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공원산책]제각각 사연이 다른 나무지팡이
[대공원산책]제각각 사연이 다른 나무지팡이
  • 울산제일일보
  • 승인 2018.12.10 21: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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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팡이! 어딘지 친밀감이 드는 단어다. 인류 역사와 함께 해 온 동반자가 있다면 아마 지팡이일 수도 있다. 왜냐면 성경에도 예수가 제자들을 전도차 내보내면서 당부하기를 “지팡이 외에는 아무 것도 가져가지 마라”고 했기 때문이다. 감히 성인 말씀에 사족을 붙이다니 불경스럽지만 유추해 보면 먼 옛날엔 호신용으로도 제격이었겠다 싶다. 나이가 많이 들면 허리나 다리가 부실할 때 꼭 찾게 되는 것이 지팡이고, 본의 아니게 발을 다친 젊은이도 반드시 애용해야 하는 물건도 지팡이다. 요즘은 조금 변형되기는 했지만 등산을 할 때나 트래킹을 할 때 필수품이 된 등산 스틱도 일종의 지팡이다.

“내 손으로 직접 정성스럽게 다듬어 선물할 만한 물건은 무얼까?” 이십여 년 전 주위에 늘어만 가는 환자들에게 도움 줄 방법을 찾던 중 문득 스치는 아이디어가 지팡이였다. 이렇게 마음에 원(願)을 두고 원래 목표치인 365개를 다 채우고도 넘치도록 950여개를 확보했다.

작품(?)을 보는 이마다 공통적으로 묻는 질문이 있다. “어떤 나무 재료를 어디에서 구해서 얼마나 걸려 만드느냐?”다. 거침없이 대답해준다. “장소는 전국구. 20년 정도 되었고 옻나무 외에는 소재불문이다.”라고 간단명료하게 알려준다. 사실은 명품 지팡이는 인적이 드문 낭떠러지나 계곡 등 난코스에 숨어 지내는 놈을 끄집어 올려야 감개무량의 기쁨을 맛볼 수 있다. 향후 일이년 동안은 그동안 모아둔 지팡이를 갈고 다듬고 코팅하면서 오래 보관할 수 있는 방법을 보강하여 세상에 선보이려고 한다.

독자 가운데 지팡이를 필요로 하는 분에게 몸무게와 키 등 체형에 꼭 맞는 작품으로 무상 대여할 생각이다.

또한 사용이 끝나면 회송시켜야만 선순환의 고리가 형성된다는 점을 각별히 부탁드린다. 사람은 저마다 취향과 견해가 다를 수 있다. 그래서 “제 눈에 안경”이라 하지 않던가. 필자가 보는 품격 있는 지팡이가 갖추어야 할 필수요소는 일반인과 조금 다르다. 첫째, 강직성이다. 부러질망정 휘어져선 안 된다. 따라서 환자의 몸무게와 지팡이 크기는 매우 중요하며 집었을 때 손잡이가 갈빗대 부근에 머무르는 것이 좋다.

둘째, 친밀감이다. 보고 또 보고 침상머리에까지 두고 싶은 아름답고 정겨움이 느껴질 정도로 매력덩어리로 생겨야 한다. 특히 손잡이 부분은 무료할 때 노닥거릴 장난감 구실을 할 정도로 정감이 있어야 한다. 셋째, 눈요깃감이다. 지팡이는 부정적이고 동정어린 시선을 받을 수밖에 없는 것이므로 타인에게도 호기심 또는 감탄사를 유발할 정도로 아름다운 자태를 갖추면 금상첨화다.

우리 손에 잡힐 수 있는 국내외 제품을 찾아보면 최고가로 등장한 독일 하비케인 사의 옥단 오페라 핸들이 백만원을 훨씬 넘는 최고가를 점하고 순서대로 십만원 단위까지 줄지어 있으니 알아서 골라잡으면 될 듯하다.

소재별 특징은 나무를 최고로 치며, 알루미늄은 접이식이나 충격파 단점이 있고, 카본은 가벼우나 진동 단점이, 금속 합금은 저렴하나 역시 진동 문제가 있다. 유일하게 국내 예천군에서 생산하는 청려장은 일년생 풀인 명아주로 만들며 가볍고 튼튼함이 최고 강점으로 소개되고 있다.

최근 부천이나 남양주에서 가로수 가지치기나 숲가꾸기 과정에서 나온 나무를 다듬어 만든 등산용 지팡이를 등산로 입구에 비치해 편의를 제공하고 있다.

지팡이는 다양한 길이로 제작됐으며 누구나 이용할 수 있고 비치함에 되돌려주면 된다. 또한 겨울에 경로당 어르신들에게 장수와 건강을 의미하는 명아주 지팡이인 청려장을 전달하기 위해 양묘장에서 명아주 풀도 재배하고 있다고 한다.

울산시도 이런 정책은 공유해서 추진했으면 한다. 등산로에 비치한 지팡이가 일정 수량을 유지할 수 있도록 일자리 사업과 연계하면 더욱 좋지 않을까. 더군다나 나무 스틱의 탄성이 등산 피로를 줄여준다는 연구결과도 있다.

한때는 지팡이와 중절모가 지성인의 상징으로 각광을 받았지만 시대 변화로 이 전통은 사라진 지 오래다. 그렇다고 옛날로 회귀하자는 것은 아니지만 각박한 세태에 늙은이의 품격 유지와 호신용으로도 유용하리라 생각되어 애용하려는 것이다. 주유천하(周遊天下)를 꿈꾸며.

<박재준 NCN 전문위원에이원공업사 대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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