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남참게 방류에 대한 제언
동남참게 방류에 대한 제언
  • 울산제일일보
  • 승인 2019.07.28 21: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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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게는 게장을 담가먹는 가장 맛있는 게라고 해서 그런 이름이 붙었다고 전한다. 우리나라 동남쪽 하천에 주로 산다고 해서 ‘동남참게’라 불린다. 게는 야행성이다. 어릴 적 어른들을 따라 횃불을 켜고 손으로 잡았던 추억이 있다. 방류(放流)는 물고기나 게의 어린 것을 강물에 놓아주는 행위를 말한다.

《규합총서(閨閤叢書)》에는 ‘게’, ‘게 오래 두는 법’, ‘술이나 초로 게젓 담그는 법’, ‘소금으로 게젓 담그는 법’, ‘간장으로 게젓 담그는 법’, ‘게 굽는 법’, ‘게찜’ 등 게에 대한 기록이 나온다. 그중 ‘게’의 내용을 살펴보면. “게를 해(蟹)라고 일컫는 것은 늦여름과 이른 가을에 매미가 허물을 벗듯 껍질을 벗는 까닭에 해(蟹)라 하는 것이다. 포박자(抱朴子)에는 게를 무장공자(無腸公子)라 했고, 게의 성질이 옆으로 다니므로 방해(?蟹)라 하며, 십이성(十二星)에 해자(蟹字) 변이 있기도 하다.”라고 했다. 가정백과전서라고 부르는 《규합총서(閨閤叢書)》에 이토록 게의 다양한 내용을 기록한 것은 게가 우리의 삶에서 음식으로 친숙했기 때문이라고 생각된다.

울산시는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등딱지 크기 0.7㎝ 이상이고 전염병 검사에 합격한 건강한 개체들을 태화강 중류 굴화 징금 다리에서 방류했다. 2~3년간 성장하면 갑각길이 63㎜, 갑각너비 70㎜ 내외의 큰 게가 된다. 갑각은 둥그스름한 사각형이다. 이마에는 4개의 이가 있다. 집게다리가 크고, 앞면과 기부에 연한 털 다발이 있다. 4쌍의 걷는 다리는 가늘고 길다.

울산시는 2010년부터 동남참게 방류사업을 지속적으로 실천하고 있다.

“울산시는 하천의 생태복원과 내수면 자원 조성을 위한 2018년 동남참게 종자 방류 사업과 관련해 25일 태화강에서 동남참게 종자 9만1천 마리를 방류했다. 방류장소는 울주군 범서읍 굴화마을 주변 태화강 중류 2곳이다. 지난 4월 한국수산자원관리공단과 함께 방류적지를 미리 조사해 선정했다.”(본보. 2018.6.26-울산시, 동남참게 종자 9만1천 마리 태화강 방류) “울산시는 하천생태 복원과 내수면 자원 조성을 위해 24일 태화강에 어린 동남참게 10만 마리를 방류했다. 방류지점은 울주군 범서읍 굴화마을 인근 강 중류 2곳이다. 시는 한국수산자원공단과 함께 사전조사를 진행해 방류적지를 선정했다.”(본보, 2019.7.25-울산시, 태화강 중류 2곳에 동남참게 종자 10만 마리 방류)

울산시는 ‘하천의 생태 복원과 내수면 자원 조성’ 차원에서 동남참게 방류사업을 지속함을 밝히고 있다. 울주군도 동남참게 방류에 동참하고 있다.

“울산시 울주군은 친환경 생태하천 조성을 위해 30일 삼남면 수정마을과 언양읍 반천마을 인근 하천에서 동남참게 13만5천 마리(3천만원 상당)를 방류했다. 이날 방류한 동남참게는 전라남도 광양의 종묘장에서 구입한 것으로 방류용 종묘로 적합 판정을 받은 우량 종묘이다.”(본보, 2009.7.31-동남참게 13만 마리 방류) “군이 참게 새끼를 방류한 곳은 태화강 지천인 언양 반천교와 삼남 수정마을 하천을 비롯해 대곡댐 너머 두동면 대밀마을과 두서면 복안마을 하천에 모두 25만 마리를 방류했다.”(본보, 2013.7.23-댐에 갇힌 참게의 비운)

울주군도 동남참게 방류 이유를 친환경 생태하천 조성을 위함이라고 밝히고 있다. 복원(復元)은 원래 상태로 되돌리는 것을 말한다. 그러나 복원은 말같이 쉽지 않고 정말 어렵다. 특히 자연환경을 생태적으로 복원한다는 것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

“울주군 축수산과 관계자는‘동남참게 방류는 지역 하천의 생태 복원, 자원 회복을 통한 친환경 생태하천 조성을 위해 시작됐다’며 ‘하지만 참게 방류 지역을 모니터링한 결과 개체수를 거의 발견할 수 없어 앞으로 참게 방류는 하지 않기로 했다’고 말했다.”(본보, 2013.7.23-댐에 갇힌 참게의 비운)

지역 하천의 생태 복원, 자원 회복을 통한 친환경 생태하천 조성을 위해 시작한 동남참게 방류 사업이 쉽게 정착되지 않음을 짐작할 수 있다. 아직까지 게장 담갔다는 이야기를 들은 적은 없다. ‘농사는 머슴한테, 재산관리는 주인한테 물으라’는 속담이 있다. 전문성을 강조하는 속담이다. ‘밑 빠진 독에 물 붓기’라는 속담이 머릿속을 떠나지 않는다. 효과 없는 행위의 비유적 속담이다. ‘숲이 우거지면 새가 모인다’는 속담은 원인에 따른 결과를 말하고 있다.

과거와 현실은 다르다. 추억과 감정으로 접근하는 어리석음은 버려야 한다. 백로가 남쪽으로 떠나기 위해 먹이를 많이 먹는 시기이다. 동남참게 방류가 자칫 방사(放死)가 되지 않을까 심히 걱정된다.

뱁새는 숲이 건강하면 모여든다. 숲에는 먹이와 잠자리 그리고 둥우리를 지을 수 있기 때문이다. 우선적으로 할 일이 선행되어야 한다. 지역경제 활성화 차원에서 접근한다면 동남참게를 방류가 아니라 양식(養殖)할 것을 제언한다.

김성수 조류생태학 박사/울산학춤보존회 명예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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