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구원편지] 이젠 울산의 기후-대기 전담부서 설치 논할 때
[연구원편지] 이젠 울산의 기후-대기 전담부서 설치 논할 때
  • 울산제일일보
  • 승인 2018.12.26 23: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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벌써 2018년 한해를 마무리하는 12월 말이 되었다. 어린 시절에는 ‘나이가 들수록 시간이 빨리 간다’던 어른들의 말씀을 이해할 수 없었는데, 이제는 그 말을 필자가 잘 아는 청년들에게 하고 있다. 시간이 빨리 흘러간다는 것은 책임지고 해야 할 일이 그만큼 많아졌음을 의미한다.

기후변화-대기환경의 측면에서도 참 많은 일이 있었던 한해였다. 작년 9월 24일 발표된 ‘미세먼지 종합대책’의 일환으로 지난 3월말 초미세먼지(PM2.5)의 대기환경기준이 연평균 25㎍/㎥에서 15㎍/㎥로, 24시간평균 50㎍/㎥에서 35㎍/㎥로 강화되었다. ‘미세먼지 관리 및 저감에 관한 특별법’이 3월 국회 환경소위, 7월 본회의를 통과해 8월 14일 제정되었고, 현재 하위법령인 시행령과 시행규칙의 제정을 위한 전문가회의, 관계자회의, 공청회가 계속 열리고 있다.

내년 2월 19일 ‘미세먼지 관리 및 저감에 관한 특별법’이 시행되면 시·도지사에게 미세먼지 관리를 위한 다양한 권한과 책임이 부여되고, 주어진 권한에 근거한 다양한 정책을 수립·이행해야 하며, 이를 위해 준비해야 할 일들이 너무나도 많은 상황이다.

지난 10월초에는 ‘기후변화에 관한 정부간 패널(IPCC)’ 제48차 총회가 인천 송도에서 개최되었다. 이 총회에서는 기후변화로 인한 지구평균기온 상승을 산업혁명 이후 1.5℃로 제한하는 내용을 담은 특별보고서 ‘Global Warming of 1.5℃’를 승인했다. 보고서는 기후변화 피해를 줄이기 위해 기온상승을 산업혁명 이전 대비 1.5℃ 이하로 제한해야 하며, 온실가스 배출량을 2030년까지 2010년 배출량의 절반으로 줄여야 하고, 2050년까지 온실가스 배출량과 흡수량이 평형을 이루는 상태로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한다.

또 12월 15일에 열린 제24차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 총회(UNFCCC COP24)에서는 2주간의 일정을 하루 넘겨가며 협상 결과를 발표했다. 당사국 총회에서는 2015년에 채결된 파리협약의 이행지침(Paris rulebook)이 195개국의 동의로 채택되었다. 이 지침에는 각국이 자발적으로 제시한 온실가스 감축목표에 대한 정보들이 유형별로 명시되고, 온실가스 감축, 기후변화 영향에 대한 적응, 감축목표 이행을 위한 투명성 확보, 개도국에 대한 재원 제공 및 기술이전 등에 관한 구체적 내용이 담겨있다고 한다.

이상에서 언급한 기후-대기환경 관련 이벤트들이 국가적 입장에서만 중요한 것은 아니다. 국가의 환경 정책은 지자체의 협력과 정책이 뒷받침되어야 원활히 추진될 수 있다.

특히 기후변화와 대기환경은 그 특성상 모든 지역이 배출원이고 모든 지역이 영향권역이라는 특성 때문에, 지자체의 역할이 더 클 수밖에 없다.

우리 울산시는 산업도시다. 그것도 에너지 사용량이 많아 온실가스와 대기오염물질 배출량이 많을 수밖에 없는 중화학공업과 제조업이 발달된 도시다. 그 때문에 기후변화와 대기환경에 대한 울산시의 역할과 책임이 클 수밖에 없다. 울산발전연구원에서 대기환경과 기후변화를 연구하는 필자가 책임감과 사명감을 크게 갖고 이 분야의 정책 개발을 위한 연구활동에 최선을 다할 수밖에 없는 이유이기도 하다. 개발된 정책의 수립과 이행은 행정기관, 즉 울산시의 몫일 것이다.

현재까지 우리 시의 기후변화와 대기환경 행정은 비교적 좋은 평가를 받고 있다.

15명 남짓의 인원으로 수많은 업무, 그것도 다른 업무를 겸하면서까지 기후변화-대기환경 업무를 문제없이 감당해 나가는 것은 그분들의 엄청난 노력과 희생 덕분일 것이다.

하지만 앞으로는 어떨까? ‘미세먼지 저감 및 관리에 관한 특별법’은 지자체에 대기환경 관리 책임을 요구할 것이고, 기후변화 문제도 적응과 감축 측면에서 더 많은 책임을 요구할 것이다.

꼭 국가의 요구가 아니더라도 대기오염으로부터 시민 건강을 지기 위해, 기후변화로 인한 재난으로부터 국민의 생명·재산을 보호하기 위해, 무역장벽이 될 온실가스 배출량으로부터 지역경제를 보호하기 위해 기후변화-대기환경에 대한 행정기관의 전문성·지속성 확보는 더 이상 미룰 수 없는 과제일 것이다.

더욱이 기후변화와 대기환경은 지자체간 협력이 반드시 필요하기에, 업무담당자들의 전문성과 지속성은 더더욱 요구되고 있다.

이미 대구시를 제외한 모든 특·광역 지자체가 기후변화-대기환경 전담부서를 통해 행정기관의 전문성과 지속성을 확보하고 있다. 이웃한 부산시도 ‘기후환경국’ 아래 ‘기후대기과’를 두고 있고, 경상남도 역시 ‘환경산림국’ 안에 ‘기후대기과’를 두고 있다.

특히 부산시는 행정업무 지원 및 대기환경 문제 해결을 위해 보건환경연구원 대기환경연구부 안에 전문인력을 38명이나 보유하고 있다.

필자가 울산시에 정착하고 우리 시의 대기환경과 기후변화를 연구하면서 기회 있을 때마다 기후-대기환경 전담부서의 필요성을 강조한 이유가 여기에 있다. 날이 갈수록 기후변화와 대기환경에 대한 행정기관의 역량이 강조되고 있다.

특히 내년부터는 특별법과 국내외 환경의 변화로 인해 그 역량의 필요성이 비약적으로 증가할 것이다. 부디 새해에는 기후-대기환경 전담부서의 신설이 본격적으로 논의되고, 그 결실이 맺어져 우리 시의 이 분야 행정역량이 비약적으로 발전되기를 희망한다.

<마영일 울산발전연구원 정책연구실 환경안전팀 공학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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