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업무 정상화의 길
학교업무 정상화의 길
  • 울산제일일보
  • 승인 2019.07.15 20: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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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거와는 달리 요즘 학교에는 정말 많은 사람들이 근무하고 있다. ‘학교’라는 공간에서 학생들과 생활하는 사람들을 떠올려 본다면, 가장 먼저 학생들과 떼려야 뗄 수 없는 ‘교사’가 있다.

교사 모임에 학교장과 교감 등을 포함하면 ‘교원’이 된다. ‘교원’이라는 그룹에 행정실에 근무하는 행정직, ‘교육공무직’으로도 부르는 교무실무사(교무, 과학, 전산 등의 업무를 지원하는), 급식소에서 학생들의 식사를 조리하는 조리실무사 등 무기계약직까지 포함하면 ‘교직원’이 된다.

학교에서 아이들을 위해 근무하는 사람들은 교직원 외에 추가로 또 있다. 배움터 지킴이와 방과후 실무를 지원하는 방과후실무사, 특수실무사, 스포츠강사, 행정실의 실무사와 야간당직자 등 일반 시민들이 보기에는 이름조차 생소한 직종들이 꽤 많이 있다. 아마도 학교 현장에 근무하는 교사들 중에도 자신의 업무와 직접적인 관련이 없다면 정확한 명칭조차 알지 못해 헷갈릴 수도 있을 것이다.

학교에 이토록 다양한 직무와 직종의 사람들이 각각의 업무에 종사하게 된 것은 그만큼 학교 안의 업무가 다양하고 복잡해졌기 때문이라고 할 수 있다. 하지만 이런 결과가 나오게 된 일차적인 원인은, 개인적인 생각이지만, ‘정치적 문제’ 때문이 아닌가 한다. 사람들은 사회생활을 정치와 분리된 채 할 수 없다지만, 교육적 문제에 대한 정치적 시각의 개입은 일반적인 시선으로는 감당하기 어려울 만큼 복잡하고 촘촘하게 이어져 온 게 사실이다.

가장 최근에는 초등학교 6학년 사회교과서와 관련된 정치적 논쟁이 교원들의 목소리와는 무관하게 이슈화되었고, 자사고(자율형 사립고등학교) 중에서 교육과정을 입시 위주로 운영하다 재지정이 취소된 학교들에 대한 논쟁 또한 정치적 문제로 비화되어 사회적 갈등으로 표출되고 있다.

도입 당시부터 학교 현장의 의견에 귀 기울이기보다는 정치적 결정으로 도입된 돌봄교실과 방과후학교 운영은 현장의 교원들만으로는 도저히 진행하기 어려울 지경이다. 그뿐만이 아니다. 이런저런 이유로 도입된 각종 정책들을 추진하기 위해 임시직이나 계약직으로 또 다른 이들이 학교에서 함께 근무하게 되었다. 이런 식으로 학교에 들어온 공무직종만 무려 40여 가지나 된다고 한다. 이들 또한 학교에서 아이들을 위해 맡은 자리에서 묵묵히 땀 흘리며 열심히 일하고 있다. 현장의 교원들이 아이들과 수업을 하고 생활지도까지 하면서 해결하기에는 관련 업무가 너무나 방대하다. 따라서 이들의 도움이 없다면 여러 교육정책들은 추진하기조차 쉽지 않을 것이다.

지난 12일과 13일 교장, 교감, 교사 및 행정직·공무직을 대표하는 많은 분들이 가까운 경주에서 ‘학교업무 정상화’를 주제로 워크숍을 진행했다. 교사들이 아이들에게 수업과 생활지도 등에 좀 더 열정을 쏟아 교육의 본질을 더욱 빛낼 수 있도록 학교 업무를 조정하여 이해당사자들이 좀 더 서로를 이해하게 돕자는 취지로 마련된 자리였다. 학교업무 정상화를 위해 10년 전부터 준비하고 진행해온 강원도교육청의 사례도 들으면서 함께 허심탄회하게 이야기를 나누는 자리였지만, 솔직히 서로의 높은 벽이 더욱 실감날 수밖에 없었다.

그간 우리 교육청에서도 학교업무 정상화를 위해 부단히 노력해 왔지만, 서로에 대한 배려와 이해의 폭이 좁은 상태에서 일방적으로 진행되어온 것은 아니었는지 다시 한 번 겸허하게 되돌아보게 된다. 각자가 속한 조직의 이해도 중요하지만 우리 아이들과 교육의 본질을 위해 진행되는 학교업무 정상화를 위해서는 서로 배려하는 마음과 ‘다음 세대를 위해 우리 모두가 해야 할 일’이라는 책무성을 함께 가졌으면 하는 마음 간절하다.



김용진 울산시교육청 장학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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