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고래축제를 열며
울산고래축제를 열며
  • 울산제일일보
  • 승인 2019.06.06 18:53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일찍이 동해는 고래바다 경해(鯨海)였다. 물 반 고래 반, 고래들이 득실득실했던 모양이다. 질긴 줄의 대명사가 고래심줄이고 혼신을 다해 내지르는 소리를 고래고래라 했다. 두주불사는 술고래요, 고래싸움에 새우등도 터지곤 했다. 울산 앞바다 넘실대는 파도는 고래들의 우렁찬 용트림일 수 있고, 고래 관련 재담들은 울산서 비롯되었는지 모를 일이다.

얼마 전 장생포 태생의 한 노인이 흥미로운 일화를 전해주었다. 어린 시절 시간만 나면 발가숭이 차림으로 여름바다에 뛰어들곤 했다. 한참 헤엄을 치다보면 고래가 문득 동무처럼 곁에 나타나곤 했다. 그럴 때면 아이나 고래나 서로 경쟁하듯 나란히 헤엄을 쳤다는 것. 이쯤 되면 ‘고래바다’라 불러도 좋을 것이다.

대곡천 바위그림에서도 가장 문제적 형상은 고래로, 고래들의 갖은 생태가 생생하게 새겨져 있다. 인류의 첫 고래잡이 거보도 그런 지식에서 비롯되었을 것이다. 그것은 포경선과 작살, 낚싯줄의 선진 제작기술을 수반하고 꿈을 향한 개척정신과 탐구심, 모험심, 지혜 등의 눈부신 미덕들을 전제했을 것이다. 이른바 큐비니즘의 미학이 벌써 나타나고 육중한 북방긴수염고래 세 마리의 날렵한 몸놀림은 최초 싱크로나이즈의 증언일지도 모른다. 장생포 또 울산의 캐릭터는 누가 뭐래도 고래다.

2019년 울산고래축제가 장생포 고래문화특구에서 7일(금)부터 9일(일)까지 닻을 올린다. 스물다섯 관록을 자랑하는 국가육성축제이자 세계유일의 고래축제다. 고래테마 놀이콘텐츠 시설, 생태환경 캠페인에 음악이 어우러진 볼거리·즐길거리 넘치는 힐링페스티벌이다. 잔디구장의 그린페스타는 음악과 수제맥주로 힐링을 추구하고, 나무로 수제 고래장난감을 만들며, 고래 이야기가 담긴 야외 고래도서관도 운영한다.

고래챌린지런은 에어바운스의 장애물 달리기로 기념품을 증정하고 기부금을 적립해 고래와 생태 보호 기관에 기부함으로써 나눔과 환경을 실천케 하는 액티비티 체험을 제공한다. 반구대암각화 스탬프투어나 고래골든벨, 고래학교에서는 신바람 속에 고래와 암각화 관련 고급 지식들을 다투고 상품도 노린다. 장안의 유투버들을 만나볼 기회도 있다. 인터넷방송에서 유명한 와꾸대장의 BJ봉준이가 오고, 유튜브채널 퇴경아 약 먹자로 일백수십만 구독자 사랑을 한 몸에 받는 크리에이터 고퇴경도 온다.

‘키자니아인 장생포’는 아이들 프로그램이다. 동물병원, CSI, 119, 치과병원 등 다양한 직업 체험은 아이들에게 평생 잊지 못할 추억을 안겨줄 것이다. 포경금지 전까지 번성하던 장생포 옛 풍물은 연극배우들이 고래문화마을에서 펼쳐내는 ‘장생포1985’에서 생생하게 재현될 것이다. 고래마켓, 어수선마켓은 고래문화마을 등지에서 성황을 이룰 것이다. 다 울산을 대표하는 셀러들이다. 여수 밤바다보다 아름다운 장생포의 밤에 취하려면 바닷가 장생포차를 찾으면 된다. 야경 속 오사카타코며 오하요우텐동, 화봉동총각포차, 지아이인터네셔널이 저마다 소중한 사람과 함께하게 할 것이다. 다채로운 밥상과 안주상을 찾으려면 거대 천막 아래 장식당, 장생포식당으로 가면 된다.

에일리가 축하공연으로 개막식을 열어주고, 신유의 공연은 축제의 피날레를 장식해줄 것이다. 축제 동안 고래를 직접 찾아 나서는 고래바다여행선, 고래의 역사를 고스란히 담은 고래박물관, 돌고래를 볼 수 있는 고래생태체험관 등 전국 어디에도 없는 다양한 고래인프라가 시민과 국민을 맞이할 것이다. 고래와 생태의 보호와 공존, 그를 향한 사랑의 메시지를 담아 전국적 공감을 얻어낸 태화강의 러브웨일은 거기서 낳은 아기고래랑 조용히 함께 장생포 앞바다로 건너올 것이다.



이노형 고래문화재단 상임이사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