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강업계 조선용 후판 가격인상 큰 부담”
“철강업계 조선용 후판 가격인상 큰 부담”
  • 김규신
  • 승인 2019.03.07 20: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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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가 인상으로 수익성 회복 못해, 조선업계 “상생 위해 인상 자제를”

한국조선해양플랜트협회가 조선 시황 회복 지연 속에 국내 후판 가격이 계속 상승하면서 조선업계에 큰 부담을 주고 있다며 후판 가격 인상 자제를 요청했다.

7일 협회에 따르면 세계 선박 발주량이 2017년 2천800만 CGT에 이어 지난해 3천180만 CGT를 기록, 역대 최저치에 근접했던 2016년(1천340만 CGT) 이후 점진적인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하지만 최근 6년간 평균 발주량인 3천725만 CGT를 여전히 밑돌고 있어 본격적인 회복기에 접어들었다고 보기는 어렵다.

이런 가운데 조선용 후판은 2016년 하반기부터 5반기 동안 t톤당 약 30만원 인상했다.

올해 상반기에도 조선 시황 회복, 원자재 가격 상승 등의 이유로 철강업계는 후판 가격 인상을 요구하고 있다.

철강업계는 최근 t당 80 달러 후반까지 일시적으로 급등한 철광석 가격이 비교적 안정세를 보였던 지난해에도 조선 시황 회복과 실적 정상화를 이유로 후판 가격을 인상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해 3분기까지 주요 철강사는 매출액 41조1천억원, 영업이익 3조7천억원을 기록한 반면 현대, 대우, 삼성 등 조선 3사는 매출액 16조2천억원, 영업이익 2천600억원을 기록했으며 특히 현대중공업, 삼성중공업은 큰 폭의 적자를 기록했다.

세계 경기 침체가 계속되는 가운데, 중국의 철강 수요 감소 및 감산 완화 정책 등으로 철강 공급량은 늘어나고 있다. 이러한 추세에서 지난해 하반기 중국 후판가 하락은 중국조선소의 경쟁력을 강화시켜 국내 조선업계의 원가 경쟁력을 더욱 약화시키고 있다는 게 협회의 설명이다.

최근 조선업계는 이러한 상황을 감안해 5반기 연속 후판 가격을 인상한 만큼 인하를 요청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신조선가의 더딘 회복 역시 현재의 어려움을 가중시키고 있다. 클락슨 선가지수는 2014년 138, 2017년 123을 기록한 후, 올해 1월 말 현재 130으로 예상보다 상승 속도가 느리다.

국내 조선업계 주력제품인 대형유조선의 경우 2014년 말 9천700만 달러였던 신조선가가 올해 1월 말 현재는 9천300만 달러 수준에 그치고 있다.

국내 철강사 역시 대외 통상문제 및 자동차, 조선 등 주요 국내 수요산업 침체 등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으나 적자 품목이었던 후판 제품은 5반기 연속된 가격 인상을 통해 일정 수준의 이익을 거두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협회는 올해 조선 3사 후판 소요량은 510만t 내외로 예상한다며 t당 5만원 인상이 추가로 이뤄지면 조선업계는 고스란히 2천550억원의 원가 부담을 지게 된다고 설명했다. 선박의 수주에서 건조까지 1년 이상의 시차로 인해 신조 계약 이후 후판 가격이 인상되면 가격 상승분만큼 손실이 발생한다고도 전했다.

선가 인상 등 수익성을 회복하지 못한 상황에서의 후판 가격 인상은 조선업계의 부담을 넘어 생존을 위태롭게 만든다고 협회는 호소했다.

그러면서 수주가 증가함에 따라 시황 개선에 대한 기대감이 있지만, 적정한 일감 확보를 통해 후판 가격 상승분을 건조 원가에 충분히 전가할 수 있으려면 시간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협회 관계자는 “조선과 철강산업은 오랫동안 상생을 기반으로 동반 성장한 국가 주력산업이지만 조선산업은 최근의 시황 침체에서 완전히 벗어나지 못하고 있으며 이러한 상황에서 지속적인 후판 가격 인상은 조선업계의 회생 의지를 크게 저하시킬 것”이라고 말했다.

덧붙여 “최근 친환경 선박을 중심으로 조선업계가 재도약을 준비하는 가운데 철강업계는 가스연료추진선박에 사용하는 고망간강, 극지역 선박·해양플랜트 제품에 사용하는 특수강 등 고부가 신제품 개발에 집중하고 있다”며 “미래 먹거리 확보를 위한 상생의 지혜와 협력이 절실하다”고 강조했다. 김규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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