혈세 쓴 해외출장, 보고서는 ‘미제출’
혈세 쓴 해외출장, 보고서는 ‘미제출’
  • 강은정
  • 승인 2019.01.30 23: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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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구의회 의원 8명 제출 기한 넘겨귀국 후 30일 내 보고서 작성 원칙미제출시 강력한 제재 등 대책 필요

울산시 중구의회 의원들이 지난해 12월 해외 출장, 연수를 다녀오고 보고서 제출 시한을 어겨 권리는 챙기면서 의무는 등한시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30일 중구의회에 따르면 의원 공무국외여행 규칙 제9조에 따르면 외국 연수를 마치고 귀국한 의원들은 귀국 후 30일 이내에 공무국외여행보고서를 작성해 여행보고회를 개최하고 의장에게 제출해야 한다.

의장은 이 보고서를 중구의회 인터넷 홈페이지에 게재해 열람이 용이하도록 조치해 공동 활용토록 해야 한다고 명시하고 있다.

그러나 중구의회 의원 8명은 지난해 12월께 일본, 중국 등으로 나눠 연수와 출장을 다녀왔지만 기한 내에 보고서를 제출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지난해 12월 25일부터 27일까지 2박 3일 일정으로 국제우호협력 의회 교류추진을 위해 일본 나가오카시를 방문한 강혜경, 김기환, 김지근, 문희성, 박경흠, 안영호, 이명녀 의원 등은 지난 26일까지 보고서를 제출해야 한다.

신성봉 의장 역시 지난해 12월 22일부터 24일까지 중국 용정시를 방문했고, 보고서 제출 기한은 지난 23일이다.

이들은 길게는 1주일 가량 시한을 넘긴 상태. 여행을 다녀온 후 30일이라는 충분한 시간이 주어졌음에도 이들의 보고서 제출은 차일피일 늦어지고 있다.

일본 나가오카시를 방문한 강혜경 의원은 “보고서에 정리할 내용이 많아서 본의아니게 오래 걸렸다. 자료들이 일본어이다보니 번역하는데 시간이 걸리고 있다. 내일(31일)께 보고서를 제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중국 용정시에 다녀온 신성봉 의장은 “다음달 임시회에 공무국외여행 조례안 개정안 발의를 준비하고 있어서 이를 마무리 하고 보고서 제출 등 보고회를 열 계획이었다”라고 밝혔다.

이처럼 보고서 제출이 늦어지는 원인은 기한을 지키지 않더라도 아무런 제재가 없다는 점에서 찾을 수 있다.

의원들 스스로와의 약속을 어긴 셈이다.

앞서 중구 의원들은 자발적으로 국외연수 투명성을 강화한다고 밝혔지만 의무에 대해서는 소홀히 한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중구 주민 김지훈(34)씨는 “의원들 해외연수가 국민 세금으로 간 것인데 주민 대표라는 인식으로 책임감을 가져야 마땅한 것”이라며 “의원으로서 권리는 강조하고 의무를 무시한다면 주민들의 실망감과 불신은 커질 것”이라고 비판했다.

이와는 반대로 공무원들은 해외연수를 다녀오면 20일 이내에 보고서를 제출토록 하고 있다.

중구 관계자는 “보고서 미제출시에는 해외연수 기회 우선순위에서 제외되는 등의 불이익을 당할 수 있다”라며 “현재까지 보고서 제출 기한을 어긴 사람이 없지만 최근 예천군의회 의원 해외연수로 불거진 사태로 인해 엄격한 잣대를 적용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라고 밝혔다.

집행부를 견제해야 하는 의회가 사소한 규칙마저 지키지 않는다면 미제출시에 대한 규칙을 정해 투명성을 높여야 한다는 주장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시민 최성용(42)씨는 “의원들 해외연수 보고서는 세금이 투입된 만큼 시민들이 평가하는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라며 “또한 보고서 제출기한을 어기거나 보고서 내용이 부실한 것을 방지하기 위해 이에 대한 규칙을 새로 만들어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강은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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