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의력은 미래의 자산이다
창의력은 미래의 자산이다
  • 울산제일일보
  • 승인 2019.05.20 20: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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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일상생활에서 많은 말과 글을 사용하고 있지만 “멋지다”거나 “아름답다”는 표현을 할 때가 흔하지 않다. 창의력은 색으로 치면 아이보리색이며 사용하는 말로 치면 ‘사랑한다, 아름답다, 이쁘다’보다는 ‘멋지다’에 가깝다. 창의력의 선구자인 토렌스는 “당면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하여 새롭고 독특한 관점으로 문제를 보는 것”이라고 정의했다. 브레인스토밍을 제안한 미국의 오스본은 “일상생활에서 발생하는 문제점을 새롭고 독특한 방법으로 해결해가는 능력”이라고 했다. 또한 심리학자인 스텐버그는 “문제 상황에 대하여 적절한 해결책을 제공할 수 있는 능력”이라고 했다. 필자는 “창의력은 이 세상에 없는 새로운 것을 만드는 힘”이라고 말하고 싶다. 창의력은 결과에 대한 보상이 “멋지다”라고 할 만큼 만족감을 선사하기 때문에 개인이 느끼는 성취감은 매우 크다.

이런 창의력의 대표적인 사례가 현대그룹 창업자인 정주영 명예회장이 보여준 서산지역 간척사업장의 물막이 공사다. 기존에 해오던 대로 해안방파제의 둑을 양 끝에서 가운데를 향하여 막아온다면 최종적으로 만나는 부분에 이르러서는 급류와 파력 때문에 큰 문제가 발생한다. 덤프트럭으로 실어와 바다 속을 채우는 바위덩이나 토사가 계속 바다로 휩쓸려 가버리는 일로 고민하게 된다. 이 문제를 보고받은 정주영 명예회장은 “울산에 있는 폐유조선을 가져다가 막아보라”고 지시하여 주변사람들이 깜짝 놀란 적이 있다. 폐선은 엔진이나 각종 기기들이 오래되어 작동이 안 되는 배다. 그러나 지시받은 현대중공업 관계자들은 이 배를 예인선으로 울산에서 서산만까지 이동시켜 물막이 공사를 완성시킨다. 지금도 세상 사람들은 이를 “정주영공법”이라 기억한다. 바로 창의력에 의한 대표적인 공법이다.

“우리나라 역사상 가장 위대한 과학자는?” 대부분 세종시대의 장영실이 가장 먼저 떠오를 것이다. 발명가이면서 최초로 국가과학자 반열에 오른 입지전적인 인물이다. 노비의 신분으로 탁월한 창의력을 발휘하여 천문관측기, 거중기, 해시계, 물시계 등 수많은 발명품으로 국가에 봉헌한 바가 커서 세종대왕의 총애를 받고 높은 벼슬까지 제수 받은 인간승리의 표본이다. 또한 임지왜란 때 진가를 보여준 거북선을 건조한 이순신 장군도 있다. 중세기 세계사에서는 레오나르도 다빈치, 현대 미국의 스티브잡스, 일본의 오스미 요시노리 등 많은 사람들이 창의력에 의한 기발한 아이디어로 지구상에 새로운 물건이나 시스템을 탄생시켜 인류역사를 새롭게 만드는 데 크게 기여했다.

필자는 지금도 상의 안쪽에 수첩을 넣고 다닌다. 요즈음 세대는 스마트폰 하나로 모든 것을 해결하는 데 반해, 필자는 구식이긴 해도 아직 수첩을 많이 활용한다. 산업현장에 근무할 때에는 주변 사람들에게 늘 “무감각하게 다니지 말고 문제의식을 갖고 다녀라”고 권했다. 이 문제의식은 사회적 혹은 사상적인 문제의식이 아니라 “현장에 있는 현상이나 현물이 문제는 없는가?” 또는 “왜 그런가?”라는 의문을 스스로에게 계속 던지라는 것이다. 그저 손 안에 잡히는 정보 전달에만 익숙해진 상황에선 창의력을 기대하기 어렵다.

오늘날 많은 대학들이 앞 다투어 창의력 발상교육, 창의대학 개설 등으로 학생들의 창의력 향상을 위한 많은 프로그램을 교과과정에 편성하고 있다. 심지어 영국 앤드류 왕자는 한국을 개인자격으로 방문하여 젊은이들의 벤처기업 설립을 돕겠다고 한다. 이는 IT강국인 한국에 대한 투자유치의 일환일 수 있으나 한국 젊은이들의 창의력을 높이 본 것으로 이해된다. 이처럼 창의력은 미래를 밝게 해주고 주변을 후덕하게 해주며 본인에게는 행복감을 주는 단초적인 역할을 한다. 지금은 아이디어 하나만 가지고도 사업할 수 있는 길이 열려 있다. 개인의 능력 중에 창의력 발휘의 장래성을 보고도 은행이나 정부가 투자하기도 한다.

개인도 국가도 창의력을 많이 요구하는 시대가 되었다. 과거만 탓하지 말고 반성하면서 밝고 새로운 미래를 개척하자. 현재에 안주하지 말고 더 나은 미래를 향하여 미래의 주역인 젊은 인재들을 많이 길러내자. 젊은 인재들의 창의력에 의한, 더 높은 위치를 향한 대한민국 건설에 모든 역량을 결집하자.

이외찬 NCN 전문위원, 前 울산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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