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애인 바라보는 인식 변화·사회복지사 처우 개선 절실”
“장애인 바라보는 인식 변화·사회복지사 처우 개선 절실”
  • 남소희
  • 승인 2019.04.18 21: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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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 아름주간보호센터, 지역 첫 초중증 장애인 보호 센터市 전액 지원받아 7년째 위탁 운영“이들에게 장애 있다 생각지 않아초중증 장애인 센터 많이 생겼으면…”
18일 초중증 성인장애인 주간 보호시설인 중구 아름주간보호센터에서 사회복지사들이 초중증 장애인들에게 낮시간 돌봄서비스를 제공하고 센터 프로그램인 공놀이를 진행하고 있다. 윤일지 기자
18일 초중증 성인장애인 주간 보호시설인 중구 아름주간보호센터에서 사회복지사들이 초중증 장애인들에게 낮시간 돌봄서비스를 제공하고 센터 프로그램인 공놀이를 진행하고 있다. 윤일지 기자

 

울산시 중구 학성초등학교 바로 옆 골목에는 초중증 장애인을 돌보는 센터가 있다. 바로 ‘아름주간보호센터’다.

20일인 ‘장애인의 날’을 앞둔 18일 오후 아름주간보호센터를 찾았다. 초중증 장애인을 돌보는 곳은 울산에서 이곳이 유일하다.

입구에서부터 반갑게 맞이해 주던 박세은(48·여) 센터장은 “지적장애, 자폐가 있는 친구 15명과 함께 지내고 있습니다. 장애인 1명당 교사 3명이 돌보는데 솔직히 버겁죠. 사명감 없이는 하기 어려운 직업인 것 같아요”라며 운을 뗐다.

아름주간보호센터(이하 아름센터)는 2012년 개소 이래 올해 운영 7년째로 울산시 전액 지원으로 위탁 운영하고 있다. 아름센터는 지적·자폐성 중증 1급 성인장애인을 대상으로 낮시간 돌봄서비스를 제공하고 광역단체 중에서는 울산시가 최초로 시행하는 초중증 성인장애인 주간 보호시설이다.

센터에는 장애인 15명과 박 센터장을 포함해 6명의 사회복지사가 교사로 있다.

센터에 있는 장애인들은 장애등급 1등급 중에서도 초중증으로 2~3세 정도의 지능을 가졌다. 본능적인 감정표현을 제외하고는 정상적인 사고가 어렵다. 말을 배울 수 없어 반복적인 소리와 행동으로 감정을 표현한다.

낯선 사람을 가릴 법도 한데 연신 손을 잡으며 웃던 김사랑(52·가명)씨는 센터에서 나이가 가장 많다. 20대 박민우(가명)씨는 지적·자폐성 장애와 함께 시각장애도 갖고 있다.

이들의 하루 일과는 오전 9시 센터 등원으로부터 시작된다. 장애인들이 등원 후 사회복지사는 학부모와 주고받는 알림장을 살펴본다. 반복적인 행동으로 이뤄지는 프로그램 이후 오전 11시 40분부터 오후 1시까지 점심식사, 오후 3시까지 센터 내 개별 프로그램을 진행한다. 오후 6시 귀가 시간에는 사회복지사가 직접 운전해 장애인들을 집 앞까지 바래다 준다.

울산시가 연 840만원을 운영비로 지원하고 있지만, 연간 식비만 1천500만원이 나온다. 프로그램 강사비 마련도 어려워 후원으로 센터 운영을 꾸려가고 있다.

아름센터의 교사들은 돌발행동, 자학행동이 툭툭 튀어나올 때 가장 힘들다고 말했다. 센터 소속 사회복지사에게 코뼈 골절, 인대가 늘어나고 어깨가 빠지는 등의 부상은 일상이다.

박 센터장은 “아동이나 청소년은 비교적 갈 곳이 있지만, 성인 초중증 장애인들은 그렇지 못하다. 여러 돌봄 기관에서 거절해 결국 우리 센터로 오게 된다”며 “초중증 장애인은 돌발행동이 많은 편이라 젊은 사람은 오래 못 견딘다. 그래서 아이를 다 키운 40~50대 여성이 이 친구들을 돌보는 데 가장 적합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날 센터 프로그램으로 진행된 공놀이 프로그램에 함께 참여했다.

얼마 전 수업 중 장애 학생을 가르치다 팔을 다쳤다는 중구장애인체육회 소속 강사 이청정(33·여)씨는 “이들에게 장애가 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같은 인간이라고 생각한다”며 “우리가 안하면 누가 하느냐는 마음으로 강사일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가장 필요한 것은 장애인에 대한 인식개선이다. 이와 함께 초중증 장애인을 돌보는 사회복지사, 강사에 대한 처우개선도 절실하다”고 덧붙였다.

박 센터장은 “7년간 센터를 운영하니 힘든 것은 둘째 치고 아이들에게 적응하게 된다. 예전보다는 사회복지사가 인식도 좋아져 향후 전망있는 직업이 됐다”며 “초중증 장애인을 돌보는 센터가 많이 생겼으면 한다”는 바람을 전했다. 남소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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