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도 덮친 ‘ESS 화재’…근본대책 세워야
울산도 덮친 ‘ESS 화재’…근본대책 세워야
  • 울산제일일보
  • 승인 2019.01.21 23: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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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SS 화재’의 불티가 울산에서도 번졌다. ‘ESS’(=Energy Storage System)란 ‘에너지저장장치’를 뜻하는 용어로, ‘ESS 화재’는 요즘 전국 곳곳에서 일어나 아까운 재산을 잿더미로 만들고 있다. 울산에서는 21일 오전 남구 성암동 대성산업가스 울산공장에서 ESS 화재가 발생해 장비 44대와 연력 111명을 불러들였다. 다행히 인명피해는 없었으나 관계자들은 불씨가 완전히 잡히기까지 긴장의 끈을 놓을 수 없었다.

산업부에 따르면 ESS 화재는 울산만이 아니라 전국에서 꼬리를 무는 모양새다. 지난해 8월부터 현재까지 21건이나 발생했고, 이달 들어서만 벌써 4건을 기록했다. ESS 화재가 잇따르자 산업부는 지난해 11월 28일 이후 1천300곳의 국내 ESS 사업장에 대한 정밀안전진단을 명했고, 지난달 17일에는 긴급조치로 정밀안전진단이 이뤄지지 않은 사업장에 가동중단을 권고하기도 했다. 그러나 권고일 뿐 강제사항은 아닌데다 개인사업장은 권고를 외면할 수도 있어 ‘사실상 안전사각지대에 놓인 것이나 다름없다’는 말까지 나온다. 소방당국은 이날 화재의 원인으로 ESS 가동에 필수적인 ‘리튬이온배터리’를 지목했다.

울산시가 파악한 바로는 현재 울산에서 리튬이온배터리로 ESS를 가동하는 사업장은 43곳이나 된다. 이 가운데 공공시설 10곳은 산업부 권고를 받아들여 가동을 일시 중단했으나 대성산업가스 울산공장을 비롯한 나머지 33곳은 가동을 계속 중이라고 한다.

하지만 상황이 매우 심각하다는 점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ESS 화재는 일반 화재와는 달리 진화가 어렵기 때문이다. 소방 관계자는 “리튬이온배터리는 물과 접촉하면 발열 반응을 일으켜 폭발할 위험성이 커서 (화재 현장의) 내부 진입이 어렵고 수계설비를 사용하기가 곤란해서 진화에 한계가 있다”고 고충을 털어놓는다.

21일 울산에서 일어난 ‘ESS 화재’는 산업구조 혁신의 첨병 역할이 기대되던 ESS가 자칫 잘못하면 재앙의 불쏘시개가 될 수도 있다는 사실을 생생하게 보여준 실증사례다. ‘ESS 화재’라는 용어 자체가 귀에 익지 않은 울산시민들로서는 불안하기 짝이 없을 것이다. 그래서 시급한 것이 근본적인 안전대책의 마련이다. 울산시는 ‘ESS 화재’란 말이 더 이상 울산에서 나오지 않도록 구두끈을 바짝 조일 필요가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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