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스토옙스키·톨스토이 매력은 깊이감·광대함”
“도스토옙스키·톨스토이 매력은 깊이감·광대함”
  • 김보은
  • 승인 2019.04.10 22: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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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울산과학기술원 윤새라 교수
울산과학기술원(UNIST) 기초과정부 윤새라 교수.
울산과학기술원(UNIST) 기초과정부 윤새라 교수.

 

“러시아문학의 진면목은 도스토옙스키와 톨스토이에게서 찾을 수 있죠. 많은 경험을 해보지 못한 20대는 강렬한 이야기의 도스토옙스키, 인생의 쓴맛을 알게 된 3~40대는 톨스토이의 책을 읽어보세요.”

19세기 러시아문학을 연구하는 울산과학기술원(UNIST) 기초과정부 윤새라 교수의 말이다.

지난 9일 남구 삼산동 교보문고 울산점에서 만난 윤 교수는 이같이 권하며 도스토옙스키와 톨스토이에 대한 이야기를 풀어냈다.

이날 그는 최근 펴낸 첫 저서 ‘도스토옙스키와 톨스토이: 장편소설 속 만남과 헤어짐’과 관련해 저자강연회를 개최했다.

윤 교수는 자신을 ‘도스토옙스키 덕후’라고 소개했다.

고등학교 재학시절 아버지가 사놓은 세계문학전집에서 처음 읽은 도스토옙스키의 작품 ‘백치’에 매료된 뒤 러시아문학 공부를 시작했기 때문이다. 대학도 도스토옙스키의 말로 읽고 싶어 노어노문학과에 진학했을 정도다.

반면 이 시절 톨스토이의 작품은 그에게 그다지 감명을 주지 못했다.

그는 “문학도로서 톨스토이는 좋아하기 힘들더라. 톨스토이의 작품 중 가장 저평가되는 ‘부활’을 가장 먼저 읽은 탓도 있지만 극적이지 않은데다 인간의 비루함, 이기심 등 현실의 모습이 그대로 반영돼 있어서 그랬던 것 같다”고 설명했다.

또한 “톨스토이는 도스토옙스키와 함께 러시아문학을 대표하는 인물이다. 도스토옙스키가 인간의 심연을 들여다보는 깊이감이 있다면 톨스토이는 또 다른 경지에 이른 광대함이 있다. 그의 작품은 인생 그 자체라 말할 수 있다. 여러 경험들이 쌓인 40대가 돼 비로소 이해한 부분이 많았다”며 “두 작가를 제대로 알려면 이들의 장편소설을 꼭 읽어봐야 한다”고 추천했다.

윤 교수는 두 작가에 대한 애정을 책 집필로 이어갔다. 일명 ‘도토리 프로젝트’. ‘동시대를 살다간 두 작가가 왜 만나지 않았을까’는 의문에서 출발한 프로젝트다.

울산과학기술원(UNIST) 기초과정부 윤새라 교수가 지난 9일 남구 삼산동 교보문고 울산점에서 저자강연회를 열고 저서 '도스토옙스키와 톨스토이'에 대해 소개하고 있다.
울산과학기술원(UNIST) 기초과정부 윤새라 교수가 지난 9일 남구 삼산동 교보문고 울산점에서 저자강연회를 열고 저서 '도스토옙스키와 톨스토이'에 대해 소개하고 있다.

 

2013년 여름부터 시작해 5년여 만에 책을 마무리한 그는 “홀가분함과 안도감이 든다”고 소감을 전했다.

그러면서 “일반 대중과 소통하고 많이 읽혔으면 했다. 그러나 이름을 걸고 낸 첫 책이다 보니 인지도 등 복합적인 요인으로 인해 출판이 힘들었다. 하지만 이젠 다음 책은 더 잘 쓸 수 있을 거라는 자신감이 생겼다. 다른 관점에서 두 작가를 비교하는 프로젝트를 조만간 다시 시작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윤 교수는 앞으로 울산에 터를 잡고 살면서 연구자로서의 책임, 울산시민으로서의 역할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그는 “1년 반 전 정년을 보장하는 영연직 심사에 통과했다. 여유가 생겼지만 그만큼 책임감도 생겼다. 살아남기 위한 연구가 아니라 제대로 인문학 공부에 매진하고 싶다. 지역과 함께 시너지를 낼 수 있는 여러 활동들도 추진할 것”이라고 말했다.

윤새라 교수는 강원도 춘천에서 태어나 생후 3개월부터 초등학교 2학년까지 울산에서 성장했다. 고려대학교 노어노문학과를 졸업한 뒤 미국 앤디애나주립대학교에서 박사학위를 받았다. 현재 울산으로 돌아와 UNIST 기초과정부 부교수로 재직하고 있다.

김보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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