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필의 ‘진솔함’으로 풀어낸 가족 사랑
수필의 ‘진솔함’으로 풀어낸 가족 사랑
  • 김보은
  • 승인 2019.07.07 21: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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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은영 울산문인협회장 4년만에 수필집 펴내‘병영성을 걷다’ 58편의 소소한 이야기 수록‘관심’·‘갈등’ 등 가족 주제로 한 작품 돋보여
저자 정은영 울산문인협회 회장.
저자 정은영 울산문인협회 회장.
‘병영성을 걷다’ 표지.
‘병영성을 걷다’ 표지.

 

수필은 작가의 경험이나 내면세계의 ‘진솔함’을 중요하게 여긴다. ‘진솔함’도 수필만이 가지는 차별성이자 수필의 가치를 부각시켜주는 요소이기 때문이다.

최근 이 같은 수필의 ‘진솔함’을 토대로 가족에 대한 사랑을 풀어낸 수필집이 나왔다. 울산문인협회 회장이자 수필가인 정은영씨가 4년만에 새로 펴낸 수필집 ‘병영성을 걷다’이다.

책에는 자주 병영성을 오르는 저자의 정감어린 시선부터 전통시장 내 유명 빵집을 둘러보면서 쓴 58편의 소소한 이야기가 실렸다. 특히 이번 수필집에는 ‘관심’, ‘갈등’, ‘하늘천 따지’ 등 가족을 주제로 한 작품이 돋보인다.

저자는 수필 ‘관심’에서 “밤에 화장실을 자주 가야하는 어머니는 오늘 새벽에 불도 켜지 않고 소파에 걸터앉아서 희미하게 비치는 울산종합운동장 가로등 불빛으로 시를 읽고 있는 것이다”며 팔십 노모에 대한 애정을 드러낸다.

또 다른 수필 ‘갈등’에선 “어머니는 매일 아침 두 개 또는 세 개, 나 혼자 먹을 만큼만 내놓을 것이 분명하다. 먹고 싶지 않을 때도 있지만 성의를 생각해서 먹다보면 잘 먹는다 싶어서 내놓는 개수를 늘릴 것이 뻔하다”며 사랑과 감사의 마음을 ‘갈등’이라 에둘러 말한다.

‘세대 차이’에서는 “아들의 새파란 젊음, 어중간한 중년의 나 그리고 팔순의 숨 가쁜 고비를 넘어선 어머니의 생각은 흔히 말하는 세대 차이 표준 같다”며 삼대가 오붓하게 살아가는 이야기를 풀어내기도 한다. 스키장을 가는 둘째 아들, 날씨 때문에 모든 일정을 취소한 저자, 눈 내리는 현재를 즐기는 노모 등 일상을 소재로 세대 차이를 보여준다.

아울러 책에는 시인이자 소설가인 이충호씨가 ‘사실적이면서도 성실한 마음의 글’을 주제로 쓴 작품 해설이 담겼다.

이씨는 “대부분의 글에서 저자는 성실하게 자신의 삶을 성찰하고 기록하려는 자세를 보인다. 이는 수필의 본질에 근접하다”며 “저자가 표현하고자 하는 가족의 사랑은 그럴 듯하게 포장되거나 요란스럽게 드러내는 것이 아니라 생활 속에서 말없이 서로를 이해하고 아끼며 때로는 안타깝게 느끼는 마음”이라고 해설했다.

저자는 “수필집이 나오기까지 여러 문우의 힘이 보태졌다”며 “평생 자식 걱정하시는 어머니와 늘 큰소리치고 잘난 척하는 남편을 잘 봐주는 아내에게 특별히 감사하다는 말을 전한다”고 출간 소감을 밝혔다.

경남 의령 출신인 저자는 1978년 현대자동차에 입사하면서 줄곧 울산에서 살았다. 지역 일간지 기자생활을 거쳐 울산예총 사무처장을 역임했고 현재 울산문인협회 회장을 맡고 있다. 2007년 문학지 ‘문학공간’을 통해 이름을 올렸다. 지은 책으로는 산문집 ‘부치지 못한 편지’, 수필집 ‘다방열전’, ‘액션 스피치’ 등이 있다.

‘병영성을 걷다’의 책 표지 글은 환웅 김진희씨, 표지화는 성진향씨가 참여했다.

김보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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