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인류무형유산과 기록유산
한국의 인류무형유산과 기록유산
  • 울산제일일보
  • 승인 2019.01.22 21: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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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네스코 세계유산》속의 우리 것은 무척 귀하고 반갑다. 여기에 지난해까지 문화유산이 845건, 자연유산이 209건, 복합유산이 38건 등 총 1,092건이 등재되었다. 한국이 13건인데 비해 이탈리아는 54건, 중국은 53건, 일본은 22건이다. 북한은 <고구려 고분군>, <개성 역사기념물과 유적지>가 등재되었다. 그러나 잠정 목록에는 한국이 <울주 대곡천 암각화군>와 <강진도요지> 등 15건이고, 북한이 <묘향산과 주변유적지>와 <금강산과 주변 유적지> 등 5건 이 포함되어 있어서 향후 추가 등재될 유산들이 많다. 

이와는 별개로 유네스코 등재 유산에는 《인류무형문화유산》과 《기록유산》이 있다. 《인류무형문화유산》은 총 399건이 등재되었는데, 한국은 19건이고 북한은 <북한의 아리랑>과 <김치 만들기> 등 2건이다. 중국이 31건, 일본이 21건, 터키 15건, 이탈리아 14건, 스페인과 크로아티아, 인도가 각각 13건이며, 공동 등재가 67개국의 32건이다. 《기록유산》은 123개국과 8개 기구의 427건이 등재되었는데, 한국은 16건, 북한은 <무예도보통지> 1건이다. 그 외 독일 23건, 영국 22건, 폴란드, 네덜란드, 오스트리아, 러시아, 중국이 15건 내외이다.

한국의 《인류무형문화유산》은 2001년부터 2009년까지 8건이 등재되었다. <종묘제례와 종묘제례악>을 시작으로 <판소리>, <강릉단오제>, <강강술래>, <남사당놀이>, <영산재>, <제주칠머리당영등굿>, <처용무>가 그것이다. <남사당놀이>는 남자들로 구성된 유랑광대극으로서 원래 유랑예인들이 널리 행하던 공연이다. <영산재>는 부처가 인도의 영취산에서 법화경을 설법하던 모습을 재현한 것으로 영적인 메시지를 표현하고 있으며, 영산재에 참석한 사람들은 스스로를 수양한다. <처용무>는 악귀를 몰아내고 평온을 기원하거나 악귀를 쫓는 춤이다. 

2010년부터 2016년까지는 11건의 《인류무형문화유산》이 등재되었다. <가곡>, <대목장과 한국의 전통 목조건축>, <매사냥>은 2010년에, <택견>, <줄타기>, <한산모시짜기>는 2011년에 등재되었다. 그 후로 <아리랑>, <김장문화>, <농악>, <줄다리기>, <제주해녀문화>’ 등이 16년에 걸쳐 총 19건이 등재되었다. <택견>은 한국의 전통 무술이며, <김장문화>는 김치를 담그고 나누는 문화를 가리킨다.《인류무형문화유산》부분에 대해서는 현재 등재되어 있는 것 말고도 추가로 등재되어야 할 것이 많다는 것을 관계자들도 잘 알 것이다.

한국의 《기록유산》은 1997년부터 14년 동안 9건이 등재되었다. <조선왕조실록>, <훈민정음해례본>을 비롯하여 <직지심체요절>, <승정원일기>, <해인사고려대장경판과 제 경판>, <조선왕조의궤>, <동의보감>, <일성록>, <5.18민주화운동관련 기록물> 등이다. <훈민정음해례본>은 천금 같은 희귀본이다. 흔히들 ‘직지’라고 하는 <직지심체요절>은 세계 최초의 금속활자본이라는 자긍심을 갖게 한다. <일성록>은 조선 정조와 순조의 일지인데 유례없는 가치를 지닌다. 조선조 왕실의 중요 의식을 글과 그림으로 기록한 ‘의궤’ 등 모두 귀한 것들이다.

2013년부터 2017년까지 《기록유산》에 추가로 7건이 등재되었다.  <새마을운동기록물>, <난중일기>, <한국의 유교책판>, <KBS특별생방송 ‘이산가족을 찾습니다’ 기록물>, <조선왕실 어보와 어책>, <국채보상운동 기록물>, <조선통신사 기록물>’ 등이 그것이다. <새마을운동기록물>은 1970년대에 요원의 불길처럼 타올랐던 국가 부흥운동의 기록물들이고, <난중일기>는 우리 역사 최고의 성웅이 기록한 보물이다. <국채보상운동기록물>은 국채를 국민이 갚기 위해 1907년부터 3년간 일어난 전 과정을 보여주는 기록물이다.
<한국의 유교책판>이라고 불리는 이 기록유산은 조선시대 718종의 서책을 간행하기 위해 판각한 책판이다. 305개 문중과 서원에서 국학진흥원에서 기탁한 총 64,226장의 목판을 말한다. <KBS특별생방송 ‘이산가족을 찾습니다’ 기록물>은 KBS가 1983년 6월 30일 밤 10시 15분부터 11월 14일 새벽 4시까지 방송기간 138일, 방송시간 453시간 45분 동안 생방송한 기록물들로, 수많은 진기록을 남겼다. <조선왕실 어보와 어책>은 아름다운 명칭을 새긴 어보, 옥이나 대나무에 책봉하거나 아름다운 명칭을 수여하는 글을 새긴 옥책과 죽책, 금책 등이다. 

필자는 두 편의 기고를 통해 한국의 《유네스코 세계유산》 등재상황을 살폈다. ‘문화유산과 자연유산, 복합유산’을 포함하는 《세계유산》에 13건이 등재되었다. 가장 늦게 등재하기 시작한 《인류무형문화유산》에는 가장 많은 19건이 등재되었고, 《기록유산》에는 16건이 등재되어 이를 모두 합하면 총 48건이나 된다. 추정컨대 관계자들의 피나는 노력들이 따랐을 것이다. 세계유산의 파급효과가 갈수록 커지는 이즈음 우리 것에 대한 자부심과 깊은 애정이 이어질 때, 국가 간의 경쟁에서 선점할 수 있는 저력을 발휘하게 될 것이다.


<이정호 수필가 전 울산교육과학연구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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