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회창 총재의 이번 발언이 참신하게 들리는 이유 중 하나는 그의 소신성 언급 때문이다. 지역의석 하나 없는 원내 교섭단체 공동대표가 울산에 왔으면 으례히 쟁점을 이슈화하기 위해서라도 노조 측의 주장을 지지하고 사측을 압박하는 것이 당연한 수순이겠지만 그는 그렇지 않았다. 당의 정체성을 떠나 국가, 사회의 현실을 염두에 두고 노조의 부당성을 가감 없이 지적했다. 이것은 정치인, 특히 야당 정치인들이 본받아야 할 부분이다. 지역경제, 지역민 정서, 근로자의 의사를 무시한 채 강경집단의 의견만을 좆아 파업을 조장하는 노동단체들도 이 총재의 ‘울산 발언’을 경청해야한다. 현대 자동차 노조가 파업하면 일차적으로 협력업체에 심각한 타격이 오고 이것은 곧 구조조정으로 연결 될 것이며 결국엔 지역경제가 어려워지게 된다. 이런 일련의 연속성을 잘 알면서도 노조의 정면에다 대 놓고 ‘몰지각’이란 용어를 동원해 비난을 가 한 지역 정치인은 없었다.
이 총재는 단 1회의 울산 방문에서 그의 색깔을 분명히 하고 떠났다. 울산 한나라당이 이 총재보다 훨씬 운신의 폭이 좁다는 점을 충분히 이해한다. 차후 총선, 내년 지방선거를 앞 둔 시점에서 강경발언, 행동이 말처럼 그리 쉽지 않음도 잘 안다. 그러나 지금 같은 상황에서 태도를 분명히 하지 않고 유야무야하게 되면 그 것은 무능으로 비칠 우려가 있다. 이번 자유선진당 이회창 총재의 울산현대차 노조 비판은 지역 노동계 뿐만 아니라 정치권도 참고할 바가 많다.
저작권자 © 울산제일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