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인 막말 전성시대
정치인 막말 전성시대
  • 울산제일일보
  • 승인 2019.05.21 21: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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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정치의 현실은 여·야를 막론하고 차마 입에 담을 수 없는 막말과 험한 말로 서로를 헐뜯는 저급한 정치의 전성시대를 보는 것 같아 아쉽다.

관 속에 들어가도 막말은 말라 하는 속담이 있다지만 정치인들의 막말은 끝이 안 보인다. 상대방에 대하여 막말을 일삼는 것을 보면 굶주린 개들이 개밥 한 그릇을 앞에 놓고 서로 먹으려고 싸우는 이전투구로 보인다.

특히 법을 만드는 민의의 전당인 국회에서 민의를 대변하는 일부 국회의원들이 세상에 떠도는 유언비어나 막말, 저급한 언어로 자신들의 무지함을 드러내고 인격을 깎아내리는 것도 모자라 국제적인 망신을 사고 있다. 자신이 지닌 지위와 걸맞게 말이나 행동을 하는 사람은 국민들이 그 사람을 존경하고 인정을 해주지만 그렇지 않고 천박한 말과 행동을 한다면 그 사람은 지탄을 받아 마땅하다.

정치인들이 왜 이렇게 막말과 험한 말을 쏟아내는가에 대한 답은 간단하다. 내년의 총선을 겨냥하여 자신을 부각시키고, 공당의 공천을 받아 한 줌도 안 되는 권력을 지키기 위한 목적으로 보아야 한다. 비난에 대한 후폭풍이 닥치는 것은 나중의 일이라고 생각을 한다.

막말의 사전적 의미는 나오는 대로 함부로 하거나 속되게 말함 또는 그렇게 하는 말로서 ‘막소리’라고도 한다. 통상적으로 막말이란 근거가 없는 허위사실이나 과장, 비속어 사용 혹은 타인 폄훼 등 품위를 저해하는 말을 의미한다.

이러한 막말에 대한 독일의 경우를 살펴보면 과거사를 부정하거나 특정 집단에 대한 공개적 차별과 혐오발언, 인종, 민족, 종교 등에 대한 증오발언도 처벌의 대상이 된다. 이를 어길 경우 5천만 유로, 한화로 667억의 과태료를 부과하도록 법으로 명문화하고 있다.

정치인들의 도 넘은 막말이 우려스럽다. 도 넘은 ‘막말 정치’가 기승을 부리는 것은 내년 4월 총선을 앞둔 지지층 결집 차원이라 생각하지만 막말 정치는 혐오만 키우며 공멸을 부른다는 사실을 여야 정치인들은 명심해야 한다. 유권자는 어느 정당이 언제, 어떤 환경에서 무슨 말을 했는지를 반드시 기억하고 투표로 응답할 것이다.

최근 정치권의 막말을 보면 이들이 국가를 이끌 자질이 있는지, 내년 선거에서 표(票)를 달라고 할 수 있을지 의문이 든다. 정치인들의 말에 상대 진영에 대한 증오와 조롱이 가득 차 있어, 정치권 언어의 폭력성을 실감한다. 문제는, 상대를 무시하는 말이 거친 대응을 불러일으킬 뿐이고 막말의 악순환을 가져올 뿐임을 전혀 인식하지 못하고 있다는 점이다.

글은 인격을 감출 수도 있지만, 말은 말하는 사람의 품격을 거의 그대로 나타낸다고 한다. 철학자 ‘하이데거’는 언어를 <존재의 집>이라고 규정했다. 언어란 단지 타인과 의사소통을 하는 수단이나 개인의 내면 정서를 표현하는 수단이 아니라 존재가 머물고 존재가 세계와 만나는 곳이라는 의미였다.

국회의원을 포함한 정치인들이 막말하고, 호통치고, 상대의 말은 무시하고 자기 말만 하고선 정치가 국민으로부터 존경받고 신뢰받기는 힘들다. 정치인의 막말은 국민을 수치스럽게 하고 국가의 격을 낮추는 행위가 된다. 이렇게 막말을 일삼는 정치인이 스스로 물러나지 않는다면 국민의 신성한 권리인 참정권을 행사하여 다시는 자질과 능력이 없는 저급한 사람이 민의의 전당에 발을 붙이지 못하게 하여야 한다.

신영조 시사경제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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