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학중 석면 해체, 학교장이 앞장서야
방학중 석면 해체, 학교장이 앞장서야
  • 울산제일일보
  • 승인 2018.12.30 22: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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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옥희 울산시교육감이 28일 관련부서에 긴급 지시를 내렸다. 감사원 감사 결과 ‘석면지도’가 부실하게 작성되었다는 지적이 있었다는 이유에서다. 교육감의 지시사항은 구체적으로 △울산지역 ‘학교 석면지도’를 전면 재검증할 것, △방학 중 석면해체 작업 시 매뉴얼에 따른 안전조치를 우선 마련할 것 등 2가지다.

본란에서는 2가지 사항 중 ‘방학 중 석면해체 작업’ 쪽에 초점을 맞추기로 한다. 지난 여름방학 때 일부 학교의 석면해체·제거 작업 현장에서 문제점이 고스란히 드러났기 때문이다. 본보 취재진에 따르면 여름방학 기간 중 석면해체 작업에 들어간 남구 모 초등학교의 경우, 학교지킴이(수위)를 시켜 외부인의 작업현장 접근 차단에만 신경 쓸 뿐 다른 조치는 찾기 어려웠다. 학교장이 얼씬도 하지 않은 것은 두말할 나위가 없다.

노 교육감은 이날 감사원 발표를 인용하며 주의를 환기시켰다. 즉 2015년~2017년 사이 석면해체·제거 공사 기간에 교실을 운영한 전국 학교를 확인한 결과 돌봄교실 200곳, 방과후학교 130곳, 병설유치원 132곳이 석면제거 작업장과 같은 건물에서 운영되었고, 돌봄교실이 공사기간에도 운영된다는 사실을 학부모들에게 미리 알리지도 않았다는 것이다. 노 교육감은 “아이들의 안전은 무엇과도 바꿀 수 없다”고 강조하고 “석면제거 공사에 앞서 ‘석면지도’ 재검증을 비롯한 안전조치를 완벽하게 마련하고 공사 후에도 안전 검증 과정을 마련해 공사 관리를 이중삼중으로 철저히 하라”고 지시했다.

교육감의 지시는 매우 시의적절한 것이다. 다만 석면 해체·제거 작업을 모든 해당학교에서 한꺼번에 할 수 없다는 사실은 유감스럽다. 울산 교육가족들에게는 잠재적 불안요소이기 때문이다. 시교육청에 따르면 교육청 관내 학교의 석면 보유율은 22.3%나 되지만 올 겨울방학 기간에 석면제거 공사가 예정된 학교는 8곳(초등 3곳, 고교 5곳)에 지나지 않는다. 2019년 본예산에 105억원이 편성돼 있기는 해도 예산 사정 때문에 석면제거 작업은 2027년에 가서야 완료될 예정이다. 앞으로 9년을 더 기다려야 하는 셈이다.

그래도 시교육청이 석면제거 공사에 따른 준칙을 마련해두고 있는 것은 다행이다. 학교장, 학교석면안전관리인, 학부모, 환경단체, 전문가가 포함된 ‘학교석면모니터단’을 구성해 운영키로 한 것이다. 하지만 석면이 인체에 얼마나 해로운가를 잘 알고 있다면 모니터단 구성으로 끝낼 일이 아니다. 앞서 언급한 바도 있지만 이 일에는 어느 누구보다 학교장이 앞장설 필요가 있다. 아주 중요한 일을 아랫사람들에게 맡겨놓고 팔짱이나 끼고 있어선 안 된다서 될 일이 아니라는 얘기다,

노 교육감은 “석면조사기관의 유해성 평가 결과 낮은 5등급으로 평가되어 상태가 양호하고 잠재적 손상 가능성은 낮다”고 말한다. 하지만 방심은 금물이다, 비록 8개 학교에 불과하지만, 시교육청은 이번 겨울방학 중에 시행할 ‘석면해체·제거 공사의 진두지휘자는 학교장’이란 사실을 다시 한 번 일선학교에 주지시킬 필요가 있다.

시교육청은 특히, 교육부 매뉴얼에도 나와 있듯, 아이들이 무방비로 석면에 노출되지 않도록 석면해체 공사 지역은 학생이나 교직원의 생활공간과 반드시 격리시키도록 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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