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시의회 청소년의회 조례 추진에 학부모 반발
울산시의회 청소년의회 조례 추진에 학부모 반발
  • 정재환
  • 승인 2019.01.31 23: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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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생들 정치판에 끌어들이는 것” vs “청소년 스스로 의견 개진”
울산시의회 의원들이 청소년의회 구성 조례를 추진하자 31일 울산지역 학부모들이 시의사당에서 피켓시위를 열고 학생들을 정치판으로 끌어들여서는 안 된다며 반발하고 있다. 장태준 기자
울산시의회 의원들이 청소년의회 구성 조례를 추진하자 31일 울산지역 학부모들이 시의사당에서 피켓시위를 열고 학생들을 정치판으로 끌어들여서는 안 된다며 반발하고 있다. 장태준 기자

 

울산시의회가 청소년의회를 만들어 운영하는 조례 제정을 추진하자 지역 학부모들이 크게 반발하고 나섰다.

청소년들이 청소년 관련 정책에 대해 자유롭게 의견을 표현하고 참여할 수 있는 권리를 보장하기 위해서라는 시의회의 조례 취지에 반해 일부 학부모들은 학생들을 정치판에 끌어들여서는 안 된다며 반발하고 있다.

다세움 학부모회 울산지부 소속 회원 등 학부모 200여명은 31일 울산시의회 의사당에서 ‘울산시 청소년의회 구성 및 운영에 관한 조례안’ 제정 추진에 반대하는 집회를 열었다.

집회에 나선 학부모들은 “공부를 해야 하는 학생들을 정치하도록 만드는 청소년의회 구성 조례안을 결코 받아들일 수 없다”고 주장했다.

또 “내 아이들이 청소년의회에서 시의원들의 정치적 도구로 쓰일 수 있다”며 “학생인 아이들의 학습권을 보장하라”고 촉구했다.

이 조례는 이미영 부의장이 대표발의하고 손근호, 황세영, 윤덕권, 장윤호 의원 등 더불어민주당 소속 시의원들이 발의자로 참여하는 등 주도하고 있다.

조례에 따르면 울산에 주소가 있고 중·고등학교에 재학 중인 만 12세 이상 18세 이하 청소년이 주체가 돼 청소년의 정치적 참정권과 권리를 대변하기 위해 울산시의회 운영방식과 유사하게 진행하는 의회를 만드는 것이 주된 목적이다.

청소년의회는 청소년 정책과 예산에 관한 의견수렴, 토론, 참여 활동을 하고, 수렴된 의견을 반영한 정책과 사업, 예산반영, 입법제안 의견을 시의회에 제출한다.

청소년의회 의원은 임기 2년에 25명으로 구성되며, 격년제로 7월에 선출된다. 또 의장 1명과 부의장 2명으로 의장단을 구성할 수 있고, 의장은 청소년의회를 대표해 직권으로 안건을 발의할 수 있다.

아울러 시의회처럼 원활한 정책제안과 논의를 위해 5개 이내 분야별 상임위원회를 둘 수 있다. 상임위에도 위원장과 부위원장을 둘 수 있도록 했다.

시장은 청소년의회 활동을 위해 의원 신분증, 배지 등 운영에 필요한 경비, 교육과 견학비용 등을 지원할 수 있도록 했다.

시의회가 청소년의회에서 제안된 의견을 시정에 적극적으로 반영하도록 노력해야 한다는 조항도 포함돼 있다. 시의회는 또 활동실적이 우수하거나 시의 명예를 높인 청소년의원을 포상할 수 있다.

그러나 이날 집회에 참여한 학부모들은 “청소년 의원 선출에서부터 운영까지 기존 시의회와 유사하게 운영되는 방식은 한창 공부해야 할 중고교생들에게 편향되고 그릇된 정치의식을 심어줄 수 있다”고 우려했다.

일부 학부모는 “민주당 등 개혁정치세력들이 주장하는 노동인권교육, 민주시민교육 등에 학생들이 정치적인 도구로 쓰일 수 있을 뿐 아니라, ‘꼬마 민주당원’을 양성하는 장소로 변질될 염려도 있다”고 말했다.

조례안 심의 해당 상임위인 의회운영위원회는 이날 이 조례안을 심의하려 했으나 학부모들의 반발을 우려해 연기한 것으로 알려졌다.

시의회 관계자는 “청소년의회는 이미 서울, 광주, 전남 등 3개 광역의회에서 조례가 제정돼 운영되고 있다”며 “2월 본회의에서 처리될 것”이라고 말했다.

정재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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