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 유치 관광정책, 아직도 걸음마?
외국인 유치 관광정책, 아직도 걸음마?
  • 울산제일일보
  • 승인 2019.03.24 21: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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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인 관광객은 빠른 속도로 늘어나는데 이들을 하룻밤이라도 묵고 가게 할 관광정책은 걸음마 수준이다.” 본보 취재진이 최근 외국인 유치에 초점을 맞춰 진단한 울산시 관광정책의 현주소다. 사실이라면 안타깝다. ‘2017 울산관광의 해’를 전후로 ‘관광 울산’을 요란스레 홍보하던 때가 엊그제 같은데 아직도 그런 수준이라니…라는 소리를 ‘볼멘소리’로만 치부할 수는 없다.

그렇다면 울산이 국제관광도시로 발돋움하는 데 걸림돌이 되는 문제점은 어떤 것인가? 취재진은, 여러 요인 중에서도, 외국인 관광객의 취향을 저격할 맞춤형 노하우의 부재와 ‘인바운드 여행사’에 대한 지원 부족을 지적한다. 그러면서 전자의 사례로 서구인이 불편하게 여기는 ‘좌식(坐式) 식습관’을 손꼽는다. 비록 한 가지 사례에 대한 지적이지만 이는 틀린 말이 아니다. 역지사지(易地思之)의 마음가짐이 모자란 가운데 주먹구구식 접근 방식에 매달린 결과가 아니고 무엇인가?

사실 역지사지는 외국인, 내국인을 불문하고 관광객 유치의 기본 중 기본 원칙이라고 생각한다. 언젠가 본란에서 지적한 바 있지만, ‘할랄 음식’이 아니면 고개를 돌리는 이슬람문화권의 관광객들을 맞이할 때 가장 중요한 것은 그들의 계율을 존중하고 그들의 입맛에 맞는 음식을 제공하는 일이다. 그럼에도 울산시는 ‘관광여행사에 대한 인센티브’ 말고는 변변히 수용한 제도가 없는 것으로 비쳐진다. 겉보기에 그런 것인지, 사실이 그런 것인지는 울산시 자신이 스스로 진단해볼 일이다.

경유형 관광이 아닌 체류형 관광을 위해서는 어떤 대안을 마련하는 것이 바람직한지는, 지금부터라도 원점에서 다시 출발하는 자세로 고민하기 시작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 우선 공무원 중심이 아니라 관계전문가와 관광업계 종사자, 그리고 주민들이 같이 머리를 맞대는 ‘민간주도’ 및 ‘주민참여’를 큰 틀로 삼아 판을 새로 짜는 일이 시급하다고 생각한다. 훌륭한 밑그림이 완성될 수 있도록 5개 자치구·군과도 손을 맞잡고 연담체계를 갖추는 한편 다른 시·도의 모범사례도 잘 눈여겨보고 선별적으로 수용·접목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

특히 눈여겨볼 것 중의 하나는 이웃 부산시의 ‘테마형 관광객 유치’ 작전이다. 25일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서 관광설명회를 갖는 부산시가 주안점을 두고 있는 대목은 한류, 뷰티, 힐링, 축제 등 부산의 우수한 관광콘텐츠를 활용해 동남아 관광객을 위한 맞춤형 특화상품을 꾸준히 개발하는 일이다. 아울러 할랄 음식점 인증을 확대하고, 동남아 관광객들이 부산을 찾을 때, 불편함이 없도록 기도실을 갖추는 등 수용태세를 개선해 나가는 것도 계획 속에 포함돼 있다. 이른바 ‘부·울·경’이 어깨를 나란히 할 것은 단체장들이 만나 정치적 연대나 해서 될 일이 아니다. 글로벌 관광 분야에서도 손을 잡아야 할 것이다.

울산시가 집계·분석한 대로 울산을 찾는 외국인 관광객이 빠른 속도로 늘어나는 마당에 쓴 소리를 건네는 것은 다른 뜻이 아니다. 주마가편(走馬加鞭)이란 말이 있듯 ‘관광 대박’의 꿈을 속히 이루게 되기를 진심으로 바라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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