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박’친 팰리세이드, 美 생산 가능성 있나
‘대박’친 팰리세이드, 美 생산 가능성 있나
  • 이상길
  • 승인 2019.05.02 21: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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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 4공장 주문적체… 출고까지 6개월 이상 걸려
현대차 관계자 “물량 증대 위한 다양한 방안 검토”
현대자동차의 팰리세이드가 국내시장에서 대형SUV판매 열풍을 일으키자 주문적체 해소를 위해 미국공장 생산설이 고개를 들고 있어 주목된다.

이는 현대차 생산현장 내부에서부터 흘러나오고 있는 이야기로 실제로 최근 금속노조 게시판에는 현대차 노조 조합원으로 추정되는 이가 팰리세이드의 미국공장 생산설을 언급해 눈길을 끌었다.

‘여명의 불꽃’이라는 아이디의 이 조합원은 “항간에 돌고 있는 소문에 따르면 팰리세이드 수요가 당초 예상치보다 훨씬 웃돌면서 울산 4공장 물량 중 북미물량을 미국 알라바마 공장에서 생산해야 한다는 얘기가 나오고 있다고 한다”고 말문을 열었다.

이어 “얼마 전까지만 해도 팰리세이드의 백오더가 4만대 수준이었는데 북미 판매가 시작되면 장기간 기다려야 차를 살 수 있다고 한다”며 “이 때문에 팰리세이드 생산량의 일부의 미국 알라바마 공장 이관 검토 소문이 일파만파 퍼지고 있다”고 덧붙였다.

특히 “팰리세이드는 기아차에서 양산 될 텔룰라이드와 더불어 현대기아차가 북미 전략차종으로 내놓은 상품”이라며 “기아차는 텔룰라이드는 국내생산 없이 미국 조지아 공장에서만 생산하고 있는데 현대차도 북미 수요대응이 늦어져서 텔룰라이드와 같은 방식의 현지 생산을 고려하고 있다고 한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국내공장 물량을 해외공장으로 넘기려면 단협 42조에 의거해 노조와 심의 의결하도록 돼 있다”며 “현재 (노조)집행부는 팰리세이드 북미공장 이관과 관련해 회사로부터 어떠한 입장을 전달받았는지, 얼마나 제대로 대응하고 있는지 궁금하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지난해 12월 출시된 팰리세이드는 지난달에만 6천583대가 팔리는 등 대형SUV시장은 물론 현대차 전체 내수판매를 견인하는 대표 차종이다.

실제로 지난달 24일 현대차 관계자는 경영실적 컨퍼런스콜에서 “팰리세이드의 올해 내수 판매계획은 총 2만5천대였지만 예상을 뛰어 넘는 인기로 1분기에만 1만8천여 대가 판매됐다”고 밝혔다.

현대차 영업소에 따르면 팰리세이드는 주문적체로 인해 주문 후 출고까지 최소 6개월 이상 소요되는 것으로 파악된다. 그러다보니 긴 출고 대기 시간으로 인해 고객 불만이 가중되고 있고 최근 들어 실제 계약 취소사례까지 발생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지역 한 영업소 판매원은 “팰리세이드의 경우 지난 1월 초에는 주문 후 4개월 정도를 기다렸지만 2월로 넘어가면서 6개월 이상으로 늘어났다”면서 “이 때문에 기다림에 지친 고객들이 취소를 하는 경우도 생기고 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현대차는 팰리세이드의 공급을 늘리기 위해 최대한 노력하고 있지만 생산설비 및 노사관계 등의 문제로 상황이 여의치 않다는 입장이다. 지난 3월에는 울산 4공장 노사가 스타렉스와 팰리세이드 간 투입비율 조정을 통해 기존 월 6천240대 생산에서 2천400대 증가한 월 8천640대를 생산키로 합의했지만 주문 적체는 더욱 가중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현대차 관계자는 “대형 SUV모델인 팰리세이드는 사실 국내보다 북미시장을 겨냥한 수출 전략모델이었다”며 “내수시장의 인기가 높다고 하지만 수출의 비중이 더 크다는 것을 감안했을 때 이를 커버할 수 있는 생산시스템이 구축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또 “울산 4공장이 특근 등을 통해 최대 생산에 나서고 있지만 국내 수요도 감당하지 못하고 있어 생산량 증대를 위한 다양한 방안이 검토되고 있다”고 밝혔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최근 이슈가 되고 있는 미국의 무역확장법이 현실화될 경우 팰리세이드의 미국 현지 생산은 불가피할 것”이라며 “국내 생산차량에 대해 25%의 고율 관세가 적용되면 사실상 미국 수출이 막히게 되고 팰리세이드를 비롯한 많은 차종이 미국 현지공장으로 물량이 넘어갈 것이라는 전망이 많은 게 사실”이라고 덧붙였다. 이상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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