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론문화 현주소 보여준 ‘원로와의 대화’
공론문화 현주소 보여준 ‘원로와의 대화’
  • 울산제일일보
  • 승인 2019.06.11 20: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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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시가 송철호 시장의 취임 1주년을 맞아 각계 원로 130여명을 초청한 가운데 소통의 자리를 마련한 것은 매우 의미 있는 일이었다. 송 시장 취임 이후 처음 갖는 대화의 자리였다는 점, 그리고 대화가 대체로 격의 없이 오고갔기 때문이다. 11일 오전 10시 반부터 롯데호텔 크리스탈볼룸에서 ‘원로에게 길을 묻다’란 주제로 1시간 반 동안 진행된 토크쇼는 그러나 아직은 세련되지 못한 울산 공론문화의 내면을 들여다보는 것 같아 안쓰러웠다는 말이 들린다.

이날 토크쇼는 시가 의욕적으로 추진하는 핵심사업 7가지 즉 <울산 세븐-브리지(7-Bridge) 전략>을 송 시장이 간추려 설명한 다음 원로들의 질문을 받는 손서로 진행됐다. 송 시장은 이 7가지 전략을 다시 <첨단 신도시로 가는 4대 에너지 Bridge>(①부유식 해상풍력발전 ②수소경제 ③동북아 오일·가스 허브 ④원전해체산업)와 <더 살기 좋은 3대 행복 Bridge>(⑤백리대숲 품은 태화강 국가정원 ⑥울산 첫 국립병원 ⑦외곽순환도로와 광역철도)로 나눠 설명했다.

취재진에 따르면 원로들의 반응은 대충 두 가지였다. 박수가 나오는가 하면 야유가 쏟아지기도 했다. 초청여부를 원로들의 성향에 따라 정하지 않은데다 행사장 분위기가 격의 없었던 탓도 있었다. 야유는 몇몇 보수성향 원로들이 쏟아냈다. 시장의 설명이 아전인수 식이고 너무 장황하지 않느냐는 불만의 표시로 읽혔다. 일부 원로들의 질문태도도 문제라는 지적도 뒤따랐다. 진보성향 대통령과 시장에 대한 적개심을 질문 속에 담아낸 어느 정치인 출신 원로의 질문태도가 대표적이었다. 그는 질문이 아닌 정치연설 성격의 말을 길게 이어가다가 사회자의 제지를 받기도 했다.

이날 질문에 나선 원로는 모두 9명이었으나 시간제약으로 마이크를 잡지 못한 원로들도 적지 않았다. 일부 원로들이 질문시간을 남용한 때문이기도 했다. 앞으로는 바로잡아야 한다는 쓴소리가 그래서 나온다. 남의 발언기회와 인격도 배려하는 미덕을 갖추어야 한다는 지적도 그래서 나온다. 그러자면 자기주장을 최대한 억제하고 상대방을 예우하려는 마음가짐이 절대 필요하다. 11일에 있었던 소통의 자리는 그런 면에서 아쉬웠고 후한 점수를 주기 어려웠다는 뒷얘기도 들린다.

한마디로 ‘총체적 미숙’은 아니었는지 저마다 가슴에 손을 얹고 뒤돌아볼 일이다. 매끈한 진행과는 거리가 먼 사회솜씨. 시장의 스피치를 제때 따라잡지 못한 미숙한 화면처리, 박수를 왜 안 치냐고 원로들을 무안하게 만든 출연가수 등등…. 울산시장 취임 1주년 기념 토크쇼 ‘원로에게 길을 묻다’는 걸음마 수준에서 맴도는 울산 공론문화의 현주소를 적나라하게 보여준 것 같아 씁쓸한 뒷맛으로 남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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