잇딴 참사에 ‘청와대 불상’ 논란
잇딴 참사에 ‘청와대 불상’ 논란
  • 윤경태 기자
  • 승인 2009.02.10 21: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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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와대 뒷산에 봉안돼 있는 불상이 최근 논란거리가 되고 있다.

새정부 들어 각종 사고가 잇따르면서 민심까지 흉흉해지고 있는 가운데 괜한 오해거리가 될 수도 있는 청와대 뒷산의 불상이 좌불안석이 아닐 수 없을 것이다.

지난해 숭례문 화재 전소를 비롯해 올해 용산 화재참사 및 지난 9일 정월대보름날 발생했던 화왕산 억새태우기 참사 등 각종 사건사고가 끊이지 않자 청와대에 있는 불상의 안위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지난해 석가탄신일을 맞아 청와대가 사진 등을 통해 처음으로 공개한 이 불상과 관련, 15년전 세간에 일었던 유언비어가 다시 고개를 들고 있는 양상이다.

일각에서는 교회 장로인 이명박 대통령이 불교계를 홀대하면서 불상에 문제가 생긴 것 아니냐는 것이 논란거리의 발원지인 셈이다.

서울시 유형문화재 24호인 이 불상은 ‘석조여래좌상’이다.

학계에선 잘생긴 외모 덕분에 ‘미남불(美男佛)’로도 불린다.

이 불상은 김영삼 정권 시절 고초를 많이 겪은 것으로 유명하다.

지난 1993년 김영삼 정부가 들어선 이후 항공기 추락사고와 성수대교 참사, 충주유람선 화재 등 대형사건사고가 연달아 터지며 민심이 흉흉해지자 역시 기독교 장로였던 김영삼 당시 대통령이 청와대에 들어오면서 경내의 불상을 치워버려 각종 '육해공' 사건이 끊이지 않았다는 괴소문이 돌았다.

당시 청와대는 불교계와 기자들에게 불상이 아무 문제없이 건재하다는 것을 직접 확인해줬다. 단순 해프닝으로 끝난 셈이다.

석굴암 본존불과 같은 양식인 이 불상은 8세기 또는 9세기경 통일신라시대 작품으로 추정되고 있다.

경주 유덕사 터에서 출토된 것으로 알려진 이 석불은 일제시대 초대 총독인 데라우치가 1927년 총독부 관저를 신축하면서 청와대 뒷산으로 옮긴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석불은 대통령 관저 바로 뒷산에 있어 경호상 일반에 공개되지 않고 그동안 불교계 일부 인사들에게만 공개됐다.

이와 관련해 한 기독교 단체에서는 지난해 "이 불상은 원래 위치인 경주로 보내져야 한다"고 주장해 종교갈등의 중심에 놓이기도 했었다.

또 이 단체는 종교 평등입장을 주창하며 천주교의 성모상이나 개신교의 심자가 예수상도 함게 들어와야 한다며 목소리를 높이기도 했다.

이 불상은 서울시 문화재위원들이 주기적으로 청와대를 찾아 시 유형문화재인 이 불상을 살펴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으며 불상과 관련해 아무런 문제가 없다는 것이 관계자들의 한결같은 말이다.

공교롭게도 이 대통령의 종교가 불교가 아닌 것이 발단이 되어 불상의 안위가 염려스러울 수 밖에 없다는 것이 그냥 웃어 넘겨버리기엔 뭔가 앙금이 남아있을것 같다.

지난 김영삼 대통령 시절의 확인되지 않은 괴소문이 10여년이 흐른 지금에도 유사한 일들이 발생되면서 조금씩 불거지고 있는 양상이 무척이나 흡사하다는 생각이 든다.

여하튼 잇딴 참사로 인해 청와대 뒷산에 봉안돼 있는 불상이 때 아닌 홍역을 치르고 있는 것 같아 또 하나의 가쉽거리로 치부될 수도 있을 듯 싶다.

/ 윤경태 편집국 정경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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