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배사랑이 불러온 기적의 선물
후배사랑이 불러온 기적의 선물
  • 강은정
  • 승인 2019.02.27 23: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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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재훈군, 가구업체 보루네오에 편지후배들 위해 낡은 사물함 교체 부탁임직원, 편지와 사물함 200여개 배달
울산 옥동중학교 1학년 박재훈이 보낸 손편지에 감동한(주)보루네오가구 임직원들이 지난 19일 사물함 210개를 옥동중에 기증했다.
울산 옥동중학교 1학년 박재훈이 보낸 손편지에 감동한(주)보루네오가구 임직원들이 지난 19일 사물함 210개를 옥동중에 기증했다.

 

“개교 이래 사물함이 한번도 교체되지 않아 낡고 작습니다. 후배들은 좋은 사물함을 사용할 수 있도록 도와주세요.”

이 글귀는 울산 옥동중학교 1학년 박재훈군이 가구 업체 (주)보루네오 김삼기 대표이사에게 보낸 편지 내용 중 일부다.

한글자씩 또박또박 써내려간 손 편지를 통해 박군은 “존경하는 대표이사님께”라는 첫 문장과 함께 자신을 ‘기술과학자를 꿈꾸는 울산 옥동중학교 1학년 박재훈’이라고 소개했다.

울산지역 한 중학생이 올해 입학하는 후배들을 위해 가구업체에 손 편지를 써서 도움을 요청해 주위를 훈훈하게 하고 있다.

박군은 편지 서두에 ‘제가 대표이사님께 글을 올리는 이유는 저희가 공부하는 학교의 환경을 조금이라도 나은 환경으로 만들어보고 싶은 마음에 조심스럽게 문을 두드리게 됐다’고 운을 뗐다. 박군은 교실 사물함이 너무 낡아서 선생님께 교체를 물었지만 예산 문제로 당장은 힘들다는 답변을 받았다고 설명했다.

옥동중 교사에 따르면 교육청에 예산 편성을 요구해도 학습 관련이나 급한 시설물에 들어가는 예산이 우선이어서 사물함 교체 예산을 받기는 힘든 모양이라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박군은 “3월에 후배들이 입학하는데 저희와 같은 불편함을 후배들에게 물려준다고 생각하니 마음이 아프다. 방법이 없을까 고민하다 존경하는 보루네오 대표이사님께 부탁의 말씀을 드립니다”라고 썼다.

박군은 “혹시 보루네오 거래처에서 사물함 교체할 일이 있을때 아직 쓸만한 것들이 있다면 폐기하지 말고 저희(옥동중) 학교에 사물함을 물려(기증)주신다면 저희도 열심히 공부해서 보루네오 그룹처럼 사회에 공헌하고 필요한 일꾼으로 자라는데 큰 힘이 되리라 생각합니다”라고 밝혔다.

또 “경기가 침체돼 모두가 힘든 상황이고 보루네오 그룹도 마찬가지로 어려운 여건이라고 생각된다”며 “경영이념에 사회에 공헌하신다고 돼있기에 감히 두손모아 저희 옥동중학교 학생들이 지금보다 나은 환경에서 공부할 수 있도록 배려해주세요”라고 썼다.

박군은 “긍정적으로 검토해주시면 정말 감사하겠다”라는 애교섞인 글도 넣어 간절함을 알렸다.

박군의 손편지는 보루네오 그룹에 전해졌고, 사연을 들은 보루네오 그룹 임직원들은 마음을 모았다. 지난 19일 옥동중학교에는 보루네오 그룹이 보낸 답장과 함께 사물함 210개가 배달됐다.

보루네오 그룹은 편지에 “청소년들에게 작게나마 도움이 되길 희망한다”라며 “앞으로도 사회 공헌활동으로 행복한 나눔 문화 조성에 앞장서겠다”고 밝혔다.

박군과 친구들은 사물함과 편지를 받고 뛸 듯이 기뻐했다.

박군은 “정말 사물함이 올 줄 몰랐다. 보루네오 대표이사님 정말 고맙습니다”라고 말했다.

옥동중 조해도 교장은 “학교를 사랑하고 학습환경 개선을 바라는 박군의 마음이 통한 것 같다”라며 “다른 학년 사물함과 오래된 책걸상 교체를 위해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강은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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