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농수산물도매시장 화재]울산농수산물도매시장 수산소매동 화재로 ‘잿더미’
[울산농수산물도매시장 화재]울산농수산물도매시장 수산소매동 화재로 ‘잿더미’
  • 성봉석
  • 승인 2019.01.24 23: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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횟집 등 78개 점포 피해 설 대목 앞두고 상인들 울상건물 노후·소방시설 열악… “예견된 인재” 지적 잇따라 김부겸 장관 울산 찾아, 상인들 위로·피해 수습대책 마련 논의
24일 오전 2시 1분께 남구 삼산동 울산농수산물도매시장 수산물종합동에서 화재가 발생해 78개 점포가 모두 불에 타고 지붕이 처참히 내려 앉아있다. 장태준 기자
24일 오전 2시 1분께 남구 삼산동 울산농수산물도매시장 수산물종합동에서 화재가 발생해 78개 점포가 모두 불에 타고 지붕이 처참히 내려 앉아있다. 장태준 기자

 

울산 농수산물도매시장에서 화재가 발생해 건물 1개 동이 모두 타 무너져 내렸다. 설 대목 특수를 기대하던 상인들의 마음도 함께 무너져 내렸다.

24일 소방본부에 따르면 이날 오전 2시 1분께 남구 삼산동 농수산물도매시장 수산물소매동에서 불이 나 전소됐다.

수산물소매동은 철근 콘크리트 구조로 된 전체면적 1천21㎡ 규모 1층짜리 건물이다. 횟집과 생선 등 판매 점포 78개가 들어서 있었다.

소방당국은 신고를 받은 지 10분여 만인 오전 2시 12분께 2개 이상 소방서 인력·장비를 동원하는 ‘대응 2단계’를 발령해 진화 작업을 벌였다.

그러나 건물이 25분여만에 전소돼 무너지면서, 연소 확대 우려가 줄어들어 오전 2시 35분께 관할 소방서 인력·장비만 동원하는 ‘대응 1단계’로 하향했다.

소방당국은 오전 2시 50분께 초진에 이어 오전 4시 40분께 화재를 완전히 진압했다. 이날 화재 진압에는 소방대원과 의용소방대 등 인력 137명, 펌프차와 탱크차 등 장비 35대가 동원됐다.

다행히 인명피해는 없었으나, 건물 등이 불에 타 소방서 추산 부동산 5억7천만원, 동산 7억8천만원 등 총 13억5천만원의 재산피해가 발생했다.

최초목격자 김모씨는 “화재 경보가 울려 확인하니 건물 남문 쪽 점포 주변에서 화염이 목격됐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국립과학수사대는 이날 오후 감식을 시도했으나 무너진 패널로 인해 진입이 어렵다고 판단, 패널 제거 작업 후 감식을 재개하기로 했다.

이번 화재는 설 명절을 앞두고 발생해 피해가 더욱 심각한 것으로 나타났다.

김부겸 행정안전부 장관과 송철호 울산시장, 황세영 울산시의회 의장, 김진규 남구청장 등이 24일 오전 남구 삼산동 울산농수산물도매시장 수산물소매동 화재사고 현장을 찾아 김성달 소방서장의 브리핑을 듣고 있다. 장태준 기자
김부겸 행정안전부 장관과 송철호 울산시장, 황세영 울산시의회 의장, 김진규 남구청장 등이 24일 오전 남구 삼산동 울산농수산물도매시장 수산물소매동 화재사고 현장을 찾아 김성달 소방서장의 브리핑을 듣고 있다. 장태준 기자

상인들 대부분이 대목을 맞아 물건을 최대한 많이 비축하고 있는데다 판매품이 제수음식으로 사용되기에 품질도 최상급 물건이기 때문. 비축한 물량에 따라 점포별 피해금액은 제각각이지만 상인들은 수족관이나 냉동시설 등 장비가격을 포함하면 점포마다 평균 1억원 상당의 피해가 발생했다고 주장했다.

상인들의 피해 복구는 막막한 상황이다. 수산물소매동 건물은 울산시가 가입한 재해복구보험이 있어 보상이 가능하지만 보험이 건물에만 적용돼 각종 설비 등에 대한 보상은 없다.

수산물소매동 번영회가 자체적으로 가입한 재해복구 보험은 보험료가 점포당 1만원 수준으로 미미해 보상금이 크지 않을 것으로 상인들은 보고 있다. 78개 점포 가운데 일부는 개별 화재보험 등을 든 것으로 파악됐지만 아예 보험을 가입하지 않은 상인도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예견된 인재라는 지적도 따른다. 농수산물도매시장에서의 화재가 이번이 처음이 아닌데다 열악한 소방시설이 꾸준히 도마에 올랐기 때문이다.

앞서 2016년 9월 8일 오후 6시께 종합식품동에서 화재가 발생해 49개 점포 중 4개 점포가 불에 타 소방서 추산 2천400만원 상당의 재산피해가 발생했다.

실제로 화재가 발생한 수산물소매동뿐만 아니라 종합식품동과 수산물도매동, 청과물도매동 역시 스프링클러는 전무한 상태며, 소화기만 비치돼 있을 뿐이다.

또 오래된 건물이다 보니 노후화로 인해 전기 배선이 복잡하게 꼬인 채 노출돼 언제 화재가 발생해도 이상하지 않은 상황이라고 상인들은 지적했다.

특히 수산물소매동의 특성상 수산물을 포장하기 위한 스티로폼 박스 등이 가득했고, 이는 큰 불로 번지는 불쏘시개 역할을 했다. 뿐만 아니라 가게마다 마련된 LPG 가스통과 부탄가스 등에도 불이 번지면서 마치 폭탄처럼 터져 연소 확대에 일조했다.

김부겸 행정안전부 장관이 24일 남구 삼산동 울산농수산물도매시장 수산물소매동 화재 현장을 찾아 피해 상인들과 대책 간담회를 갖고 있다. 장태준 기자
김부겸 행정안전부 장관이 24일 남구 삼산동 울산농수산물도매시장 수산물소매동 화재 현장을 찾아 피해 상인들과 대책 간담회를 갖고 있다. 장태준 기자

 

한편 화재 대책을 마련하기 위해 김부겸 행정안전부 장관을 비롯해 박맹우 국회의원과 송철호 울산시장 등이 이날 현장을 찾았다.

김 장관은 이날 오전 10시 50분께 화재 현장을 방문해 화재 발생 상황 보고를 받고 시장 상인들을 위로했다. 김 장관은 “설 대목이 불과 일주일밖에 안 남았는데 시장에 불이 나 안타깝다”며 “상인들이 하루라도 빨리 영업을 재개할 수 있도록 각 기관이 모여 대책을 마련해 달라”고 당부했다.

이어 김 장관은 울산시청으로 이동해 화재 피해 수습대책 회의를 주재한 뒤 상경했다. 성봉석·남소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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