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서관주간, 봄향기 속으로 설레는 책소풍
도서관주간, 봄향기 속으로 설레는 책소풍
  • 울산제일일보
  • 승인 2019.04.10 22:35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지역 문화공동체로 자리매김한 도서관

벌써 오래 전 일이다. 주말 저녁 ‘책, 책, 책을 읽읍시다’라는 예능프로그램이 방영된 적이 있다. 당시 이 프로그램은 ‘책 읽는 사회문화재단’ 후원으로 어린이전용도서관인 기적의도서관 건립 후보도시를 선정하고 있었다. 어느 주말 저녁이었다. 텔레비전에서 ‘울산광역시 북구’를 외치던 사회자의 목소리가 들렸다. 아직도 그 말이 귀에 쟁쟁하다. 그리고 북구에는 ‘기적의도서관’이 들어섰다.

1997년 울산광역시 승격과 함께 신설된 북구에는 울산교육청 산하 공공도서관이 없었다. 2003년 첫 구립도서관인 기적의도서관 개관을 시작으로 북구에는 7개의 구립도서관과 13곳의 네트워크 작은도서관, 20곳의 등록 작은도서관이 잇달아 문을 열었다. 집에서 걸어서 10분이면 도서관을 갈 수 있게 됐고, 도서관은 지역문화공동체 역할을 충실히 하고 있다.

◇도서관주간 도서관으로 떠나는 봄나들이

해마다 4월이면 도서관주간 행사가 마련된다. 봄꽃들이 사람들의 발걸음을 봄 풍경 속으로 재촉하지만 도서관에서의 봄나들이도 나쁘지 않다. 미세먼지로부터의 탈출은 덤이다.

올해 도서관주간은 ‘도서관, 어제를 담고 오늘을 보고 내일을 짓다’를 슬로건으로 12일부터 일주일간 도서관별로 다채로운 프로그램을 선보인다.

7개 구립도서관마다 다양한 주제로 특색 있는 프로그램과 전시, 강좌 등이 주민들을 기다리고 있다. ‘도서관에 봄 내 마음에 봄’, ‘꽃 피는 봄, 책 피는 도서관’, ‘도서관에서 쉬어가기’, ‘봄향기 속으로 설레는 책소풍’, ‘봄날 마음 여행’, ‘미래가 온다. 헬로우 로봇’, ‘지구를 지켜라’ 등 도서관별 주제도 다채롭다.

봄과 어우러진 ‘도서관 꽃으로 피어나다-원화전시’를 비롯해 온가족이 참여할 수 있는 책사랑 나눔장터, 창의로봇 만들기, 어린이를 위한 벌룬&버블쇼, 뮤지컬, 인형극, 작가와의 만남, 꽃을 직접 만지면서 지친 심신을 달래줄 플라워박스 만들기, 석고방향제 만들기를 도서관에서 만날 수 있다.

농소1동도서관에서 열리는 책사랑 장터는 해마다 주민들의 반응이 대단하다. 중고도서를 사고팔고 교환하며 책에 대한 애정을 마음껏 뽐낼 수 있는 시간이다. 지난해는 행사 당일 비가 내렸음에도 1천여명의 주민이 찾아와 주었다.

기적의도서관에서는 자연과 함께 책을 읽으며 사색할 수 있는 테라스 도서관을 운영한다. 봄기운을 느끼며 책을 읽을 수 있는 좋은 기회다.

아이들이 좋아하는 로봇이라는 이색 주제도 있다. 로봇 관련 저서의 저자와의 만남, 창의로봇 만들기, 로봇 관련 추천도서 목록 배부도 진행한다. 환경에 대해 생각해 볼 수 있는 시간도 있다. 재활용 진공청소기를 만들어보고, 환경과 관련된 동화를 읽고 독후활동으로 딸기보틀케이크를 만드는 체험활동도 준비돼 있다.

◇우리 동네 최고의 문화공간, 도서관

울산은 대한민국 산업수도로 우리 경제의 심장 역할을 했다. 성장은 거듭했지만 문화인프라는 제때 갖춰지지 않았다. 부족한 문화인프라를 확충해 달라는 주민 요구는 해를 거듭할수록 늘어갔다.

지역도서관의 양적·질적 성장은 주민들의 문화인프라 욕구를 충족시키는 데 일정부분 역할을 했다. 주민들은 집 가까운 곳에서 도서관을 접하며 삶의 질을 높여 왔다. 걸어서 10분, 도서관은 변화를 거듭하고 있다.

도서관에서 책을 읽는 어린이의 초롱초롱한 눈빛에서, 천아트를 하고 있는 주부들의 재빠른 손놀림에서, 어린이에게 동화구연을 하는 할머니의 다정다감한 모습에서, 책 수선과 정리작업을 하는 자원봉사자들의 얼굴에 맺힌 땀방울에서, 열람실에서 늦은 밤까지 공부에 몰두하는 학생들의 모습에서, 도서관이 주민들에게 점점 가까워지고 있음을 느끼고 있다.

올해 도서관주간 행사도 함께여서 좋고, 같이해서 좋은 설레는 책 소풍이 되기를 기대해 본다.

박경천 북구 농소1동도서관 주무관


인기기사
정치
사회
경제
스포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