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화강십리대밭 활성화에 대한 기대
태화강십리대밭 활성화에 대한 기대
  • 울산제일일보
  • 승인 2019.06.12 22: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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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람이 스칠 때마다 사그락 사그락 소리를 내는 대나무는 그 곧은 줄기와 푸른 잎의 이미지 덕분에 굽힐 줄 모르는 꿋꿋한 선비의 지조와 절개를 상징하기도 한다. 대나무는 중국, 일본과 우리나라 남부지방에서 잘 자란다. 더욱이 줄기가 곧은데다 속이 비고 가벼워 광주리나 소쿠리, 부채, 이쑤시개, 죽부인, 돗자리 등으로 거듭나 우리 생활주변에서 다양하게 활용되고 있다.

대나무에는 규산, 마그네슘 성분이 들어있어서 음이온과 원적외선을 방출하기에 항균작용을 할 뿐 아니라 대나무 통으로 밥을 지으면 향이 음식에 스며들어 향미를 돋워 주기도 한다. 고기를 재울 때 대나무 통에 넣어 발효시키면 육질이 부드러워지고 콜레스테롤 수치도 낮아지는 효과도 있다고 한다.

대나무 중에서 가장 작은 조릿대의 잎으로 차를 만들어 마시면 면역력을 높여주는 것으로 전해진다. 또한 아미노산과 칼슘, 비타민B·K 등의 영양소를 고루 지니고 있고, 독성을 없애고 허약체질을 보하고 만성피로를 더는 데도 효과적이라고 한다. 특히 죽순 껍질은 친환경 방부제로 알려질 정도로 물을 깨끗하게 정화시킬 뿐 아니라, 피부미용에도 효과적이고 불면증 해소에도 도움이 된다고 한다.

국내 대나무 종류 가운데 왕대 속에는 왕대, 솜대, 맹종죽, 구갑죽, 포대죽이 있다. 또 신이대 속에는 조릿대, 제주조릿대, 섬조릿대, 이대, 신이대, 갓대, 섬대, 해장죽이 있다.

‘대나무’ 하면 수묵화에서 필력을 익히는 데 가장 적절한 소재가 되어 묵화를 그리는 화가들의 애정을 한 몸에 받는 식물이기도 하다. ‘몽우 조셉 킴’(Mongwoo Joseph Kim) 작가는 산들바람이 불어 대나무를 스칠 때 나는 그 잎의 소리는 어떤 악기보다 웅장하고 자연스러우며 아름답기 그지없는 영혼의 소리라고 했고, 그때부터 작품 활동을 더 잘할 수 있었다는 이야기도 있다.

도심에 태화강이 흐르고 강 양쪽으로 대나무가 군락을 이루고 있는 곳은 전국에서 울산이 거의 유일하지 않을까 한다. 그만큼 태화강 십리대밭은 전국 어디에 내놓아도 손색이 없는 훌륭한 관광자원이라고 생각된다.

태화강 십리대밭 다음으로 손꼽히는 대나무 명소는 전남 담양의 죽녹원일 것이다. 하지만 규모나 접근성 면에서는 울산 태화강의 십리대밭을 감히 따라올 수 없다고 자부하고 싶다. 그럼에도 관광 인프라나 콘텐츠 면에서는 울산이 담양을 따라잡지 못하는 것 또한 사실이다.

한국대나무박물관. 대나무테마공원, 대나무랜드, 한옥체험관, 한옥까페에는 넉넉한 주차공간이 있어서 좋다. 특히 한국대나무박물관에는 대나무 종류와 성장과정을 한 눈에 볼 수 있고, 세계 각국의 대나무 공예품을 두루 감상할 수 있으며, 대나무로 직접 활과 연, 총을 만드는 체험을 즐길 수도 있다.

지금 이 시대는 단순한 볼거리 관광이 아니라 오감을 만족시킬 수 있는 관광을 요구되는 시대다. 지난해 담양 죽녹원을 찾은 관광객 수는 96만명, 울산 태화강 십리대밭을 찾은 관광객 수는 222만3천명이라는 통계가 있다. 그렇다고 해도 태화강 십리대밭을 찾은 관광객들이 잠시 둘러만 보고 금세 떠나가 버리는 이유는 무어디에 있을까?

태화강생태관광센터를 31억원의 예산을 들여 지었다지만 반응은 그다지 신통찮은 것 같아서 안타깝다. 혹자는 주변을 둘러보아도 볼거리는 시원찮고, 기념품과 쇼핑거리는 별로이며, 태화강 십리대밭을 대표하는 특별한 먹거리도 없을뿐더러, 대형 관광버스는 진입조차 하기 힘들다고 혹평을 하기도 한다.

태화강 십리대밭과 주변 상권의 활성화를 위해서는 깊은 고민이 필요해 보인다. 중구 ‘옛 불고기단지’ 거리의 노상주차장을 없애서 차선을 넓히고, 현재의 일반인용 축구장을 대신할 대체축구장을 딴 곳에 새로 만드는 한편 현재의 축구장 자리를 주차장으로 개조하면 어떻겠는가? 아울러 관광객들이 하룻밤이라도 묵었다가 갈 수 있도록 저렴하고 다양한 숙박시설을 가까이에 많이 갖추면 어떻겠는가? 야간에 즐길 수 있는 다채로운 볼거리, 즐길거리도 개발할 수 있도록 머리를 싸맬 필요는 없겠는가?

태화강 십리대밭 관광 활성화를 진정으로 원한다면 근시적 안목이 아니라 미래지향적인 안목으로 접근하고, 관광객의 눈높이에 맞는 관광 인프라와 홍보 마케팅에도 적극 신경을 써야 할 것이다.

문병원 전 울산광역시의회 의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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