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칭찬은 가정과 나라도 변화시킬 수 있지요
“칭찬은 가정과 나라도 변화시킬 수 있지요
  • 김정주
  • 승인 2019.04.09 20: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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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병곤 칭찬문화운동가·목사
유병곤 칭찬문화운동가 ·목사.
유병곤 칭찬문화운동가 ·목사.

 

밥상머리교육 부재→칭찬 메마른 사회

어떤 이들은 이렇게 빈정거리기까지 한다. “‘나는 당신을 사랑합니다.’가 경상도 사투리로 ‘내 아를 낳아도.’라니 더 말해 무엇 하랴”고…. 경상도 남정네라면 “일부는 맞고 일부는 틀리다”고 항변할지 모른다. 어찌 보면 이 모두 ‘칭찬문화’에 대한 밥상머리교육의 부재가 낳은 문화현상의 한 단면일 수도 있다.

그래서일까, 울산이란 텃밭에 칭찬문화의 씨앗을 한 번 뿌려 보겠다고 나선 사람이 있다. 그는 스스로를 ‘칭찬문화 운동가’라고 스스럼없이 말한다. 교인들이 불러주는 직함이야 ‘목사님’이지만 칭찬문화에 관한 얘기라면 ‘전도사’란 호칭도 굳이 마다하지 않는다. 텃밭이 하도 메말라 아직 뿌리내리는 일은 엄두 밖일 터이니 ‘칭찬문화 전도사’란 호칭이 더 잘 어울릴지도 모른다.



청소년 거친 말 자극…‘칭찬박사’ 도전

경북 울릉군 현포리가 고향인 유병곤 새울산 침례교회 목사(63). 그에게는 직함이 몇 개 더 있다. 시인(상록수문학 등단, 목산문학 동인), 칼럼니스트(울산제일일보, 침례신문), (사)나눔과 기쁨 울산연합회 공동대표, 그리고 ‘칭찬박사’와 ‘칭찬문화 운동가’가 그것이다. 목회 못지않게 집필에도 관심이 많아 저서도 2권(‘행복한 목자의 행복 이야기’. ‘유머 에세이’)이나 펴냈다.

유 목사를 ‘칭찬박사’로 부르는 이유가 있다. 칭찬박사협회 김기현 회장이 주도하는 칭찬대학교(=칭찬평생교육원)의 ‘칭찬박사 1급 강사’ 제1기 과정을 성실하게 마치고 지난해 12월 6일 학위 수여식까지 거쳤기 때문이다. 매년 7월 7일을 ‘칭찬의 날’로 정하고 지난해 그날 국회의사당 의원회관 대회의실에서 제1회 ‘세계칭찬의 날’ 선포식을 갖기도 했던 이 교육원의 표어는 “미소로 인사하고 대화로 칭찬하자!”

유 목사가 ‘칭찬박사 1·2·3급 강사’ 과정을 모조리 마친 것은 목회자로서 느낀 바가 많은 탓도 있다. “요즘 우리 아이들에게 꼭 필요한 건 언어순화와 칭찬문화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남녀 중고등학생들이 쓰는 말, 한 번 들어보세요. 안하면 대화가 안 될 정도로 욕을 많이 하는 것 같아요.” 그러면서 예를 든다. 요즘 아이들이 예사로 거칠게 주고받는 말들이다. “아 X발년, j나 깨우네.”(수업시간에 자는 학생을 선생님이 깨웠다고 불평하는 말) “j나 맛있네, X발.”(초등학생이 분식집에서 음식 맛을 표현하는 말) “X새끼들이 뒤질라고.”(여중생이 남학생들을 욕하는 말)

“이대로 가다가는 정말 큰일 나지 않겠어요? 그래서 결심한 겁니다. 아무리 바쁘고 서울까지 갔다 온다 해도 칭찬교육만큼은 꼭 받아야겠다고 말입니다.”

사실 청소년들이 일상으로 접하는 언어 환경은 입에 올리기조차 낯부끄럽고 한심스럽다. 유 목사가 실증적인 사례를 들려준다. “2015년 여성가족부 설문조사 결과를 보고 학생 73.4%가 심한 욕을 한다는 것을 알았고, ‘추적 60분’을 보고 청소년 68%가 인터넷이나 SNS에서 욕설 악플에 죄책감을 전혀 안 느낀다는 것을 알았습니다.”

 

김기현 칭찬대학교 총장과 유병곤 목사(오른쪽).
김기현 칭찬대학교 총장과 유병곤 목사(오른쪽).

 

“비난문화, 멸망으로 이끄는 지름길”

칭찬박사에 대한 도전 의욕을 불붙게 한 또 하나의 자극제가 있다. 우리 사회 특히 정치계에 독버섯처럼 만연해 있는 ‘비난문화’다. 유 목사의 언성이 이 대목에서 다소 높아진다. “우리나라 정치인들이 전을 펴는 토론회나 청문회, 선거유세만 해도 그렇지요, 상대방을 비난하는 말로 넘쳐나지 않습니까? 상대방을 존중하고 칭찬하는 일은 가물에 콩만큼도 안 보입니다. 그래 놓고도 어찌 아이들을 나무랄 수 있겠습니까?”

그러면서 덧붙인다. ‘비난만 하는 잘못된 문화는 서로를 멸망의 절벽으로 이끄는 지름길’이라고…. “칭찬문화 운동이 그래서 필요한 겁니다. 비난하는 문화를 바꾸어 나가야지요. 훌륭한 점은 인정하고 잘한 것은 칭찬하고 잘못한 것은 건전하게 비판해야지, 악의적으로 비난하는 것은 옳지 않습니다.”

그는 이런 생각을 설교에서도 곧잘 전한다. 설교에서는 칭찬을 권면하는 성경말씀이 빠지는 일이 없다. 대표적인 것이 잠언 27장 21절 말씀이다. “도가니로 은을, 풀무로 금을, 칭찬으로 사람을 단련하느니라,”

잠언은 3월 5일 월례회에서도 인용했다. 그러면서 말했다. “멋진 교회에서 멋진 분들을 만나니 행복합니다. 옆에 계신 분에게도 ‘반갑습니다. 아주 멋있어 보입니다.’하고 말합시다.…한국 사람들은 세계 어디를 가도 지식수준, 손재주, 열정, 부지런함 어느 것도 뒤지지 않습니다. 서로 비난하지 말고 칭찬만 좀 하면 반드시 1등 국민이 될 것입니다.”

그의 이 같은 메시지는 새울산교회 교우들에게만 건네는 게 아니다. 울산 극동방송, CTS-TV, CBS방송 운영위원 예배에서도 건네고, 신문칼럼이나 SNS로도 전한다. 뒤끝에는 이런 말이 꼭 들어간다. “칭찬문화 운동은 목사님들이 교회를 중심으로 해야 합니다.”

‘제1회 세계 칭찬의 날 선포식 및 대한민국 창찬대상 시상식 ’이 지난해 7월 7일 국회의사당 의원회관 대회의실에서 열렸다.
‘제1회 세계 칭찬의 날 선포식 및 대한민국 창찬대상 시상식 ’이 지난해 7월 7일 국회의사당 의원회관 대회의실에서 열렸다.

 


“사촌이 논사면 기립박수 쳐주자”

칭찬과 격려의 말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보여주는 본보기 사례로 유 목사는 미국의 벤 카슨 박사(소아신경외과 의사, 존스흡킨스 대학병원) 얘기를 소개한다. 벤 카슨은 세계 첫 샴쌍둥이 분리수술에 성공, ‘신의 손’이라는 별명을 얻는다.

어두운 성장기를 보낸 흑인소년을 세계적 권위의 의사로 만든 것은 그의 어머니 소냐 카슨이 끊임없이 들려준 칭찬과 격려의 말이었다. “난 우리 아들을 믿는단다. 넌 노력만 하면 무엇이든 할 수 있어!” 좋은 일을 간절히 바라면 이루어진다는 ‘피그말리온(pygmalion effect) 효과’를 몸소 입증해 보인 것.

그는 칭찬의 힘에 대한 믿음을 버리는 일이 없다. 한 번은 ‘행복한 가정’을 주제로 한 다음의 설교로 교우들을 즐겁게 했다. “아내가 시장가서 맘 먹고 옷 하나를 사 왔다. 저녁에 입고 남편에게 보여주며 ‘오늘 시장 갔다가 하나 샀는데 어때!’하고 물었더니 남편이 하는 말, ‘그것도 옷이라고 샀어? 그리 물건 고르는 눈이 없어.’ 그러자 열 받은 아내가 맞받아 하는 말, ‘그래서 당신 같은 사람 골라 요 모양 요 꼴이다.’ 그 말 대신 ‘당신은 뭘 입어도 예뻐. 백화점 가서 하나 사지 그랬어.’라고 했더라면…. 오늘부터 달라지자. 나부터 달라지자. 우리 같이 달라지자. 아멘.”

또 한 번은 이런 설교도 들려주었다. “우리말에 ‘사촌이 논을 사면 배가 아프다’는 말이 있다. 남이 잘 되는 걸 배 아파하는 민족이다. 이제는 우리도 칭찬 잘하는 사람이 되자. 사촌이 논을 사면 기립박수를 쳐주고 형제가 땅을 사면 파티를 해주자. 아멘.” “가정에서부터 칭찬하는 습관이 들면 직장에서도 교회에서도 동네에서도 칭찬하는 사람이 된다. 따라하자. 돈 안 드는데 칭찬도 못하나. 노는 입에 칭찬하자. 칭찬은 인생과 가정과 교회와 나라를 변화시킬 수 있다. 할렐루야!”

경북 울진 출신 동갑내기 임연화 여사와의 사이에 유은혜(37), 유명한(34) 두 자녀를 두고 있다. 교회 일로 하루 24시간이 모자랄 지경이지만 ‘칭찬문화 운동’을 확산시키겠다는 일념으로 밤잠 설치는 날이 늘어나고 있다.

글= 김정주 논설실장·사진= 장태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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