따로 존재하는 것이 아니란다.”고 말한 기억이 난다.

기성세대가 젊은 세대에게 해줄 수 있는 ‘헬조선에서 헤븐조선’으로 선순환하는 조건에는 과연 어떤 것이 있을까. 독일의 철학자 니체는 “살아가야 할 이유가 있는 사람은 어떤 것이든 견뎌낼 수 있다.”고 했다. 사람들은 동기와 열망이 있으면 무척 어렵고 힘들어도 그것을 위해 전진한다는 뜻이다. 따라서 현재의 젊은이들이 현실을 회피하지 말고 자기 자신이 현실의 주인이 되는 삶을 살았으면 하는 바람이다. 세상은 썩 살만하다.





임 호 ㈜피유란 대표이사·공학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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